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는 그의 저서 `에밀`에서 우리들에게 최고의 스승은 자연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주인공이기도 한 에밀에게 그의 선생이 심혈을 기울여 가르치려 한 것은 사물에 대한 지식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자연을 만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으며 사랑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루소 자신을 의미하기도 했던 선생은 선생의 바람직한 모습을, 학생들을 자연 앞으로 인도해 주는 안내자의 역할에 한정하려 했지 사물의 이치를 훤히 꿰뚫는 능력자로 비추어져서는 안된다고 여겼다. 자연의 심오한 뜻을 스스로 깨달으면서 인간으로 성숙해간다는 그의 자연주의철학은 근대의 교육철학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고, 교육학을 공부해야 하는 자들에게 `에밀`은 필독서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현장을 보면 교사들이 정말 그 책을 읽고 교단에 섰는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오히려 자연과 점점 멀어지도록 반 자연친화적 교육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 모르겠다. 예를 들기에는 지면이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사실이 그렇다면 학생들이 에밀을 읽은 교사들로부터 자연을 뺏기고 있다는 역설이 성립하는 셈이다.

교사들이야 입시위주교육 풍토에서 학생들만이 아니고 교사들도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배우고 자란 우리의 2세대들이 어떤 사회를 일구어 나갈지 미루어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자연에 가까이 가게 하며 자신을 그들을 위한 안내자 혹은 동반자적 자세를 갖게 할 수 있을까.

<조선일보 2001.12.25일자 21면 일사일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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