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포해진 마음을 겸허하게 하는 어른 되기..

- '늘푸른 고목나무' 님

 

최영우선생님의 강의는 자녀를 통해 삶속에 체득된 말씀이라 더 공감이 갔습니다. 저 또한 그런 과정들을 겪고 있기에..

 

교사로써 한 길을 끝까지 가보았는가? 나는 수학을 단순하고 어렵지 않게 가르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쉽게 'Yes'라는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들에게 매시간 수학은 beautiful하며 easy하며 fantastic하고 very important하다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강조합니다. 덕분에 아이들도 조금을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구요. 저의 수학에 대한 즐거움이 아이들에게 전해진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6월이 되다보니 저도 좀 지쳤는데 수업시간에 수학이 부진한 아이들을 알려주면서 짜증을 내는 저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순가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또 다시 다음 시간에 같은 모습으로 반응하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내가 이정도로 매일같이 알려주었는데 아직까지도 이 기본적인 것도 이해못하고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헤매고 있단 말이냐.. 정말 너희들은 게으르고 의욕이 없고 안되는 아이들이구나..' 하는 무언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었던 셈이죠.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인데,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되어 학습의 주체인 아이들의 마음과 형편을 헤아리지 못하고 진도와 평가에 얽매여 소모품 취급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거기에는 경쟁학습을 통해 성장하며 자라온 저의 이기심과 교만이 몸에 베어있었구요.그래서 다시금 아이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어제는 폭력문제로 징계를 받은 학부모와 상담을 하고, 오늘은 무단결과로 수업을 빠진 학생과 상담을 하면서, 아이가 현재 모습 그대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며 나름대로의 성장통을 겪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고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경력 24년이 되도록 한해도 교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한 경계를 세우지 못해 좌절감이 컸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내가 느슨하면서 편하게 교사를 감당하며 수업과 아이들을 즐기고 있는 이유 또한 긴장과 무한한 책임감에 대한 끈을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 그리고 아이들 각자의 프로그램을 인정하면서 기다리는 마음이 생겼기때문이라는 것도 생각합니다. 무언가 더 열심을 내야할 것 같은데도 그냥 잠잠히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열정이 사라졌나 의심도 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나와 아이들과 동료교사들과 교육에 대해서 조금 여유로운 마음이 생겼기 때문인듯합니다.

"사랑받는다"는 느낌 없이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는 것이 폭력이라는 것을 자녀를 키우면서 처절히 통감하고 있는 것이며, 아이들은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원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상담할때마다 느끼는 것입니다. 부모나 교사의 역할은 어른이 되어가면서 강포해지는 마음을 겸허하게 만들기 위해 주어진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겪을 것을 다 겪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이 어리석음이란....

오늘 반 아이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저의 사소한 시간의 나눔이 아이에게 큰 격려와 감동이 되었음을 보며 아이의 존재를 사소히 여기지 않고 좀 더 가치있고 소중하게 대하고 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 또한 그 아이에게 진솔한 답장을 해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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