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하면 교육은 끝?...

 

 

미니대학 마지막 강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정태화 선생님께서 담당해주셨습니다. 지난 대학토론회에서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는 답변을 구사해 청중을 놀라게 했던 정태화 선생님은, 이번 강의에서도 분석적이면서 명쾌한 논리로 평생학습사회와 직업교육을 넓게 조망해주시며 대학개혁의 중요한 방향을 놓치지 않도록 해주셨습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에서 미니대학 6개 강좌를 지상중계 합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이종태 선생님 강의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시사in 미니대학 중계 기사(2011.8.13. 제 204호) 보기 (클릭) )

 

미니대학 마지막 강의의 강사님이신 정태화 박사님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으로 평생교육 관련 연구를 전담하고 계신 분이십니다. 강사님께서는 오늘 강의의 키워드는 ‘대학 교육’ 그리고 평생 직업 교육‘이라 짚어주시면서, 대학 교육의 혁신에 있어서 중요한 방향 중의 하나는, 대학이 평생 직업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강의 주제를 강의 내내 명쾌하게 전달하셨습니다. 경제 사회의 변화, 직업 및 인구의 변화로 인해 다양한 학습 욕구를 가진 평생직업교육 수요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평생교육과 평생직업교육 참여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로(2004년 25~64세 성인의 평생직업교육 참여율은 14.1%, OECD 평균은 37.1%)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교육은 끝이다‘는 낡은 패러다임에 젖어있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대학의 경우 입학자원이 감소하면서 맞은 대학의 위기론 앞에서, 지역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갖추어 비전통적인 학생을 모집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지 대학 재정의 확보 차원이 아니라 경제 산업의 변화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이 다원화, 다양화, 지속화된 교육 시스템을 요구하니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학의 일부 고급인력 양성 기능은 존속해야겠지만, 여러 경제 환경의 변화, 직업세계의 변화, 개인 생애 모습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대학들이 평생교육기관의 중추역할을 할 때가 되었다, 따라서 이것이 고등교육의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한다고 강사님은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대학의 평생직업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들 (‘평생학습 결과 인정제도’, ‘평생 직업능력개발 정보관리제도’, 사전학습인정제도‘ 등)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의 지원 관련 제안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셨습니다.

 

사실 소모적 평생교육이 되지 않으려면 관심사에 따른 직업 선택 후 필요한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할 텐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는 학벌사회에서의 낙오감 때문에 선택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강사님께서는 고졸 출신이 대졸 출신과 비교해서 입직보다도 중년이후 임금격차가 2배 이상 나는 현실에서 ’나는 고졸 후 직업세계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것이 선택하기 힘든 길임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러나 학력을 주로 보는 입사 채용의 기준은 어떤 연구결과도 대졸이 고졸보다 현격한 직무성과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신적 믿음에 근거했다고도 할 수 있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연구하는 것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와 승진에 필요한 직무를 5~7단계로 분석하는 National Competence Standard (NCS), 직무능력표준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NCS는 사회나 기업의 차원에서 능력을 평가하는 공통의 잣대를 만들려는 시도로서, 영연방 국가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적 표준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기업계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극복해야할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학력이나 학벌 위주의 채용 관행을 넘어서는 합리적인 대안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 선택 후의 대학 입학이나 역류입학 등 다양한 입학 경로에 대해서도 강사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이스터고에서 장려하는 ‘선 취업 후 진학’ 등의 방식은 활성화될 필요가 있는데, 선진국의 경우 진학 이전에 자기 탐색의 시간을 가지거나 직업 세계로 곧장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것은 개인의 독립성을 철저히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규근로자의 70~80%의 임금을 제공하는 법을 운영하는 등 취업에 대한 제도와 보상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당연히 대학에 가야 한다는 경직된 구조 속에서 그 “당연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데, 최근에는 이 문제를 비정상적으로 해결하고 있는데요, 바로 6년간 대학을 다녀야 한다는 생각으로 커리어를 짜는 것이지요. 이는 사회의 고용상태 악화로 인한 기회 박탈 때문에 스펙 쌓기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 것으로, 자기 선택이 아닌 사회 압박의 문제라는 점에서 선진국 등의 탐색의 시간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강사님의 자제분 역시 6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하시면서 (^^) 대학이 선발에 대한 관심사에서 벗어나 직업세계로의 링크의 역할을 고민하고 수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역류입학(대학졸업 후 취업을 위해서 전공을 포기하고 단기간에 취업을 위한 진학을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고 합니다.)의 경우 사회적 수요와 대학의 미스매치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학의 목적이 취업이 아닌 지식창출에 있다는 의견 역시 옳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어느 정도 직업세계와의 연관성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직업교육을 이야기할 때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나라는 독일입니다. 독일은 교양교육과 직업교육이 완벽한 복선제 체제를 이루고 있는데, 직업교육에서 가장 성공한 마이스터가 되면 대학교수 못지않은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보장되고 경영권, 실습권, 창업권 등을 가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독일에서는 선생님이 6학년까지 학생을 탐색한 후 직업교육/고등교육의 진로를 결정해주고, 결정 이후에 이를 철회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결과가 내려져도 학생들이 불평하지 않는 것은, 대학을 안가도 성공하는 이들, 즉 마이스터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미국 사람과 독일 사람이 대학에 대해 이야기하면, 미국 사람은 “모든 국민이 대학을 나오는 게 무슨 문제냐,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대학교육을 통해 스스로의 의식이 생긴다면 만족할 것이다”라고 하는 반면, 독일 사람은 “모든 사회생활이 고등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필요 이상의 많은 사람이 고등교육을 받는 것은 국가 차원의 낭비다”라고 한답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고등교육의 규모가 많다 혹은 적다는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없지만, 우리의 대학은 독일처럼 등록금이 없거나 미국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간 융자금을 갚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경제적 고통을 준다는 면, 실제적으로 6년제가 되어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면 등을 고려할 때는,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직업교육의 길이 열린다면 고등교육기관의 규모는 줄어들 것이고,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강의시간, 그리고 그보다 더 길었던 질의응답시간을 통해, 시종일관 논리적이고도 균형잡힌 태도로 대학개혁과 그를 위한 한 방향으로서의 평생직업교육에 관하여 말씀해주신 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미니대학 강의는 이렇게 끝이 나지만, 대학개혁을 고민하고 실천해가는 우리의 움직임은 끝이 아닐 것이라 믿으며, 마지막 강의스케치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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