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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선생님께서 그간 우리 단체에 후원해 오신 여정을 정리하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아쉬움 속에서 후원자로서의 관계를 정리한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후원을 중단하실 때에는 분명 그만한 사정이 있으셨겠지만은, 지금은 상황이 어떠신지요.


저희들은 지난 한 해 수학 포기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지난 가을 통합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8.7%의 감축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올 해는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지난 2014년부터 이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살피고 드디어 2년만인 2015년 말 해당 과제 연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때가 되어 제정 운동을 시작해야 할 상황이에요. 


오늘 선생님께 저희들이 뜻밖의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고심하고 고심하다가 선생님과 저희들이 후원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을까 하는 뜻을 전달하고 선생님의 의향을 여쭙기 위함입니다. 물론 후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 해소된 것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저희들 이야기를 들어 봐주세요.


올해로 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창립 8주년을 맞습니다. 돌아보니 지난 세월은 참으로 아득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저희들이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고, 젊은 시절의 그 속도로 달리던 그 관성을 늦추지를 못해서 몸도 많이 쇠약해졌습니다. 말이 7년이지 돌아보니 10년은 더 넘은 세월처럼 느껴졌습니다. 무릇 나이가 들어가면서 처음 붙들었던 그 기상과 뜻이 희미해지고 마음의 뜨거움은 식어져 가곤 합니다. 그게 자연의 법칙입니다. 무엇보다 이제 그 정도 일했으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의 마음속에서 그 생각을 품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 생애를 쏟아야하겠다는 처음 다짐, 문제를 푸는 유일한 길은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문제의 한 복판에 우리 자신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던 그 고백만 견고해 집니다.


사실 입시 경쟁의 거대하고 집채만한 바위덩이 앞에서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왜소함이나 절망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우리를 붙드는 힘은, 나의 노력 여부와 무관하게 역사의 때가 차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우리 곁에 기어이 오고야 말 것이며, 단지 우리는 이 전쟁 속에 담긴 승리의 필연적 약속을 위해 차출된 군인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이 늘 저희들을 위로합니다.


지난 몇 년 간 ▲느닷없이 외고 입시 제도도 바뀌고(2010년) ▲사교육비도 3년 내리 연속으로 바뀌고(20010~2012년), ▲특목고 입시 학원이 위축되고, ▲사교육은 무조건 좋다는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며, ▲선행 교육 규제법을 제정해서 잘못된 공교육 현실과 사교육 현실을 바로잡는 기틀을 마련한 것도 이 전쟁이 승리할 것이라는 한 증표라 생각합니다.


비단 그것만이 증표는 아닐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이 운동을 기다렸는지, 아니 얼마나 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이 운동을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지난 40년 입시 경쟁의 역사 속에서 어느 누구도 이 운동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때가 차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그러니 8년 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새 운동이 시작되었고, 수천의 부모들이 이 운동을 통해 위로를 얻었다는 것은, 변화의 때가 우리 곁에 훌쩍 다가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렇게 해석해 봅니다. 이 운동을 알고 나서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것을 쏟아 내어 후원을 하고, 또한 함께 배우며 지역모임으로 모이고, 나아가 길거리에서 서명하고 세상의 잘못된 것이 보일 때 용기있게 나서는지 모릅니다. 자기의 것을 다 소진해서 달려가면서도 나는 충분히 수고했다 말씀하지 않으시고, 늘 아이들에게 미안해하며, 그러나 미안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제 조금이라도 빚진 마음을 덜었다는 그 감사함의 눈물과 미소를 접할 때마다, 힘겹게 달려온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입시 경쟁에서 노예로 사로잡힌 아이들을 살리는 이 생명의 역사에, 선생님, 다시 저희와 손을 잡을 수 없을까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야 늘 곁에 있는 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어려움을 뚫고 ‘왜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고, 나는 무슨 뜻을 붙들고 살아가야하는지’ 그것을 성찰하며, 그 답을 찾고 달려가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 운동에 후원자로 참여하심으로, 그 뜻을 그 생명을 발견하고 누리며, 아니 부모로서 아이들을 향해 갖는 빚진 마음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아이들을 살림으로 내가 사는 그 신나는 경험을 다시 함께 누리지 않으시겠어요?


선생님의 후원을 받으며 일해 왔던 세월을 회고하며 늘 감사함을 느낍니다.



2016. 4. 1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윤지희 공동대표 드림



※ 선생님. 혹시 후원 중단할 때의 상황이 정리되어서 다시 저희 단체에 후원을 재개하실 의향이 있으시면, 아래 배너로 의견을 주세요.

※ 혹시 망설이거나 고민이 더 필요하시면, 4월 19일부터 28일 사이에 저희 단체 담당 간사가 전화를 드려서 후원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의견과 후원결정을 말씀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후원과 통화를 다음으로 미루고 싶은 분께서는 역시 아래 배너를 통해 미리 알려주시면, 참고하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