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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안연구소

[보도자료]소아정신건강 전문의 80% "조기교육은 부정적"...(+상세 분석, 토론회 전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보도자료

■ ‘영유아 정신건강과 조기교육’ 관련 전문가 토론회 결과보도(2015.03.31.)


소아 전문의 80% “조기교육 부정적”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0명 조사결과-



▲가장 부적절합 조기인지교육의 형태로 “많은 사교육의 가짓수”가 70%로 가장 많아
▲전문의 70% “조기영어교육, 부정적 영향이 커” 판단
▲조기영어교육 형태 중 발달에 가장 부적절한 것 “영어전문학원” 60%로 가장 많아 

▲전문의 100% “영유아, 학습 스트레스에 취약해 문제행동 나타날 가능성 높아”우려
▲ 조기교육에 대한 의견을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0명에게 물어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 조기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4대 대책 제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과 김용익 국회의원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 조기교육이 영유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의뢰해 전문의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조사결과, 전문의 10명 중 8명이 “조기인지교육은 영유아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조기인지교육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이렇게 조기인지교육, 조기영어교육의 문제점이 확인됨에 따라 그 실태와 대안을 더욱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3월 24일 본 단체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발제는 기존 연구, 언론보도와 함께 이번 설문 결과를 분석한 본 단체의 최현주 연구원, 임상사례를 중심으로 조기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임재인 소아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뇌 과학의 관점에서 영유아 조기교육의 문제를 연구해온 신성욱 과학저널리스트가 진행했으며, 논찬에는 영유아교육 전문가인 김정화 강동어린이회관장, 남정우 놀이치료사가 조기교육으로 인한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보았습니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의 80% “조기인지교육, 영유아 정신건강에 부정적” 


설문에 응한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80%(의견제출 10명 중 8명)는 조기인지교육이 영유아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미친다고 생각했으며, 그 이유로 70%가 ‘학업 스트레스’를 꼽았습니다. 또한 ‘낮은 학습효과’가 60%, ‘창의력 저하’, ‘학습에서의 자율성 저하’도 각각 50%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림1> 조기인지교육이 영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이유 




■가장 부적절합 조기인지교육의 형태로 “많은 사교육의 가짓수”가 70%로 가장 많아


가장 문제가 되는 조기인지교육의 유형으로는 ‘많은 사교육 가짓수’가 70%로 가장 많았습니다. 사교육 가짓수가 많다는 것은 아동이 성취해야 할 목표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부모와의 애착이나 또래 상호작용 등 아동이 그 시기에 획득해야 할 부분들이 희생될 우려가 크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또한 영유아 대상의 영상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학습목적의 영상물 반복 시청’이 발달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60%에 이르러 이 부분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2> 조기인지교육의 유형 중 영유아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 유형(복수응답) 



■전문의 70% “조기영어교육, 부정적 영향이 커” 판단 


조기인지교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조기영어교육입니다. 조기영어교육에 대해서도 전문의 7명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학습 효과’를 꼽았습니다. 반면, 영유아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한 3명의 전문의 모두가 그 이유로 ‘영어능력의 향상’을 꼽아 조기영어교육은 학습적 효과 외에 정서적, 사회적 등 다른 발달 영역에서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3> 조기영어교육이 영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이유 




■조기영어교육 형태 중 발달에 가장 부적절한 것 “영어전문학원” 60%로 가장 많아 


조기영어교육의 유형 중 영유아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 형태를 질문한 결과, 소위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대상 영어전문학원이 60%로 가장 많았습니다. 유아대상 학원은 교육과정 대부분이 영어 교과로 진행되는데 영유아 시기임에도 단어시험, 문법 등이 과목을 가르치고, 영어 교과가 아닌 수학, 과학 등의 교과도 영어로 진행되기에 학습자에게 심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교육과정은 통합이 아닌 교과목 중심의 분리수업으로 구성되는데, 영유아 학습은 영유아의 흥미와 요구에 맞추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전인발달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대단히 심각합니다. 


<그림4> 조기영어교육의 유형 중 영유아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 유형(복수응답)




■전문의 100% “영유아, 학습 스트레스에 취약해 문제행동 발생 가능성 높아” 우려 


영유아 시기에 과도한 학습환경에 노출될 경우,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를 살펴본 결과 전문의 10명 모두가‘학습 스트레스에 취약해 문제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습니다(대체로 그렇다 7명, 매우 그렇다 3명). 이 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판단한 전문의가 9명(대체로 그렇다 7명, 매우 그렇다 2명)이었습니다. 


<그림5> 과도한 학습환경이 향후 미칠 영향



조기인지교육을 경험한 내원 아동은 정서적 발달에 가장 큰 문제가 있으며, 특히 낮은 자신감(77.8%), 집중력 저하(66.7%) 등이 큰 문제로 꼽혔습니다. 대인관계 문제에 있어서는 부모와의 관계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이 66.7%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해, 부모와의 관계 악화로 인한 또 다른 문제들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림6> 조기인지교육 경험이 있는 영유아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복수응답) 





■획일화되고 무분별한 조기교육이 아닌 ‘적기교육’이 중요


제2발제로 나선 임재인 서울수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실제 진료 아동의 사례를 들어 영유아 조기교육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설명했습니다. 양육자와의 기본 믿음과 애착에 기반하지 않은 조기교육은 원하는 교육적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우리말 습득, 애착 행동, 또래 관계 형성과 같은 기본적인 발달 과업이 성취되지 않는다면 향후 인지 및 사회성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제3발제를 맡은 신성욱 과학저널리스트·작가는 조기교육을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의 논리에 대해 “과학이 아닌 신화”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연구를 조사한 결과,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나 영유아의 뇌 발달 이론을 이용한 사교육 시장의 논리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뇌 과학 분야에서는 이미 사라진 좌·우뇌 담론을 교육 분야에서는 아직도 계속해서 언급하며 부모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조기교육 신화를 확대·재생산하는 미디어의 힘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신문사들이 만든 교육섹션이 발행하는 기사형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조기교육과 관련된 뇌 담론이 과학 섹션이 아닌 오히려 교육 섹션의 주 소재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글을 쓰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이 사설학원장들인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뇌 신화’, ‘3세 신화’, ‘영어 뇌 신화’ 등이 상업적 매체, 사교육 시장과 결탁되어 부모들의 불안을 확대하고 사교육 상품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토론의 논찬으로 참석한 김정화 강동육아종합지원센터장은 유아교육 전문가의 입장에서 과도한 조기교육의 폐해를 우려했습니다. 그리고 과도한 조기인지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의 인식개선과 영유아 대상의 사교육 시장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공교육·보육의 질을 높여야 하며, 또 영유아의 놀이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남정우 놀이치료사는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가진 아동을 치료한 경험을 토대로, 조기교육과 영유아 정신건강과의 관련성을 설명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동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과 함께 최근 누리과정 도입 이후 내담 아동이 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며, 제도적으로 영유아의 정신건강이 관리되어야 할 것을 밝혔습니다. 이 밖에 종합토론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영유아 놀이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아동이 생활 가운데서 충분히 놀이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리의 요구


첫번째,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학습 위주의 사교육 상품·프로그램에 대한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영유아 대상의 학습지, 교재·교구를 검증하느 관리·감독하는 기구와 함께 허위 과장 광고로 판해되는 영유아 개별 교육 상품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 유아교육·보육기관내 교과목 프로그램 운영을 금지해야 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특별활동은 영유아 교육·보육에 대한 올바른 관점에 기초하기 보다, ‘학부모 요구’나 ‘원생 모집을 위한 경쟁심리’가 맞물려 진행되는 측면이 큽니다. 적어도 국가 수준의 교육·보육과정을 운영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라면 교과목 중심의 학습·인지 프로그램 운영을 지양하고 놀이, 체험활동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핀란드, 독일, 대만에서는 유치원 단계에서의 문자교육과 영어교육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지나친 학습 위주의 프로그램, 수업시수, 교육환경을 관리해야 합니다. 유아대상 학원을 영유아 발달의 관점에서 볼 때, 학습을 강제하는 분위기, 정적활동 위주의 배치, 교과목 위주의 분리수업 등을 큰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유아대상 학원’이 조기영어교육 유형 중 가장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문제시 되는 교육환경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네번째, ‘놀이’와 ‘적기교육’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영유아는 ‘놀이’의 시기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영유아 뇌 발달 단계에 적합한 ‘적기교육’의 대안이 정부, 교육기관, 시민사회를 통해 꾼준히 제시되어야 합니다. ‘놀이’‘적기교육’으로의 인식 전환을 위해 공신력있는 관련 연구, 조사가 실행되고 관련 정보를 부모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합니다.



2015. 03. 3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담당 : 본 단체 영유아사교육포럼 연구원 최현주(02-797-4044, 내선 501)


보도자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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