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원문보기: “학교 간 학력 차 입시 반영하는 건 미국선 당연한 일” (중앙 2008.5.1)

중앙일보의 기사입니다. 고교간 학력차를 입시에 반영한다는 기사를 쓰면서 우리 사회에서 소위 언급되고 있는 '고교 등급제'를 옹호하는 듯한 카피를 뽑았습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아 미국도 고교 등급제 하고, 또 그래서 등급 높은 학교 학생들이 유리하겠구나... 우리 나라 고교 등급제도 필요하구나, 미국도 하니... 그런 느낌이 들게끔 제목이 나왔지요...

그런데 사실을 꼼꼼히 따져봤더니, 일단 기사에서 언급된 사정관의 발언만 가지고 보더라도, 학업성취도 평가시험을 따라 고교 학력 순위와 등급을 메긴다는 점은 말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높은 학력 등급의 학교 출신 학생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는 말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정관은 낮은 등급 소속 학교 출신 학생이더라도(심지어 10등급), 합격률이 2위라는 말을 합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 사정관의 이야기는 "등급을 매기는 것=높은 학교 소속 학생 유리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 사정에 있어서 미국사회가 갖는 다른 철학을 중시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전체 글의 맥락은 학력등급 학교 차이를 대학입학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수능'이나 '내신'보다는 다른 요소를 더 중시한다는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 민동기 기자님은 '학교간 학력차를 입시에 반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전체 카피를 뽑았군요... 과연 그랬나요? 차라리 정확한 카피라면, "미국 사회에서도 학력평가에 따라 고등학교를 등급화합니다"라고 하던지, 혹은 "미국사회에서는 학력수준이 낮은 학교 출신 학생이더라도 대학 입학에 불이익 받지 않습니다"라고 하던지, 그렇게 했어야했습니다.

과연 인터뷰에 응한 입학사정관 이야기가 "학력평가 높은 등급 받은 학생들이 대학입학에도 우대받는 것은 당연합니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인가요. 이분의 말을, 우리 나라에서 그동안 논의되었던 '3불 정책' 중 고교 등급제를 옹호하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뭔가 아전인수식인 것 같습니다. 

(*사족: 아마 전체 제목 발문은 민동기 기자님의 작품이 아니고 데스크의 작품이겠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기사 따로 제목 따로가 이렇게 심하게 있을 수 있나요? 민동기 기자님, 말씀해 보시지요...)

송인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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