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학원비! 100만 국민약속운동’은
<아깝다 학원비!> 소책자(e-book포함) 100만 부를 보급해서 여기에 담긴 정보에 따라 살겠다고 약속하는 국민들 10만 명을 모으기 위해 온 국민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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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자유로워지기

 

이남수 저자, <솔빛이네 엄마표영어연수>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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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국내파?

학부모들이 모이면 늘 아이들 공부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는데 그 중에서 영어교육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이번 여름방학을 보내고 2학기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5학년 엄마들의 대화를 들어 보자.

“이번 방학에 캐나다에 아이를 한 달간 보냈는데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보이는 것 같거든요. 아이도 다음엔 또 가고 싶다고 하고…. 돈은 좀 들었지만 만족해요!”

“어느 지역으로 보내셨어요? 이왕에 보내는 거라면 정말 잘 알고 보내야 되요. 캐나다도 다 같은 캐나다가 아니라고 하잖아요. 지역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나는데요. 우리애는 ○○대치동 어학원에서 자매결연 맺은 곳에 보냈는데 역시 좀 다른 것 같던데요.”

“우리 아이는 영어마을에 다녀왔는데 외국인 선생님들이 아주 친절하고 좋았다고 다시 가고 싶다고 해요. 뭐 사실 영어마을 2주 갔다 왔다고 영어가 확 는 건 아니지만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또 외국인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만 해도 들어간 돈이 아깝진 않더라구요.”

“참, 우리 동네에 서울에서 유명한 ○○학원이 개원을 했다던데 이야기 들었어요? 거긴 실력 없는 아이들은 받아 주지도 않는대요.”

“아~ 거기! 이제 알았어요? 우리 애는 벌써 등록했는데….”

 

이렇게 아이들의 방학 중 영어교육의 무용담들이 신나게 오고갈 때 해외연수를 보내지 못했던 엄마들은 기가 죽어서 말을 꺼내지도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외로 혹은 고액의 영어 캠프에 아이를 보낸 엄마들의 자랑을 듣고 돌아온 날엔 돈 못 벌어 오는 남편이 더 밉상으로 보이고 부부싸움이 일어나기에 차라리 같은 반 엄마들을 만나지 않거나 이웃 사람들과 가벼운 인사 외엔 대화를 길게 나누지 않는단다.

이미 울산 시내의 학교만 해도 초등학교 고학년은 하다못해 필리핀이라도 보내지 않으면, 학교에서 치마 바람을 일으키는 엄마들 사이에선 기죽어서 학교 못 다닌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외 갔다 오면 다녀 온 아이들끼리 또 모여서 학원에 몰려 다니게 되고 그러다보니 같이 따라가지 못하면 소외감에 무척 힘들어지는 상황이라 한다. 때문에 아이의 교우 관계까지 걱정이라고 하소연을 하는 엄마들도 있다. 이런 이야기는 아예 듣지도 않는 게 상책이겠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내 주변엔 내가 이야기해 준 ‘듣고 말하기 중심의 적기 영어교육’-우리는 이것을 ‘엄마표 영어연수’라고 부른다-을 실천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그들도 되도록이면 이웃 엄마들이랑 아이들 교육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만나면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해지면서 다시 이것저것 사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아무튼 지금 대부분의 엄마들은 영어 사교육비를 충당하려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할 판이고, 해외파가 될 것인지 국내파로 버틸 것인지 귀로에 서서 늘 갈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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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든 국내파든 아이가 잘만 따라주면 돈은 좀 죽어나지만 부모들은 사실 살판이 난다. 자식 자랑에 힘든 줄도 모르는 것이 부모들 아닌가. 그러나 아이가 잘하기는커녕 반항을 시작하면 정말 죽을 맛이 아닐 수가 없다.

“다른 집 아이들을 다 잘하는데 도대체 우리 애는 왜 그러는 건지! 갈수록 영어를 하려고 하지 않아요. 너무 속상해요.”

“글로벌 시대엔 영어가 필수잖아요! 영어는 남의 나라 말이 아니고 세계공통어예요.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세요.”

“그래요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요. 무조건 시키세요. 늦으면 나중에 더 고생해요.”

영어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 왜 배워야 하는가?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참으로 무모하고 어리석다는 소리 듣기 십상이다. 영어는 무조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게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논리다. 일단 학교에서 잘 지내기 위해서도 그렇고, 먹고살기 위해서 그래도 좀 괜찮은 대학이나 회사에 들어가려면 해야 하고, 진보적인 시민단체에서 국제 연대를 위해서도 활동가들에겐 영어가 필수라고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에겐 영어를 배울지 말지 선택권이 이미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학교를 다니는 한, 아니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이 사회에서 살려면, 더 나아가 이 지구에 살려면 선택권이 없는 게 아닐까 그런 슬픈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던가. 그런데 나는 영어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것이 왠지 굴복 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슬프다. 슬퍼할 시간 있으면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이 나을까 또 고민스럽다.

 

늦은 것은 아닐까요?

“우리 아이는 지금 37개월이거든요. 다른 아이들은 벌써 영어교육을 시작한 것 같은데 우리 아이가 너무 늦은 것 아닐까요?”

요즘 강연장에서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우리 아이만 너무 늦은 것 아닐까요?”

나는 대답에 앞서 그 엄마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 본다.

“아이 영어교육을 그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뭡니까?”

“아뇨. 전 서두르는 게 아니예요. 주변에선 벌써 다 시작했거든요. 우리 애만 안 하고 있어서 불안해서 그래요. 그리고 영어는 빨리 할수록 좋다고 하잖아요. 전문가들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영어 일찍 해놓으면 편하잖아요. 더구나 이젠 초등 1학년부터 학교에서 영어수업을 한다잖아요.”

내가 아는 한 엄마는 둘째아이를 여성부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고 있었는데, 유치원에서 내년 7세반 원아모집이 안 돼서 개설이 불가능할 것 같아 어디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여성부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선 영어교육을 많이 해 주지 않는 모양이다.) 올해 초 사립 유치원에 보내다가 유치원에서 학습을 너무 강조한 바람에 아이가 힘들어해서 그곳으로 옮겨 아이도 재미있어 하고 좋았는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한다. 초등 1학년 영어수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내년에 서울 50개 초등학교에서 시범운영 한다고 교육부가 발표를 하긴 했다), 벌써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이 정도라니 심상치가 않다.

요즘은 아이가 우리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두세 살 때부터, 심지어는 돌도 되기 전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하려는 부모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뿐인가. 태교를 영어로 하는 엄마들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 회원수가 엄청나다고 한다.

 

이젠 또 뭘 해야 할까요?

그런가 하면 진짜로 확실하게 어려서부터 영어를 잡아온 엄마(혹은 아빠도 있고, 요즘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등장한다)들을 강연장이나 인터넷을 통해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런 분들 중에는 본인이 영어를 집에서 가르치거나 아이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려고 끊임없이 영어를 배우고 교육 내용을 연구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교재 정보를 비롯해 영어학습의 노하우가 전문가에 가까운 분들도 꽤 있다.

“우리 아이는 초등 2학년인데 제가 돌 때부터 집에서 영어를 가르쳤거든요. 학습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어쩌구저쩌구… 했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해리포터도 읽을 수가 있어요. 그리고 저번에 ○○영어등급 시험에서 지역에선 ○등급, 전국에서 ○등급 받았어요. 그런데 아이가 요즘 통 영어가 늘질 않는 거예요. 흥미도 점점 잃고 싫증도 내고 그래서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근데 학원에 가니 우리애가 들어갈 반이 없데요. 이번 방학엔 어학연수를 보낼까 하는데 선생님 생각엔 어떠세요?”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다 보면 그 엄마의 조기 영어교육의 노하우와 무용담이 드디어 끝나고 아이 자랑이 나오면서 마침내 자기의 이후 계획과 그에 대한 확인을 요하는 질문이 나오곤 한다. 이런 질문 아닌 질문을 하시는 분들을 강연장에서 꼭 만난다.

다들 사연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야기 내용은 비슷하다. 예를 들면 자기와 아이가 지나온 지난한 영어교육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도취에 빠져서 거의 무아지경에 이른 것 같은 표정을 보이다가, 아이가 영어가 더 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약간 불안한 표정을 보였다가, 잠시 후 학원에 맞는 레벨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얼굴이 활짝 펴지면서 입가에 배어나오는 회심의 미소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는 내가, 어학연수 그것 잘 생각하셨네요, 그 길밖엔 없겠네요, 하면서 이왕이면 좀 비싸도 권위 있는 곳을 소개시켜 주거나 그애는 워낙 뛰어나니 영재교육을 시키거나 유학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을 거 같다는 답변을 해 주기를 바라는 그런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날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엄마의 사연과 표정 속에서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현주소를 다 들여다보게 된다.

 

이 땅의 아이들이 영어에서 자유로운 그날을 위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영어, 영어 하면서 우리가 쓰는 사교육비 공교육비 다 포함한 비용을 생각해 보자. 그걸 다른 곳에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면 진짜 아깝다. 거기다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젠 영어마을까지 건설한다니 영어를 위해 투자되는 돈이 너무나 많다. 그 돈으로 도서관이나 더 짓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백 번 양보해서 돈은 그렇다 치고, 다른 할 일 못하고 영어 때문에 소비한 시간과 아이들의 삶의 에너지가 소진된 것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질 일이다. 마음 편히 놀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어린것들이 부모 떨어져서 이국땅에서 눈물지으며 밤을 새우는 것은 또 어떤가? 그놈의 영어 배운다고 자존심이 상한 것은 어떻고, 진짜로 공부하고 싶었던 것들도 영어 때문에 못하고, 자연을 느끼면서 미래의 꿈을 키우기보다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느라 아둥바둥하는 걸 생각하면 억울하지 않은가?

일찍 해도, 아무리 계속해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영어라는 놈과의 씨름…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 영어로부터 독립해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안타깝다.

우리가 이렇게 영어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것은 영어를 ‘습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학습’하기 때문이다. 미국아이들도 읽고 쓰기를 배우기 전까지 6~7년 동안을 듣고 말하기를 연습하면서 지내는데 우리 아이들은 듣기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파닉스를 배운다든지,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서 영어 읽기를 반복하면서 에너지와 시간만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언어는 소리 언어에서 문자 언어로 발전했고,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습득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그 언어를 이용해서 학습을 하고 정보를 받아들이고 다시 그 정보를 기록으로 남기면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문자가 없는 언어는 있어도 소리가 없는 언어는 없다.(고대 문자로 존재하는 것 말고 지금 현존하는 언어 중에선) 그리고 모든 언어는 소리 언어의 습득에서 문자 언어의 습득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은 태어나서부터 일정한 기간 동안 듣기만을 하면서 습득의 시간을 보내고 차츰 소리를 내어 말을 습득해 간다. 전 세계 어떤 언어권의 아이들이라도 태어나자마자 읽고 쓰기를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지 못하고 영어로 말미암아 이렇게 고통을 겪는 것은 이런저런 시대적, 정치적, 사회적인 다양한 요인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도 영어를 보통 사람들이 쉽게 습득할 수 없도록 만듦으로써 부와 권력, 지식을 독점하려는 세력들의 음모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설령 밀실에 모여서 머리 맞대고 음모를 꾸미지는 않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부추기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다. 보통 사람들로 하여금 영어를 특별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쉽게 습득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헷갈리는 정보를 주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영어를 계속 못하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계속 난리를 치면 칠수록 이익을 얻는 집단이 분명히 있다.

 

솔빛이는 사교육이나 어학연수에 의존하지 않고도 영어를 능숙하게 듣고 말하고 읽고 쓰게 되었다. 초등 4학년 때부터 집에서 편안히 비디오를 보면서 영어를 상황 속에서 하나의 언어로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했다. 갓난아이가 말을 익히듯이 듣기, 말하기, 읽기와 쓰기 순서대로 몇 해 동안 별 스트레스 없이 영어를 자기 언어로 만들었다. 솔빛이가 특별히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다. 이 방법대로 한 이웃아이들도 비슷하게 영어를 잘 한다. 핵심은 아이의 발달 단계를 감안하고, 학습이 아닌 습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휘둘리게 되면 불안해져서 다시 사교육의 회오리 바람에 휩쓸리게 된다. 다리 힘도 생기지 않은 어린아이를 억지로 걷게 만들면 오히려 약골이 된다. 충분히 기어다니면 허리힘도 생기고 다리힘도 생기면서 아이들은 저절로 걷기 마련이다. 사교육은 마치 보행기처럼 아이들이 제 발로 걸을 수 있는 능력을 오히려 감퇴시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엄마들에게 영어를 시키는 이유를 되묻기도 하고, 영어는 수단일 뿐 아이들의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려 목소리를 높인다. 솔빛이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해외연수도 한번 가지 않고도 영어로부터 자유로워졌듯이, 다른 아이들도 영어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어를 ‘습득’하는 법을 엄마들에게 전수하며 엄마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영어 사교육을 그만두고 영어단어를 외우고 쓰게 하는 일을 멈추고, 내 아이의 발달 단계와 과정에 맞춰 ‘영어 습득의 과정’을 진행하는 일은 엄마들을 인내하게 만들지만, 엄마들도 아이들도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편집실-엄마표 영어연수에 대해 궁금한 분은 지난 2006년 6월 23일 교육방송 <생방송 60분 부모> 금요스페셜 초대-‘엄마표 영어연수, 솔빛엄마 이남수’ 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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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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