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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보도자료]우덜소식

[보도자료②] 주요 11개 대학 인문논술 문제 전수 분석 결과 발표...(+세부 분석 결과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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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11개 대학 2012학년도 인문 논술 문제 전수 분석 결과 보도자료② (2012. 8. 21)


인문계 논술고사 역시 수리논술의 문제점만큼 심각한 상황입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서울 주요 11개 대학의 2012학년도 수리논술 문제를 최초로 전수 조사하여 분석을 실시함.
▲ 분석결과, 7개 대학이 과거 논술가이드라인에서 금지했던 영어 제시문 또는 수학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확인됨. 이는 2009년부터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서 이미 예견된 결과임.
▲ 논술의 원래 취지인 고등사고능력 평가 문항 비율은 41.8%(총 141개 중 59개)에 그쳤으며, 제시문 교과서 연계 비율도 5.2%(총 173개 제시문 중 9개)로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됨.
▲ 또한 답안 작성시간에 비해 제시문의 수(평균 6개, 최고 10개)와 풀어야 할 논제의 수(평균 3개, 최고 8개) 역시 너무 많은 것으로 파악됨.
▲ 제시문의 출처와 해설을 제대로 공개한 학교의 수는 각각 4곳과 3곳 밖에 되지 않았으며, 전혀 공개하지 않은 학교도 각각 6곳, 5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됨.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 주요 11개 대학의 2012학년도 인문계 논술고사의 제시문과 논제에 대한 전수 분석(총 29개 시험, 총 제시문 수 173개, 총 논제 수 87개)을 실시하였습니다. 분석결과, 각 대학이 실시하는 인문계 논술고사에서 역시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 수리논술(2012. 8. 20. 보도자료 참고)에 못지않은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 11개 대학 중 7개 대학에서 영어 제시문 또는 수학 문제를 출제


분석결과, 과거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에서 금지되었던 영어 제시문을 출제한 학교가 총 4곳(경희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한국외대)이었으며, 수학 문제를 인문계 논술에서 출제한 학교도 총 5곳(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중 경희대와 이화여대에서는 영어제시문과 수학 문제가 모두 출제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려대가 출제한 ‘집합과 명제’의 논리표 부분과 ‘행렬’의 3×3 행렬에서 교환조건이 성립하는 조건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 밖에서 출제된 것입니다. 또한 한양대는 미시경제학의 ‘불확실성하의 선택’, ‘완전보험시장과 부분보험시장’, ‘기댓값’ 등의 개념을 활용한 문제를 출제하였는데, 이는 관련 내용에 대해 선행학습을 한 학생에게 매우 유리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별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논술고사에서 영어 제시문을 내거나 수학/과학 관련 풀이과정 또는 정답이 있는 문항을 출제할 경우, 이를 본고사로 간주하여 강력한 행정적 ‧ 재정적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전 정부에서는 논술고사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비교적 제대로 이루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대입 자율화를 확대하면서 2009년부터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폐지되었고, 그 이후 각 대학은 이런 상황을 틈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하여 다시 영어 제시문과 수학 문제를 출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경향은 지난 2~3년 동안 점차 확대되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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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사고능력 평가 문항 비율과 제시문의 교과서 연계 비율이 각각 41.8%(총 141개 중 59개)와 5.2%(총 173개 제시문 중 9개)에 그쳐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


논술고사의 본래 도입 취지는 비판력,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과 같은 ‘고등사고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각 대학의 논술고사에서 평가하고 있는 세부 평가요소를 분석해본 결과, ‘상호텍스트 분석, 타당성 판단, 자신의 생각 논술’과 같은 ‘비판 ‧ 창조적 사고능력(고등사고능력)’보다는 ‘요약이나 논지 찾기, 분류’와 같은 ‘사실 ‧ 추론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총 141개 중 82개, 58.2%)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는 ‘사실 ‧ 추론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의 경우, 비교적 뚜렷한 정답이 있기 때문에 채점기준이 명확하고 객관적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므로 ‘비판 ‧ 창조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항목보다 ‘사실 ‧ 추론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이 60%에 가까운 비중으로 논제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본래 논술고사 시행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11개 대학이 출제한 총 173개의 제시문 중에서 출처가 교과서인 교과서 반영 제시문은 총 9개로 5.2%에 그쳤으며, 구체적으로는 경희대 2개(<흥부전>,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서강대 3개(고등학교 <경제>, <사회>, <사회문화>), 한국외대 4개(허균 <유재론>, 채만식 <치숙>, 고등학교 <사회문화>,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이었습니다. 한편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의 경우 교과서 반영 제시문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특히 연세대의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으로 등장한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이나, 고려대의 논술고사에서 출제된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의 <법, 입법 그리고 자유>, 막스베버의 <정당한 지배의 유형> 등은 대학의 행정학 등 전공 수준에서 다루어지는 높은 수준의 제시문이었습니다.


물론 논술고사 제시문이 교과서 안에서만 출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고 평소에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친숙하게 접하기 어려운 글이 많은 것은 학생들에게 낯설음과 부담감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러한 부담은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답안 작성시간에 비해 제시문의 수(평균 6개, 최고 10개)와 풀어야 할 논제의 수(평균 3개, 최고 8개)가 너무 많은 것으로 파악


이번 분석에서는 각 대학의 논술고사에서 제시한 제시문과 논제의 수, 답안 작성시간, 분량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지나치게 제시문과 논제의 수가 많거나 답안 작성시간과 분량이 학생들로 하여금 육체적 ‧ 정신적으로 무리를 초래하는 수준이 아닌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주요 11개 대학 인문계 논술고사에서 출제된 총 제시문의 수는 173개로 한 시험 당 평균 6개로 조사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제시문이 출제된 학교는 서강대로 한 시험 당 10개에 달하였습니다. 또한 총 논제의 수는 87개로 한 시험 당 평균 3개 정도였으며, 가장 많은 논제를 제시한 학교는 서울대로 한 시험 당 8개였습니다. 답안 작성시간과 분량은 대부분의 경우 120분, 1650~1850자였으나, 서울대의 경우만 이례적으로 300분, 4800~6000자였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국문 ‧ 영문 ‧ 수학 제시문, 각종 표와 그래프, 그림 등 최고 10개의 제시문과 8개의 논제를 풀어야 하는 수험생의 정신적, 육체적 압박감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사고를 찬찬히 펼쳐내는 내실 있는 과정 중심의 시험보다는 평소에 익혀둔 몇 가지 글의 전개방식 ‧ 구성방식 속에서 주어진 제시문과 관련된 사고를 빠른 시간 안에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 결과 중심 속도 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본래 논술고사를 통해 알고자 했던 본연의 고등사고능력보다는 선행학습을 통해 알고 있는 지식과 반복 훈련을 통해 얻어진 기술적인 능력에 국한된 평가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처럼 사법시험 수준의 답안 작성시간과 분량을 요구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 제시문의 출처와 해설을 제대로 공개한 학교의 수는 각각 4곳과 3곳 밖에 되지 않았으며, 전혀 공개하지 않은 학교도 각각 6곳, 5곳이나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


인문 논술 시험에서 제시문의 출처를 밝히고 해설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사항이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논술시험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투명하게 출처가 공개되었을 때 학생들은 논술시험의 출제범위를 가늠할 수 있고, 해설을 통해 출제의 기본 방향, 출제 의도, 문항 설명, 채점 기준, 예시 답안 등을 참고하여 자신이 쓴 답안에 대한 피드백을 하며 시험을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이 공개되지 않았을 때의 막연한 불안감은 학생들을 사교육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좋은 아주 좋은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분석에서는 각 대학의 출처와 해설 공개 여부를 [○, △, ×]의 세 단계로 나누어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 <표 3>의 내용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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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분석을 통해 인문계의 논술고사 역시 자연계 수리논술에 못지않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논술을 준비하는 상위권 학생의 경우 대부분 사교육에 의존하여 논술 대비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문계의 논술 대비 사교육 시작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그에 따라 관련 사교육 시장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수리논술과 마찬가지로 인문계 논술의 경우에도 관련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추후 대학별고사 등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대입제도 개선과 관련된 대안을 마련하고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별도의 토론회 등을 조만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후에도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2. 8. 2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문의 : 양신영 연구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010-3959-7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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