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수많은 영유아 교재교구, 학습지, 학원 등과 같은 사교육 상품들은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해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에게 존재하는 8가지 지능을 골고루 자극해 발달시켜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과 홍보에 대해 다중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는 '이는 자신의 뜻이 아니며, 자신은 한국의 특정 (유아) 사교육 상품을 승인한 적이 없고' 오히려, '한국의 부모들은 사교육 상품 업체들이 내세우는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사실은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약칭, '사교육걱정')이 한국 유아 사교육 시장의 다중지능이론 관련 왜곡 가능성을 유의하여 그에게 보낸 질의 편지를 통해서 밝혀졌다.

 

사교육걱정 영유아사교육포럼은 영유아 사교육 상품이 차용하고 있는 교육이론과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특히 다중지능이론에 대한 왜곡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가드너 교수와의 인터뷰에 앞서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들의 홍보방법과 구성 등을 분석한 결과, 먼저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되었다.

 

 

 

한국에서 다중지능이론주로 유아사교육 상품에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다중지능이론에서 유아기는 스펙트럼 검사 등을 통해 강점, 약점을 발견하는 시기로 언급되며, 다중지능이론에 따른 구체적인 개발에 대해서는 유아기 이후에 유용한 이론이라는 점이다. 또한 한국의 많은 사교육상품은 다중지능이론을 이용해서 '어릴수록 모든 영역을 골고루 발달시켜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다중지능이론은 인간의 능력을 협소하게 정의하는 아이큐 검사 등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고, 인간의 지능을 다차원적으로 평가해 인간 능력에 대한 사고를 확장시키려는 것이지, '모든 영역을 발달시켜 1등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사교육상품들은 영유아가 서로가 자유롭게 놀며 학습하는 환경이 아니라, 학원이라는 통제된 공간에서, 계획된 순서 운영되는 환경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적성과 특성에 맞게 가르치는 소위 '개별화 수업'도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다중지능이론의 효과를 굳이 보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개성과 재능을 가진 학습자 개개인이 존중받는 환경이어야 효과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난 6월 18일, 가드너 교수에게 한국의 다중지능개발 상품 실태를 알리는 내용과 함께 다중지능이론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가드너 교수는 그로부터 3일 뒤인 21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

 

"한국 다중지능이론 상품, 승인한 적 없다"

 

가드너 교수는 답신을 통해 우선, 한국의 많은 사교육업체와 상품들이 다중지능이론에 따라 다양한 지능을 개발시켜준다고 주장하는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다중지능이론 상품(놀이학원, 학습지, 교재교구 등)에 대해 어떠한 제품도 결코 승인한 적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다중지능이론은 시작했을 때부터 왜곡되고 오용되어 왔다. 나는 비록 사교육회사들이 다중지능이론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워낙 그런 사례가 많아서)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나는 어떠한 특정 제품을 결코 승인한 적이 없다(Since its inception, MI Theory has been misused and misrepresented. Although I was not aware Shadow Education Companies were making unsubstantiated claims about MI Theory, unfortunately I am not surprised. I have never endorsed specific products.)"

 

 

 

 

또한 가드너 교수는 다중지능이론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개인화'(individualization)'다원화'(pluralization)의 개념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개인화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지니는 각 사람 본연, 자체의 사고 형태를 고려해 평가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원화중요한 내용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습자를 고려한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많은 상품들은 가드너 교수의 설명과는 다르게 유아 개개인이 가지는 고유한 사고를 파악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심도 있게 관찰하거나 그에 꼭 맞는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표준화되고, 구조화된 상품에 아이들의 개성을 맞추는 형태이지, 유아가 가지는 고유의 사고 형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다중지능이론 상품들은 유아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지도 방법이 아닌, 누구에게나 획일화되고 보편화된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다. 

 

"개인화란 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각 사람 본연, 자체의 사고 형태를 띠는 데, 사람들은 이를 고려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지도 및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이 아이들이 자신만의 형태에서 학습 가능한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며, 아이들이 이해한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용인하는 방식을 통해 평가해야 한다. (Individuation (also termed personalization), suggests that since human beings have their own unique configuration of intelligences, we should take that into account when teaching, mentoring or nurturing. As much as possible we should teach individuals in ways that they can learn and we should assess them in a way that allows them to show what they have understood and to apply their knowledge and skills in unfamiliar contexts.)

 

또한 다원화란 중요한 내용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 과학, 역사, 수학 등 어떤 과목을 가르치던 간에 다양한,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알려줘야 한다.(As for pluralization, that is a call for teaching consequential materials in several ways. Whether you are teaching the arts, the sciences, history, or math, you should decide which ideas are truly important and then you should present them in multiple ways.)"

 

▲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가드너 서신 인터뷰

 

 

 

 

마지막으로 가드너 교수는 사교육 상품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 대해 "부모와 교사들은 그들의(사교육 업체의)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Consequently parents and teachers should reject such claims)고 권고했다. 다중지능이론을 창시한 가드너 교수가 한국의 부모와 교사에게 사교육 업체들의 주장을 거부하라는 말은, 더 이상 사교육 업체들의 상업 논리에 현혹되지 말고 올바른 소비 선택을 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보여진다.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올바로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교육 회사들의 주장을 잘 분별하고, 무조건적인 수용 태도를 버리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사교육 상품 회사는 내 아이, 내 자녀 한명, 한명의 상태를 관찰하고 분석하여 그에 꼭 맞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렇기에 아이들 개개인이 가지는 고유의 지능을 발달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또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은 모든 영역이 발달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키워가는 것을 강조하고 각자에 맞는 다양한 지능과 지능의 조합을 인식하고 계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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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위원장
“다양한 의견 모아 해법 찾겠다”
영화감독 류승완, 방송인 김제동 등 참여
사교육 인한 고통 공유·정책 대안 제시

연 20조 원의 규모를 넘어선 사교육비가 학부모들을 짓누르고 공교육의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의 계속되는 약속에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교육비 문제. 다양한 국민들의 참여로 이를 찾겠다고 나선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12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1년 여의 준비 기간 동안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대표와 함께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아 온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출범의 주역 윤지희(사진) 교육과시민사회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지희 위원장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교육시민단체를 두고 새로운 교육운동단체 창립에 동참하게 된 이유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교육운동을 실천하고 싶어서였다고.
“기존의 교육운동은 일부 교육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향식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교육을 지렛대로 삼아 아래로부터 시민 모두의 동참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교육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여겼습니다.”


이름을 ‘사교육없는세상’이 아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으로 결정한 것에서 보듯 이 단체는 사교육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사교육으로 발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비교육적이고 비효율적인 사교육을 유발하는 제도, 정책, 환경, 의식을 바꾸어 국민 모두의 교육 고통을 해결하고자 모였다”며 “진보와 보수라는 기존의 이념 틀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적 원리와 원칙, 학부모와 학생의 이익을 고려한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홈페이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커뮤니티 형태로 구축했다. 앞으로 사교육으로 인한 고통을 공유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사교육 걱정, 희망 나눔 공모제’, 교육구조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는 ‘시민 아카데미’, 정책 현안 대응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는 교육관계자나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뿐 아니라 영화감독 류승완, 시사만화가 박재동, 방송인 김제동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 후원과 협조를 약속했다. 윤 위원장은 “취지에 공감하고 많은 분들이 선뜻 동참해 주셨다”며 “다양한 계층의 참여와 활동 방식의 새로운 시도로 고답적 방식의 교육운동의 틀을 깰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비쳤다.
윤지희 위원장은 10년 넘게 학부모 및 교육운동에 몸담아온 대표적인 교육운동가로 꼽히는 인물. 1995년부터 2004년까지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에서 활동하며 회장까지 역임했으며 현재 교육시민단체 교육과시민사회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985호 [교육/환경] (2008-06-13)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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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송주민 기자]
12일 공식출범한 시민운동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송주민
"네 식구 살림비용은 100만원 정도인데 고3 아들 사교육비만 150만~200만원이 듭니다. 이젠 그냥 체념하고 '6개월만 남았다, 버티자'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죠. 5~6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맞는 건지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고요. 정말 서글픕니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조언을 해 줄 수도 없어요."

고3 아들을 둔 학부모 안병화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이 말했다. 안씨는 "아들이 정말 똘망똘망하고 귀여웠는데 이제는 과묵해지고 완전히 지친 모습이 되어 버렸다"며 "항상 아들을 보며 마음 속으로 '너와 나 사이에 성적만 없었더라면 우리 관계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라고 가슴 졸이곤 한다"고 말했다. 안씨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이며 그의 아들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소년이다. 이와 같이 '사교육 천국'과 '입시지옥'이라는 상황이 평범해져 버린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야 한다"고 외치며 신발끈을 조여 맨 사람들이 있다. 12일 저녁에 출범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입시 전쟁' 끝내고 '동반자' 되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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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창립행사에서 합창을 하고 있는 한성여고 학생들
ⓒ 송주민
창립행사는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교회에서 진행됐다. 영화감독 류승완씨, 방송인 김제동씨, 만화가 박재동씨 등 11명의 공동초청인과 200여명의 초청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 모임은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전 대표와 윤지희 교육과시민사회 대표가 중심이 되어 뜻을 같이한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더불어 창립하게 됐다. 정회원과 후원회원을 합쳐 10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하는 이 모임은 특정 교원단체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주도하는 운동이 아니다. 학부모·교원부터 시작해 직장인 중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동참해 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운동은 학부모 운동만도 아니고, 교원 운동만도 아니다, 또한 사교육과 대립 갈등하는 단선적인 운동도 아니며, 좌우 이념적 지표에 충실한 교조적 운동도 아니"라며 "더 이상 교육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양심적이며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열린 개방적 운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상의 어떤 문제도 피해 당사자들이 침묵한 채 해결된 일이 없다"며 "국민들은 방관자들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주인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이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송인수 공동대표는 "소수의 전문가운동이 아니라 대중운동을 하겠다,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운동을 할 것"이라며 "사교육 문제를 너른 광장으로 끌고 나와 우리가 왜 이런 잘못된 일을 반복하고 있는지 위로하고 생각하면서 서로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여길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공동대표는 "한 해에 200명씩 지난 1968년 이래로 약 8000명의 아이가 입시로 자살을 했는데 우리는 문제를 정치권과 힘있는 사람에게만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법과 제도는 원래 굉장히 보수적이며 아무리 진보개혁적인 정치체계라도 현실의 문제와 법 앞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공동대표는 "먼저 새로운 현실이 등장하여 기존 질서에 대해 순응하지 않고 버티는 실천에 의해 조금씩 자극되고 변화되는 것"이라며 "현실 속에서 바꿔나가는 과정이 없으면 새로운 법과 제도는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송 공동대표는 또 "사교육업자랑 대결하자는 단선적인 운동이 아니며 아이들과 부모에게 가해지는 살인적인 전쟁 자체는 끝내자는 운동"이라며 "입시 전쟁을 유발하는 학벌사회, 서열주의, 간판숭상문화 등 정교한 톱니바퀴 속에서 굴러가는 괴물과 같은 것들에 맞서자는 근본적인 운동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촛불' 현장처럼 마음을 모아가면 새로운 변화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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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창립행사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씨와 영화감독 류승완씨
ⓒ 송주민
  공동 초청인으로 참석한 만화가 박재동씨는 "사실 대안이 쉽지 않은 문제"라며 "하지만 최근 광화문 촛불 현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듯, 이런 식으로 마음을 모아가고 실천해간다면 이 운동이 어린 학생들 지핀 촛불처럼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가계지출에서 절대로 줄일 수 없는 것이 사교육비라고 한다, 이는 광우병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며 "송 선생, 윤 선생이 당장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시작하나 정말 장한 일이란 생각이 들고 나도 적극적으로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창립 행사에는 방송인 김제동씨와 영화감독 류승완씨도 참여해 특유의 입심을 발휘했다. 김제동씨는 선생님들이 "학교에 놀러 왔어?"라고 물으면 "예"라고 답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렸을 적 교사가 꿈이었다, 대안학교를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아마 3년 정도면 추진될 것 같다"며 "아이들이 뛰어놀고 어울리는 문화, 일본식 왕따 문화가 아니라 조금 못해도 꼭 끼어서 같이 하는 깍두기 문화가 살아있는 교육 현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전했다.

류승완 감독은 "많은 선생님들이 오는 자리라서 부탁을 드리러 왔다, 내 자녀가 셋인데 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못해도 잘 살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교육을 시켜주길 바란다"며 "우리 아이는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고 사교육 걱정이 없지는 않지만, 여전히 한글이 서투르고 '망태기'의 존재를 믿는 우리 아이들도 먹고살 수 있는 교육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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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극복 대중운동 펼쳐진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발족식, 방송인 김제동 등 각계 인사 참여

사교육 극복을 위한 온오프라인 대중 운동이 전개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대표 송인수)이 6월 12일 서울 대학로 동숭교회 옆 문화공간 엘림에서 창립 발족식을 가졌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은 비교육적 입시 사교육 부담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 국민 스스로 전개하는 자발적 대중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이날 창립 발족식은 강혜정 외유내강 영화사 대표, 고춘식 한성여중 전 교장, 김동호 숭의교회 목사, 류승완 영화감독, 박재동 만화가,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최현섭 강원대 총장, 윤지희 교육과시민사회 대표, 이승재 LJ FILE 대표, 장회익 녹색대학 전 총장,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전 대표 등 11명이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앞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홈페이지(http://news.noworry.kr)를 개통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모여 사교육 걱정을 부추기는 정책을 시정, 보완케 하고 대안을 만드는 일을 벌인다.

구체적으로 사교육비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알리기 위해 '우리집 사교육비를 공개합니다'란 이름으로 국민 참여 통계조사를 추진한다. 또 '사교육 부추기는 보도는 이제 그만!' 언론 보도 평가 운동을 전개한다. 이어 사교육을 유발하는 '나쁜 정책 스톱' 운동을 벌인다. 정부와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시민행동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측은 "이 운동은 사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대결하려는 운동이 아니다"라며 "모든 사교육을 다 나쁘게 보는 것이 아닌 비교육적 입시 사교육을 주된 문제로 삼으려 한다. 따라서 양심적인 사교육 관계자들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운동은 학부모가 사교육 고통의 1차 당사자인 만큼 학부모가 주된 주체임은 맞지만 그렇다고 학부모 운동은 아니다"라며 "학생, 교사, 대학, 언론, 기업 등 온 국민의 참여가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이므로 사교육에 관심있는 모든 국민이 주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운동은 소위 '진보', '보수'라는 기존의 이념적 틀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라며 "교육적 원리와 원칙, 학부모와 학생들의 유익을 고려한다는 기본원칙에 맞는다면 어떤 대안도 부정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운영과 살림은 시민의 참여와 후원회비로 운영된다. 재정 내역은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류승태 기자
행사장 앞에 설치된 교육현실 꼬집는 문구가 붙어있는 보기에도 불안한 퍼포먼스 조형물.

류승태 기자
행사장 무대에 한 어린아이가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커튼 뒤를 살짝 보고 있는 모습의 현수막.

류승태 기자
행사가 열리기전 행사장앞에 마련되었있던 퍼포먼스 조형물앞에서 참가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류승태 기자
퍼포먼스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송인수 대표, 박제동 화백

류승태 기자
행사에 참석하기 전 참가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송인수 대표.

류승태 기자
행사장 입구에서 참가자에게 이름표와 자료집을 나눠주고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

류승태 기자
행사시작과 더불어 진행된 '벽돌 붙이기'이벤트. 벽돌 하나하나가 다 붙여져 OTL금지(좌절금지)라는 퍼포먼스 조형물을 만들었다.

류승태 기자
행사에 참가한 본지 편집위원 고춘식 선생님.

류승태 기자
행사 참가자분들께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제동 화백.

류승태 기자
박제동 화백에 이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류승태 기자
홍순관의 미니콘서트.

류승태 기자
노래에 맞춰서 참가들이 촛불을 흔들고 있다.

류승태 기자
이어지는 앵콜. 20분여분동안 재치와 유머 그리고 노래로 참가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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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태 기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달려온 김제동 방송인, 류승완 영화감독. 대안학교와 사교육비판에 대한 희망Talk Show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다.

류승태 기자
김제동씨의 특유의 유머로 행사장은 활기를 띄었다.

류승태 기자
송인수 대표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담긴 강연을 하고 있다.

류승태 기자
아자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창립출범행사 참가자들의 힘찬 함성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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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4일 KBS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 출연한 송인수 대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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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모아 사교육 해법 찾겠다”
 
ㆍ송인수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공동준비위원장

사교육비는 학부모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정치권의 ‘사교육비 절감’ 약속에도 지난 해에는 드디어 연간 20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모두가 해법이 없다고 고개를 저을 때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전 대표(45)는 희망을 품었다. 그는 윤지희 교육과시민사회 대표와 공동준비위원장을 맡고 1년간 준비 끝에 내달 12일 새로운 교육시민운동단체인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학부모와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운동을 계획중이다. 21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송위원장은 사교육을 “공교육제도 안에서 문제해결이 안되니까 국민들이 선택하는 필요악”이라고 정의했다. “마냥 적으로 몰아세울 수 없지만, 불안감을 조장해서 부풀려진 사교육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심적인 사교육 관계자들은 학생 30%에게 사교육은 해악이고, 30%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30%는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불편한 극장’과도 같습니다. 앞자리 사람부터 무대를 잘 보려고 조금씩 몸을 곧추세우다가 결국 모든 관객이 일어나서 다리가 아파 고생하는 형국입니다.”

지난 13년간 ‘좋은교사운동’을 이끌면서 교원문제 등에서 조용히 성과를 거둬온 그는 올해 초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사교육 문제에 천착하기로 결심했다. 막막하고 힘든 문제인만큼 공감하는 이도 많았다. 학부모 등의 작은 후원금들이 모여 출범비용이 마련됐다. 앞으로도 정부의 보조·지원금은 받지 않을 생각이다.

“사교육문제 접근은 유발요인과 해법 등을 따져묻는 과학적 접근법도 있겠지만 저는 피해 당사자인 국민들이 나서는 실존적 접근에 무게를 싣고 싶습니다. 미국 노예제의 경우 힘있는 상류층이 제도변화를 꺼릴 때 흑인과 양심있는 백인들이 보이지 않는 길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사교육 팽창으로 인한 피해자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모아서 제도와 정책변화로 귀결해야 합니다. 더이상 정치권에게 맡겨둔 채 해법이 나오기만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새 정부의 엘리트 교육정책으로 사교육이 더 팽창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송위원장은 “사교육 고통이 심화될 때 그만큼 국민의 결집력도 강해질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국민이 직접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이같은 때에 국민참여를 위한 경로와 광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송위원장은 “비판 위한 비판이 아니라 현실적·합리적 정책대안을 구체적으로 생산해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2년 안에 일정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97-4044~5

<글 최민영·사진 우철훈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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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3년간‘좋은교사운동’을 이끌어 온 송인수 선생님(45세. 전 구로고 교사, 기윤실 이사)ⓒ복음과상황 신철민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것과 입시문제를 해결하는 것,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쉬울까요?” 송인수 선생님이 던진 명쾌한 질문이다. 노예제도가 폐지되었다면, 입시제도도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지난 13년간 <좋은교사>운동을 이끌어 온 송인수 선생님(45세. 전 구로고 교사, 기윤실 이사)이 3월부터 입시사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 새로 시작하는 운동과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에 관해서 물었다.

송인수 선생님은 1986년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철학 석사를 받았다. 1989년부터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교실붕괴의 현실을 보다 못해 1996년부터 기독교사들을 주축으로 시작한 것이 좋은교사운동이었다. 2003년 3월, 과감하게 학교를 퇴직하고 ‘좋은교사운동’ 대표직을 맡아서 활동하다가 임기 5년을 마치고 새로운 일을 준비 중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그만 두고 좋은교사운동의 대표로서 일을 하다가 이번에 대표를 그만 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배경에서인지요.

그것은 제가 퇴직해서 좋은교사운동을 책임지기로 할 때 이사들과 회원들, 무엇보다도 제 자신에게 한 약속이었습니다. 아무리 유능한 개인일지라도 한 조직을 너무 오랫동안 책임지는 것은 그 조직이나 개인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10여 년 전, 저는 어떤 거대한 교육단체가 명목만 남았을 뿐 충성된 회원과 매력적 운동이 실종되어 휘청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조직의 위기를 내부에 가서 들여다보니,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그 조직의 창업자인 회장이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조직을 이끌어 온 것입니다. 그 세월이 그에게는 타성의 시간이었고, 주변의 리더들에겐 기여할 ‘기회가 봉쇄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지요. 물론 우리와 같이 일정한 규모 이상의 조직에서 책임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교체되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이지만, 리더십의 교체가 없는 ‘창업자의 그늘’ 또한 문제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저는 이 운동이 이 시대 어두운 교육계를 향한 하나님의 선택이라 생각하고 일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제가 가진 것으로 잠시 쓰임 받다가 가는 인생이라 생각했습니다. 저의 역할은 ‘개척과 창업’의 성격이 강했는데, 지금 우리 모임은 이미 ‘개척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또한 개척 이후 조직이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정체성과 방향의 혼란 등의 문제도 나타났는데, 이 역시 2년에 걸쳐 조직의 틀과 질서를 세움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회원의 참여와 소통 속에서 시대에 맞는 운동을 함께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까지 제가 끌어안는 것은 과욕입니다. 그 역할은 후임자의 과제라 봅니다. 저는 저에게 맞고, 그러면서도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과제를 찾아 일어서야 한다고 봅니다.

   
 
  ▲ "우리나라에서 한해 150명~200명의 아이들이 입시로 인해 자살합니다. 40년 우리 교육 역사 속에서 약 8000명 정도가 입시 고통으로 죽은 셈이지요. 그런데 그 숫자는 70년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서 죽은 한국군인 6000명보다 많은 숫자에요. 이렇게 고통이 심한 데도 어느 한 사람 나서서 이 문제에 대답하겠다고 하지를 않아요. 그냥 정치, 언론, 대학 권력의 처분만 기다리는 셈이지요."ⓒ복음과상황 신철민  
 
새로운 NGO 창립을 준비 중이신데, 어떤 일을 하려고 하십니까?

사실 저는, 후임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출판 사역에 전념하고 싶었습니다. 출판은 무척 재미있는 일이지요. 좋은 책 아이템을 생각하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자식을 얻는 기쁨입니다. 그런데 이사회와 후임자가 발목을 잡았어요. 45세라면 한참 일할 나이인데 왜 벌써 ‘관 뚜껑 열고 들어가 누우려냐’구요. 저는 출판을 그리 우습게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소용없었어요. 이사회에서 새 일을 위한 가이드라인 3대 지침을 주고 답을 가져오라고 했지요. 하나, 일반 교계 운동이 아니라 앞으로도 교육운동을 해야 한다, 둘, 지금보다 더 힘들고 강력한 운동을 해라, 셋, 후임자와 합의해 오라. 지난 1년 동안은 그 지침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일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1년 간 모 신문사 대선 자문위원을 하고 또 전교조, 교총 등 보수 진보 진영 어디도 가담하지 않고 중립지대에서 나름의 중심을 잡고 일하다 보니, 우리 시대 교육문제의 거대 이슈가 제 과제로 자꾸 접근하는 것을 느꼈어요. 물론 아시다시피 그 과제의 실체는 ‘입시와 사교육 고통’인 것이지요. 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풀 수 없는 일이라 받아들이고, 저는 그동안 좋은교사운동을 통해서 풀 수 있는 과제 중심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풀려지지 않는 문제에 직면해야할 때가 온 셈이에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부담이 많으셨을 텐데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뭐 입시, 사교육 문제가 해법이 있습니까? 정부도 해결 못하잖아요. 지난 참여 정부가 방과 후 교실이다, EBS 수능과외다 해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넣어서 절감시킨 사교육비가 고작 2~5만원이라고 해요. 정부가 나서도 그 정도의 성과밖에 못 거두는데... 저는 원래 성과가 나오지 않은 일은 싫어해요. 학교 교장 제의도 한두 곳에서 받았지만 딱 거절했지요.

입시와 사교육 문제는 성과를 내기 거의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작년 하반기에 손봉호 총장님을 만나서 고민을 나누었어요. 그분이 그러시더군요. “입시와 사교육운동을 해야 한다면, 기독교인만이 아니라 국민운동 차원에서 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운동해서 성과가 나오겠냐, 나는 우리나라가 많은 부분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교육문제에 관한 한 철저히 실패한 국가라 본다. 경실련 봐라. 금융실명제는 성공을 거두었지. 왜냐하면, 금융실명제는 법이 들어오면 소수 권력자들이 피해입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익을 얻는 사안이라, 국민들의 저항을 등에 업고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야. 그런데 경실련이 부동산 문제는 못 잡았어. 왜냐하면 부동산 문제는 모든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사안이라서 그래. 교육문제는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였지요. 아시다시피, 손 총장님의 운동 철학 트레이드 마크는 ‘선지자적 비관주의’이지요. 정직운동 같은 것, 외쳐도 안 되지만, 외쳐야하니까 외치는 그래서 안 된다는 점에서 ‘비관주의’, 그러나 주님이 하라고 하시니까 , ‘선지자적’인 것이에요. 그런데 제가 보니까, 입시와 교육문제에 관한 한 손 총장님에게 ‘선지자적’은 없고, ‘비관주의’만 남았더라구요. 그만큼 어려운 것이지요. 그분이 뭘 몰라서 그러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하겠다고 덤벼드는 셈이니 얼마나 나이브한 일입니까?
 

   
 
  ▲ "우리 사회에서 입시 경쟁은 이미 사회 전체의 통합적 공동체적 가치를 버린 개인의 승리를 위한 싸움이기 때문에, 피해 입은 아이들과 가정의 문제는 안중에도 없어요. 결국 모든 이들이 피해자인 셈이지만요." ⓒ복음과상황 신철민  
 
그런데도 왜 이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인가요.

음. 저도 피하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저도 제 인생을 성과를 얻는 일에 집중하며 만족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주제가 제 마음을 너무 괴롭히는 것이에요. 작년 6월 대전에서 학부모들에게 교육문제를 가지고 강의하다가, 강의 도중 입시고통으로 인해 우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고 저도 그 자리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150명~200명의 아이들이 입시로 인해 자살합니다. 40년 우리 교육 역사 속에서 약 8,000명 정도가 입시 고통으로 죽은 셈이지요. 그런데 그 숫자는 70년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서 죽은 한국군인 6,000명보다 많은 숫자에요. 이렇게 고통이 심한 데도 어느 한 사람 나서서 이 문제에 대답하겠다고 하지를 않아요. 그냥 정치, 언론, 대학 권력의 처분만 기다리는 셈이지요. 물론 문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 죽어가는 아이들을 방치할 수도 없잖아요.

저는 우리 입시문제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미국의 흑백차별문제, 노예제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미국은 상당한 정도 그 문제를 풀었잖아요. 어떻게 풀렸나요? 그것은 피해 당사자들이 침묵하지 않고 일어났기 때문이에요. 루터킹 목사님 같은 분이 자기 인생을 그 시대 모순에 던졌기 때문이에요. 저는 어떤 문제 해결의 답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문제를 아파하는 사람이 그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품는 것이 답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누군가가 던지게 될 때, 길은 그 후에 열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입시 문제에 대한 대책도 많이 이야기하지만, 자기 전 존재를 묶어서 싸움을 거는 사람이 없어요.

그 역할이 제 몫이라 생각하니 저도 망설여졌습니다. 저는 마음도 약해요. A형이거든요... 이 일을 끌어안고 가다가 얼마나 많은 공격과 정치적 오해가 있을지 저는 잘 알아요. 이미 좋은교사운동을 일구면서 당할 대로 당해 보았거든요. 그러나 이 일은 좋은교사운동보다 훨씬 더 공격이 심한 분야입니다. 좌절과 고통은 물론,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떠나기 쉽습니다. 잘 해서 입시고통이 사라지면 사교육업자가 싫어해서 공격하기 때문에 문제이고, 실패하면 일이 실패해서 문제지요. 무엇을 해도 개인적으로는 ‘영광’이 없습니다. 그래도 겁을 내지 않고, 계속 길을 가려면, 하나님이 제게 어떤 강력한 증거, 그러니까 기드온에게 주셨던 그런 ‘기적적 증거’가 있어야할 것이라 보았어요. 그래서 그 증거를 곰곰이 찾다가 하나 좋은 것을 찾아서, 작년 몇 달 동안 끈기있게 요구했지요. 내건 요구조건이 너무 황당해서 친한 교육운동가 한분은 어이 없어했습니다. 아내도 ‘하나님과 당신 두 사람이 알아서 잘 해봐요...’라고 어이가 없어 했지요. 그런데 그 결과가 궁금하시지요? 결국 하나님을 이겼습니다. 불과 두달 전이에요... 저는 그 감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금, 6월 창립을 목표로 준비모임을 착수했습니다. 입시와 사교육 문제는 동전의 양면이라 저는 ‘사교육’이라는 개념 하나만 잡고 운동을 하렵니다. 단체명은 ‘사교육이 줄었다’, 문장으로 끝낼 생각입니다. 뭐 단체명이라는 것이 명사로 끝나라는 법이 있나요. 교육문제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희망이 결국 ‘사교육이 줄어드는 것’ 아닐까요. 간사도 없고, 재정적으로 돕겠다는 사람도 아직 없는데, 삼각지 역에 50평 정도 넓은 공간을 임대했어요. 국가적 스케일의 과제를 5년 내지 10년 동안 담당하려면 그만한 규모는 피할 수 없다고 보았지요. 당장 매달 1,000만원이 운영비가 필요해요. 제 손에는 쥐어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두고 보세요. 사람이 몰리고 뜻이 몰릴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운동을 해왔는데 틀림없었습니다.

우리 교육 문제(입시와 사교육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아시다시피,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학벌과 수직적 대학서열구조’, 그리고 그로 인한 차별의 문제라고 봅니다. 고교 등을 아무리 다양하게 하고 학교의 교육과정 질을 개선해도, 근원 문제가 풀려지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아요. 이 차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싸움이 입시경쟁 아니겠어요? 여기에 유교 과거제 전통으로 국가가 보는 시험에 의한 ‘선발과 배제’의 전통이 든든히 버티고 있습니다. 학벌에 의한 차별이 심각하다 보니, 대입선발경쟁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하는 국가의 역할이 증대된 것이고, 시험도 그런 객관성, 공정성의 가치에 맞는 방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고교와 선발하는 대학의 자율적 판단은 승복할 수 없고, 결국 소수점 0.001까지도 가려낼 수 있는 객관식 5지 선다형 일제고사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시험제도에 맞추어 경쟁에 이기려는 싸움을 돕기 위해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하고 그것으로 충족되지 않아 사교육이 달라붙는 것 입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이 죽든 말든 그것은 시험에서 승리해야할 당사자들에게는 중요치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입시 경쟁은 이미 사회 전체의 통합적 공동체적 가치를 버린 개인의 승리를 위한 싸움이기 때문에, 피해 입은 아이들과 가정의 문제는 안중에도 없어요. 결국 모든 이들이 피해자인 셈이지만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공교육의 질을 2배 확대하고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약속하면서 자사고 설립 등 ‘고교다양화 300’ 공약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사교육비가 절감된다구요? 거짓말이지요. 이명박 정부가, 수월성을 위해 학교교육을 다양화해야하기에 자사고를 확대해야하겠다, 그러나 사교육은 늘 것이다, 그 대책은 다른 식으로 보완하겠다, 라고 말한다면 그나마 정직하다고 평가하겠습니다. 그러나 사교육을 줄이는 대책으로 ‘자사고 확대’, ‘영어몰입교육’을 이야기하면 곤란하지요. 지금도 특목고 등 50개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입시 사교육이 난리인데, 그보다 입시위주 교육과정을 마음대로 편성할 수 있는 자사고가 두 배 늘면, 사교육 팽창은 불을 보듯 분명하지요.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면 사교육이 줄어든다구요? 아닙니다. 외고를 좋은 학교라 칩시다.(과연 그런가의 문제는 있지만...) 외고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외고가 일반고보다 더 높지요. 과학적 엄밀성이 결여된 원인 분석으로 새 정부 교육정책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반감시키며 사교육을 두배 이상 늘릴 정책으로 우려됩니다. 

   
 
  ▲ "저도 서울대 출신입니다만, 늦지 않은 때에, 서울대 출신들을 모아서 서울대가 우리 교육 전체를 위해 죽는 길을 선택하자고, 제안하고 한번 운동을 해볼 생각입니다. 서울대 출신들이 나서서 서울대 기득권과 대결하면, 국민들은 그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복음과상황 신철민  
 
입시와 사교육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학벌과 대학서열주의 문제를 비켜가서는 안됩니다. 공학적으로 난제이고, 또 지극히 정치적인 주제인지라, 정부나 민간도 그 핵심을 제쳐놓고 대책을 세웁니다. 그러니 다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대학서열주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에 있어 현재 ‘국립대학을 평준화시킬 것이냐, 민영화시킬 것이냐’의 논쟁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좀 단순하게 보고 싶어요. 일단, 초점을 서울대의 위상 정리하는 데만 맞추었으면 해요. 서울대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구름위에 있는 1등 대학이고, 대학들은 2등을 두고 싸우지요. 어떻게 해도 1등은 해볼 수 없는 곳에서 진정한 경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서울대 앞에서 대학들은 이미 경쟁을 포기한 셈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서울대의 질이 뭐 높은가요. 이 서울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저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복잡한 표현 쓰지 말고, 문제의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서울대가 타 대학과 좋은 고교생들을 확보하는 경쟁을 포기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학부 과정 폐지나 개방, 그리고 서울대를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 대책이지요.

그러나 이것 역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당장 서울대가 반발해요. 저는 서울대 문제에 대해 비서울대 출신은 공격하고 서울대 출신은 방어하는 대립 구조는 깨야한다고 봅니다. 서울대 문제는 서울대 출신들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국민들과 나라 전체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서울대가 기득권을 포기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저도 서울대 출신입니다만, 늦지 않은 때에, 서울대 출신들을 모아서 서울대가 우리 교육 전체를 위해 죽는 길을 선택하자고, 제안하고 한번 운동을 해볼 생각입니다. 서울대 출신들이 나서서 서울대 기득권과 대결하면, 국민들은 그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그런 저런 작은 시도들이 모여서 대학서열구조나 학벌 등의 공고한 성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한방에 끝장 낼 수 있는 게 있겠습니까?

한국교회는 교육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입시열풍에 편승해 온 경향이 있습니다. 자녀들의 입시 문제 앞에서는 약해지는 신앙 풍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입시로 인해 교회 중고등부 교육 등이 완전히 궤멸상태입니다. 그래도 교회는 대책을 세울 수가 없어요. 대학입시는 한국교회에서 신앙도 공격할 수 없는 ‘치외 법권’ 지역입니다. 대학입시가 복음이 차지해야할 자리를 대신 점유하고 있지요. 이 문제를 다들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마땅히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가령 설교를 통해서 ‘대학입시, 사교육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을 입시의 노예로 만들지 말라라고 해봤자,“목사님, 당신이 우리 아이 인생 책임질 수 있어요?” 이런 말 앞에 할 말이 없습니다. 신앙으로 이기기에는 사회의 현실이 너무 냉혹한 것이지요. 성공 전망 없이 개인의 무한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운동 전략 중 가장 나쁜 전략입니다. 최소한 내가 혼자 그렇게 하면 세상이 뒤집어지겠구나, 그런 정도의 전망은 있어야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성도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과 더불어, 사회의 잘못된 입시구조와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도 함께 나서야 됩니다.

교회 안에서 추진하고 있는 홈스쿨링이나 대안교육운동은 어떻게 보십니까? 공교육과 대안교육은 어떤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까요?

어차피 공교육에서 해결 못하는 어려운 아이들의 문제는 존재하는 것이고 이들을 위한 도피처로 대안교육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운영하는 대안학교는 위기입니다. 세간의 비판은 ‘교회 중심 대안학교’가 입시교육의 잘못된 교육에 대한 대안교육이 아니라, 입시를 효과적으로 대비케 하는 ‘귀족학교’라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기독교대안학교가 얼마나 많습니까? 지금 사회적으로 아직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곧 폭로되면 교회가 또 다시 수치를 당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서 나설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이 있다면…

어떤 실천을 적극적으로 하기에 앞서서,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 입시위주의 영혼을 파괴하는 살인적 교육에 대해 침묵하거나 오히려 동조했다는 것에 대해서 하나님과 민족 앞에서 회개하는 일이 선행되어야합니다. 입시 경쟁의 대표적 교육이 무엇입니까? ‘야간 강제 자율학습’ 같은 것 아닌가요? 그런 자율학습 우리 나라에서 누가 처음 시작했습니까? 어느 기독교 학교입니다. 적지 않은 미션 스쿨에서 이중시간표 운영하고, 주일 등교 시키는 등의 일을 서슴지 않고 합니다. 한국교회가 시대 속에서 해야 할 제 역할을 위해서 과거 역사와 단절을 선언하는 일이 있어야합니다. 우물쭈물하기에는 무척 늦었습니다.

대담 이광하 편집장 terry33@newsnjoy.co.kr
사진 신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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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만듭시다
새 교육시민단체 6월초 출범 예정

 

사교육비가 국가의 교육예산에 맞먹는 시대, 새로운 교육시민운동단체가 발족했다. 지난 6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 초 출범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했다.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전 대표와 윤지희 교육과시민사회 대표가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준비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교육을 대상으로 싸우자는 게 아니라 입시와 사교육 부담을 유발하는 제도, 환경, 의식을 고쳐 나가자는 운동”이라고 단체의 성격을 밝혔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07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20조400억원이었다. 같은 해 전국 초·중ㆍ고에 투입된 교육예산 26조2200억원의 76%에 달한다. 2004년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무색할 정도다. 이 같은 결과는 사교육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은 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단체의 이름이 사교육을 없애는 게 아니라 사교육 ‘걱정’을 없애는 것으로 합의된 배경이다.

준비위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세상은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혁명으로 앞서 가는데 우리는 전근대적인 대입제도, 오지선다 주입식 일제고사 중심 시험제도에 머물고 있다”며 “몰려오는 ‘교육계 대운하’ 정책에 견주면 ‘경부운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은 그동안 사교육을 마냥 적으로만 몰아세우거나 좌우 이념 대립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교육 시민운동의 한계를 넘겠다는 목표 아래 “더이상 이대로 교육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양심적이며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모든 이”와 함께할 생각이다. 문의 (02)797-4044~5.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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