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4주째 수학을 하고있네요. 매주 강의가 끝날때 마다 수학 관련된 책들을 검색하고 주문하는게 요즘 저의 일상입니다. ㅎㅎ

문득, 내가 지금 뭘하고 있나라는 질문이 떠오르더군요. 이 강의는 무엇을 위해 수강하고 있는거지 ? 중2. 고2가 된 아이들에게 뒤늦게 엄마표 수학 쌤이 되려고 하는 건가? 아님 나에게 수학 교양이 필요한 것인가? 고등학교 졸업이후 수학 없이 잘 살던 내가 갑자기 수학을 다시 생각하고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뷰티풀 마인드'를 지난주에 봤습니다. 고 2 큰아들에게도 보라고 권해주었습니다. 어젯 밤, 중간고사를 앞두고 지치고 힘든 아들과 늦게까지 대화를 해 주었습니다. 들은 풍월로 데카르트, 유클리드등을 꺼냈어요. 아이는 데카르트가 파리를 보고 좌표평면을 생각해 낸것과 유클리드 기하학, 페르마의 정리등. 수학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더군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장쌤의 말씀이 있듯이 고2가 되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딫히고 있지만요. 아직은 수포자가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저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으니.. 평소 마땅히 할 얘기가 없어서 멀뚱멀뚱 했을텐데 자연스럽게 영화얘기로 이어져 갔습니다. 존내쉬가 어떻게 살았고 엄마는 그 부인이라면 그렇게 못했을텐데.. 어쩌구저쩌구.. 필즈상은 어떤 이론으로 쓴 것인지도 궁금하다. 존내쉬를 설명한 책을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둥.. 얘기가 길어졌지만 저와 아이는 피곤해하지 않았고 아이는 좀 안정된 표정이 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느냐. 잔소리 하지 않은 것이 정말 잘 한 것같아요.

수학공부를 같이 해준 것은 아니지만 4주간의 풍월로 얻은 것은 수학이라는 아이의 신발을 신어볼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에요. 아이가 생활하고 있는 고등학교 중학교가 얼마나 치열한지 얼마나 피곤한지 수학을 매개로 아이와 공통분모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내면을 들여다 볼 생각하지 않고 성적표만 가지고 아이를 몰아가려고 했던 저를 멈추게 해준 장치가 된 셈이죠.

아이들의 언어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것으로도 수학학교를 수강한 의미는 있지 않느냐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이번 중간고사가 끝나면 '박사가 사랑한 수식'도 같이 읽고 또 대화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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