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봄 소식이 들려오지만 코앞까지 왔다는 봄은 어디로 갔는지 여전히 바람 많고 쌀쌀한 수요일 저녁.. 그래도 이번주보다는 다음주가, 그리고 그다음주가 더 따뜻할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만큼, 나 자신도 마지막 강의가 끝날 때쯤엔 얼마나 따뜻해졌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강의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등대지기 강의 때와는 비교가 안 되도록 너무나 좋아진(?) 강의실에서, 소박하지만 맛난 저녁을 나눠 먹으며, 오늘은 또 무슨 말이 나를 설레게 하고 위로하고 채찍질할까 기대하면서 강의안을 열어 보았습니다. 1강이 자기주도 학습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개념에 대한 체계적 이해와 관점을 잡아주는 시간이었다면, 2강은 그런 개념의 내면화와 의식화를 통해 아이와 좋은 관계를 이끌 수 있는 부모준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
인간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사고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노력을 계속함으로 인해, 모든 부모들이 무의식적 숙련단계로 성장하게 되기를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환경 변화로 인해 예전과 많이 달라진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가 해야 할 일, 바른 역할은 무엇일까요. 부모의 뜻대로 하기를 강요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동기를 발견하도록 돕고, 자율적으로 행동 할 수 있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것. 그러기 위해 부모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를 신뢰하는 것, 그렇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어른 우월주의!! 우리는 당연히 어른이 아이보다 우월하다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른 우월주의라는 말이 너무도 생소한거죠. 이런 어른 우월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 감성이 이성보다 당연히 하등하다고 여기는 것, 그래서 아이를 마음으로 신뢰하지 않고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이중구속의 환경 안에서 아이를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 환경의 변화에 따른 차별의 시선이 신뢰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것. 여러번 다시 곱씹게 하는 말들이었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어, 부모가 아이를 자랑거리로 삼으려는 생각을 바꾼다면, 나아가서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아이의 기준 시각이 달라진다면, 간섭만하는 잔소리쟁이 부모에서 아름다운 파트너로써의 부모와 자녀 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셨어요. 그러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역할의 문제를 거론하셨어요. 진정한 부모력은 정보력과 경제력이 아닌 공감이라는 것을요. 학습된 무기력, 한편으론 마음이 아픈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내 아이를 자기 발을 감고 있는 휴지도 못 끊도록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울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감정이 미래에 대한 상상을 지배하고, 그래서 지금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그때 강의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전국에 이 강의를 듣는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지금 우리의 아이들의 상황이겠구나, 그래서 아이들이 택할 수 있는 것들이 서로를 할퀴고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를 극단으로 내모는 것이겠구나 라고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강의가 끝난 후의 분위기는 지난시간보다 더 상기되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부모준비라는 시간이 주는 책임감이 한몫을 했으리라 감히 생각되네요. 부모의 역할을 배우고, 이제 연습하며 살아야 하는 것의 무게감이겠죠.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한주 한주 강의가 이어질수록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주 굉장한 아군을 얻은 것 같은 느낌..
큰아이 초등1학년 때 교과 과목에 대한 사교육을 전부 접었습니다. 왠지 선뜻 내키지 않았고, 뭔지 모르지만 아이와 나를 자꾸 피곤하게 몰아가는 상황에 지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부정적 고정관념들에 갇혀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요즘 다시,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다시금 여기저기서 저를 계속 들썩이게 하는 일이 많은 복잡한 요즘이었네요. 그래서 다시 마음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내 안에서 아이가 달그락 거릴 수 있는 빈자리를 나를 위한 공간으로 채우고 다시금 용기를 내보려고요.
그리고 내가 진정 원하는 금메달을 생각하면서 긍정적 착각으로 나의 뇌를 조정할까 합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불안하지 않게 내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시간을 기다려봅니다. 다음 강의가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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