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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

[뇌과학특강 뉴스레터 ①]강의스케치 - 누군가의 품에 안겨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언제 였던가…

[뇌과학특강 뉴스레터 ①] 강의스케치


'누군가의 품에 안겨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언제 였던가…'


- 닉네임 '한원정(not for self)' 님

 


아이를 임신했을 때 주변으로 추천 받은 책들이 몇 권 있었는데 그 중에 굉장히 기억에 남는 책 중에 

4자녀가 모두 영재로 자라고 있는 아주 평범한 엄마가 쓴 책이었다. 

많은 내용이 기억이 안 나지만 책의 요지는 태아들은 모두 천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태교에 따라 아이들의 출산 후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태교가 매우 중요하고 아이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공감은 있었지만 

그 엄마처럼 매일을 매우 규칙적으로 태교에 전념할 수 있을 만한 환경과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 

결국 그 책은 나에게 그저 읽었던 책으로만 남았다.


아이들의 뇌가 이미 거의 완성되어서 태어났다면 내가 읽은 책은 

성경 이후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등극할 수 있었을 텐데 

크게 인기는 있지 않는 것을 보니 그렇지는 않은 가보다. 

또한 아이들의 뇌가 이미 완성되어 태어났다면 학습과 관련된 태교를 해 본적이 없는 

나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이미 망한 것 인가.


망해버린(?) 태교와 그간의 육아를 보수하고자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직은 망하지 않았노라고 위로 받고 싶은 마음에 

이번 신성욱 선생님의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다. 오전 강의에 아이를 돌보아 준다는 꿀 같은 조건을 놓칠 수가 없어 

둘째를 데리고 현장강의를 신청하고 사무실을 찾았으나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우리집 삼위 일체(엄마에게 두 딸이 늘 붙어 있어서 붙여진 별명) 중 가장 강력한 접착력을 자랑하는 둘째 때문에 

유리문 너머 보이는 신성욱 선생님을 바라만 보고 집으로 와서  강의는 다시 온라인으로 들어야만 했다.


Social brain …뇌는 관계다.

지금의 시대는 매우 뇌를 신비화 시키고 과학적이고 신성화 시킨 영역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사실 뇌는 자신이 경험한 것, 정보, 지식 들을 자신의 방법으로 묶어서 

결국 내가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들만을 보고 살아가게 만든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완벽하고 경의로는 것이라기 보단 허술한 것이다.

이러한 뇌가 12살 미만의 아이들의 경우에는 더욱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신성욱 선생님은 12세 이전의 아이들은 인간 취급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셨는데 

이는 인권으로 아이들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뇌는 평생에 걸쳐서 개발해야 하는 것인데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뇌의 아직 미약하고 여전히 발달 되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 많이 접했던 3세 신화, 좌, 우뇌 신화들은 그럼 무엇이었나?

이러한 것들은 사실 뇌 과학자들 동의하거나 잘 쓰지 않는 표현이라고 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나온 것은 바로 ‘미디어’의 영향인데 

참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뇌에 대한 것을 압도적으로 다루고 있는 분야는 바로 교육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설학원장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12살 미만 아이들의 뇌를 가장 강화시킬 수 있는 교육은 바로 몸으로 하는 경험을 통한 성장이다. 

이것은 뇌가 가지고 있는 ‘언어의 풍경’이라는 특성 때문인데, 

언어의 풍경은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몸으로 경험한 기억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이라는 것을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는 각자가 다른 기억하는 기억과 경험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언어의 풍경은 한인간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고 

언어의 풍경은 사람의 마음과 정서, 창의성이 가지고 있는 기억인데 

요즘의 아이들은 너무나 제한되고 표준화된 언어의 풍경을 가지고 있다.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경험한 것들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물을 이야기 하면 대부분이 워터파크를 떠올린다. 

이것은 한번도 보지 못한 매우 획일화된 새로운 인류와 인간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지금 교육이 가진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인식하는 것은 의식적인 뇌는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무의식적인 자아이다. 

결국 나는 나 아닌 다른 존재를 통해서 유지된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뇌의 관계성을 모두 잃어버리고 있다.


인간의 뇌는 물질로써의 뇌에 마음이 덧붙여진다. 그리고 정신과 영혼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유전자는 설계도에 불과하다. 나의 뇌를 만드는 것은 세상에 나와서 경험하는 모든 재료들로만이 가능하다. 

그렇게 뇌가 발달하고 강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밖을 통해서 밖에 있는 나 아닌 다른 것에 의해서 나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어떻게 하면 똑똑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까요? 라는 물음에 한 뇌 과학자가 했던 말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언제 였던가…”


강의가 끝나고 나니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두었다. 

3패 후 인간의 패배가 아니라 이세돌의 패배라던 겸손한 그의 고백이 큰 울림을 주었는데 

값진 1승 이후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뻐해 주었다. 

그리고 고향에서 아들 걱정에 피가 마르는 고통으로 경기를 지켜보았다던 늙은 그의 노모의 인터뷰에 마음이 먹먹해 졌다. 

생각해 보니 알파고 에게는 잠 못 이루며 걱정을 하는 엄마가 없다. 엄마의 품이 없는 알파고는 이미 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