Q. 초등 5학년, 수학 선행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초5 여자아이입니다.


4학년 2학기부터 꾸준히 학교 시험은 90점대를 맞고 있어요. 

이 점수를 유지하기 위해서 방학동안 여러권의 문제집을 풀고, 학기 중에는 하루에 2단원을 공부합니다.

선행은 전혀 하지 않고 배우는 학기 예습과 복습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수학을 싫어하지는 않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 아이인데, 수학 점수를 올리는 방법은 선행밖에 없다는 말을 하네요.

선행을 하면 심화문제는 풀어진다구요. 힘들게 심화문제로 고생하지 말고 선행으로 쉽게 가라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제학년 문제 깊이 있고 다양하게 생각하는 것이 낫다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정말 선행으로 가야하는지 마음이 흔들립니다.


수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은 잘하는 편입니다. 

영어는 좋아하고 잘하고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고 아이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잘 따라와주는 편입니다.


이번 추석때 입시학원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수학은 당장 선행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수학에 보통인 아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수능을 위해서는 초등 시험은 포기하고 지금부터 선행으로 나가랍니다.

주중에 선행하고 주말에 5학년 제학년꺼 하라네요.


제가 고등과정을 아직 몰라서, 정말 선행없이는 고등학교 수학을 할 수 없는 것인가요?

주말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6학년 혹은 중학교 수학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A. 선행을 해서 효과가 있으려면... 


안녕하세요. 먼저, 지금까지 잘 해오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님께서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셨다면 자녀 수학 교육에도 많이 신경이 쓰였을 거예요. 

그래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예습, 복습 중심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희망적입니다.

 

님께서 과거에 여러 가지 환경을 통해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셨을 거예요. 

수학에 대한 두려움은 수학에 대한 소질이 없어서 생기기 보다는 어느 순간 자신감을 잃어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아요. 

따라서 엄마가 수학에 대한 소질이 없는데 우리 아이들이 그러면 어쩌나 하고 겁먹을 필요는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따님에게도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몇 가지 주의할 점을 말씀드리면

첫째, 교과서 중심으로 자신의 실력을 파악해야 합니다. , 5학년 수준의 수업과 교과서를 이해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지 남들을 기준으로 삼으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5학년이어도 고1,2까지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과 비교하면 뭐 답이 없죠. 기준이 없으면 이상적인 학생들만 보게 되고 자연히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조기 선행학습을 시킨 아이들이 그래서 수학 포기가 일찍 찾아옵니다. 그런 것 다 무시하고 지금 5학년 수준의 수업과 교과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둘째, 따님의 수준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수학 실력은 무조건 어려운 문제를 푼다고 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에 맞는 문제집을 풀 때 가장 효과가 높습니다. 아이의 수준 보다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집을 풀게 하거나 학원에서 수준에 맞지 않는 반에 들어가게 되면 수학을 못 하는 것이 아닌데도 나는 수학에 소질이 없나봐하고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수준을 파악할 때는 교과서를 얼마나 이해하며,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를 놓고 보시면 됩니다. 이 부분은 따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물론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잘 하고 있는데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오히려 자신감이 넘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잘 알고 있다고 말 할 수도 있으니 교과서를 펼쳐놓고 설명해 보기를 하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파악할 수 있는 단계를 블룸의 교육 목표 체계에 따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이해의 수준이 높습니다. 물론 블룸의 체계는 수학 자체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곧이곧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참고하시는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봅니다.


 지식(기억하기) 단계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약속, 공식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면 교과서를 다시 보고 복습해야 합니다.


 이해하기 단계

교과서의 내용을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교과서에 무슨 내용이 있다 정도가 아닌 자신의 말로 요약, 바꿔 말하기 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용하기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조금 변형된 상황이나 문제에서도 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분석(관련짓기)하기

수업 내용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부분적인 내용이 전체 내용에서 어떻게 관련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학생들은 공식이나 지식에 대해 낮은 수준에서 증명이 가능합니다. 예컨대,직사각형의 넓이가 왜 가로×세로인지, 원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이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종합하기

부분들을 결합하여 독특하거나 새로운 문제 해결 방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배우고 있는 내용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다른 단원끼리 연결지어서 문제를 풀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단계 정도만 해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셋째, 비교하는 태도입니다. 이때 누구보다 부모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주변에 수학을 잘 하는 엄친아나 선행학습으로 진도를 왕창 뺀 아이들을 보며 자녀와 비교한다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자신감을 잃을 것입니다. 그냥 나의 길을 간다는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불안은 남과의 비교에서나만 뒤쳐져서 어떻게 할까?’하는 마음이 들 때 찾아옵니다. 비교는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낭비입니다.

 

넷째, 적정한 학습량입니다. 내용이 쉽다고 해도 학습량이 학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학습량을 줄이면 수학을 잘 할 수 없겠죠. 그래서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따님이 수학을 싫어하지 않고 잘 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마음을 계속 유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 시험은 무시하고 수능만 보고 가라고 합니다. 초등 중등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수능을 위해서는 선행으로 가는 것이 고등가서 유리하다구요.”

 

위 말은 지나가던 서당개도 웃을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이런 식으로 학부모를 현혹하는 곳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도대체 수학 문제를 한 문제라도 풀어본 적이 있는 분이 하신 이야기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초등은 말 그대로 기초, 기본이 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다음 단계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1층은 대충 지어놓고 2층부터 잘 지어놓으면 좋은 건물이 된다는 주장처럼 말도 안 됩니다. 2층을 짓기도 어렵지만 지어놓아도 얼마 못 가 무너집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학생들과 학부모들 정말 많이 봤습니다. 반에서 10명 정도 100점 맞는 단원 평가도 몇 개씩 틀리면서 본인은 중학교, 고등학교 진도 나간다며 수학을 잘 한다고 착각하는 아이들입니다. 심지어 초등수학은 너무 쉬워 틀리니 중고등학교 가서 어려워지면 그때 제 실력이 나온다는 논리입니다. 이 논리는 역도 선수가 10kg도 못 들면서 100kg들겠다는 것처럼 허황된 논리입니다. 그런 아이들 중고등학교에 가서 수학을 잘 하는 아이들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선행이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3 때는(특히 이과의 경우) 짧은 시간에 많은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맞추어 공부를 하는 학생은 진도 따라가기가 버겁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선행학습을 해야 수학을 잘 할 수 있다는 논리는 절대, 절대 아닙니다. 왜냐하면


첫째, 수학이 어려워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라면 지금부터 기초를 잘 다져야 합니다. 수학의 개념은 초중고 수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초등수학 포기하고 고등수학 잘 할 수 있다는 논리는 갓난아이가 기기도 전에 뛰겠다는 논리입니다. 갓난아이에게 나중에 뛰는 것이 어려우니 지금 기어 다니는 것은 포기하고 뛰는 것부터 연습시키겠다는 발상입니다.


둘째, 선행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반에서 2~3명 정도가 나름 의미 있게 선행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1년 정도로 제한적입니다. 현재 학교 진도에 맞춘 수학 내용도 다 맞지 못하면서 그보다 훨씬 어려운 1,2년치 이상을 미리 나가는데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여기에 제대로 이해는 못해도 미리 봐두면 나중에 중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볼 때 유리하지 않겠냐는 논리가 있는데 이는 수학이라는 과목의 특성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말씀입니다. , 수학을 마치 암기과목처럼 취급하는 것입니다. 암기과목은 이해하든 못 하든 미리 봐두면 다시 볼 때 유리합니다. 반복이 기억을 강화하니까요. 그런데 수학은 암기보다 이해가 먼저여야 하는 과목입니다. 이해없는 암기는 개념을 부실하게 하고 결국 응용력을 떨어뜨려 전혀 배우지 않고 올라온 경우보다 부작용이 많을 수 있습니다. 마치 골프를 배우는데 이상한데서 잘못된 자세로 배운다면 나중에 제대로 배울 때 하나도 안 배우고 온 사람보다 자세를 잡는 데 더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셋째, 그럼 선행은 무조건 나쁜 건가요? 아닙니다. 수학 실력이 뛰어나다면 그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수학을 잘 하니 선행을 하는 것이지 잘 하기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특별히 국제중이나 특목고를 보내야하는 사명이 없다면 중학교 2,3학년 때까지는 학교 진도에 맞추어 공부하면 됩니다. 3 때 정도부터 1학기 정도 혼자서 나갈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그럼 그 전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심화학습을 해야지요. 5학년 것 제대로 이해한 학생은 누구의 도움 없이도 6학년 수학을 혼자 할 수 있습니다. 초등과정을 잘 이해하고 간 아이들은 중1과정을 혼자서 하는 데 전혀 무리 없습니다. 계속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중학교 과정을 잘 했다면 고등학교부터는 필요하다면 1학기 정도 인강이나 학원의 도움을 방학 때 정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기초가 탄탄한 일부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가서60~80점 이하로 맞는 아이들은 해당 없습니다.


넷째, 옥석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많은 아이들이 선행을 하고 있을 거예요. 그 중 70~80%이상은 다른 사람이 장에 간다고 혼자 거름지고 따라가는 격입니다. 만일 선행이 정말 모든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다면 주변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왜 수학을 잘 하지 못할까요? 왜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을까요? 그건 선행을 하는 아이들 중에서 수학을 잘 하는 일부의 아이들에게 시선이 꽂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사실의 왜곡이 나타납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그 아이들은 선행을 해서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하니까 선행도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 중에 또 많은 수는 그러한 무리한 선행으로 중3 혹은 고 1때부터 성적이 뚝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선행학습으로 성공하는 아이들은 5%, 많아야 10% 전후입니다. 한 반에 2~3명 이내입니다.

 

그러면 이대로 선행학습 안 하고 중학교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수학을 잘 하게 될까요? 아닙니다. 만일 이대로 하고 선행학습을 안 하고 가면 중1 성적표 받아보고 바로 학원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쎈문제집c단계 반정도 풀 수 있고 일등해법 수학 뒷부분 문제는 답지 보고도 못 풀고 있어요 이걸 토대로 짐작해 보면 이대로 중학교에 가면 첫 시험에서 80점 이하로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다고 선행을 해서 미리 보고 간다고 그 점수 이상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선행이 관건이 아니라는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의 예습, 복습 중심으로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하시되, 교과서를 철저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공부해야 합니다. 혼자 가정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학원 다니는 아이들보다 성적이 낮은 이유가 있어요. 즉 혼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학원 다니는 아이들에 비해 학습량(학습시간 혹은 학습 범위)이 현저히 적어요. 주변에 공부 하는 아이들이 안 보이니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혼자서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결국 수학은 혼자서 문제를 얼마나 붙들고 늘어질 수 있느냐의 싸움입니다. 학원에 뺑뺑이 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요.

 

현재 잘 하고 계십니다. 다만, 지금의 방법을 크게 바꾸지 마시고 더 깊게, 더 많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이상의 내용도 학교만으로 충분한 수학에 다 나와 있습니다. 시간되시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힘내시고 화이팅하세요

 

- 상담위원 함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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