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뒤집어야 가능해지는게 있다!
3월 20일부터 매주 수요일‘행복한 공부’부모학교에서‘자기주도학습’의 전모를 밝혀줄 강의가 시작되었어요. 7강을 모두 한 분이 진행한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랍니다. 더구나 박재원 소장님은 사교육 영역에서 학부모-학생 상담과 학습 컨설팅, 다양한 강의와 연구를 해오신 분이시기에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이론 중심이 아니라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워낙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주관하는 자기주도학습 관련 교육들이 성행하고, 교육 내용도 부모교육에서부터 학생 학습법 강의까지 다양한 정보의 홍수 속에 있다보니 피로감이 크고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실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느껴졌었거든요.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저와 비슷한 마음이 있었기에, 이번 강좌가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주고 속 시원한 이야기를 해주시를 기대했을 것 같아요.
첫 강의가 열리는 당일, 갑작스레 영하의 기온으로 내리꽂힌 날씨에 차가운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자, 덜컥 걱정이 되었어요. 이 매서운 바람을 뚫고 먼 길 오실 선생님들을 생각하니. 조금이라도 온기를 느끼시라고 소박하지만 흰밥에 우거지된장국, 무생채로 저녁을 마련했답니다. 첫날이라 식사하며 교제하기를 어색해 하셨지만, 같은 마음으로 모여서 만난 동지들이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길 기대해 봤어요. 한 분, 두 분... 아이와 함께 오신 회원님도 계시고, 부부가 함께 참여하신 분들도 계셔서 참 보기 좋았답니다.
올해 열혈 회원에서 상근간사로 변신하신 정승훈 간사님의 사회로 긴 7주간의 강좌의 문이 열렸어요. 100인 강사로 활발히 활동해 오신 정승훈 선생님도 전국의 수많은 수강생들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는 얼굴이 발그레 해지셨어요. 어색하던 시작 분위기를‘강좌홍보영상 속의 듬직한 뒷모습은 누구일까?’라는 퀴즈를 통해 소소한 웃음을 나누며 따뜻하게 바꿔주셨지요.
드디어 단상에 서신 박재원 소장님.‘공부를 잘하는 것은 우연이다’라는 화두를 던지시자, 강의장에 모인 수강생들은 의아해하며 강의 속으로 빨려들어 갔어요. 소장님만의 이해를 높여주는 프리젠테이션 화면과 소장님의 격앙된 목소리에 몰입하게 되었지요.
가장 먼저 공감을 끌어내고,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던 것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정의였어요. 자기주도학습에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대해, 부모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신뢰하고 다독이며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과, 그 속에서 자녀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서만 자기주도성이 나온다는 것이었어요. 자녀가‘스스로’, 공부를‘잘’해서,‘좋은’성적을 내주길 강요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이라 여겨왔을지도 모를 수많은 부모들에게 반성을 안겨주는 한방의 펀치.
첫 강의에서 다루고자 한 것은 자기주도학습의 개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고 정리하여, 이 개념에 대한 전체적 체계와 관점을 바로 잡아주고자 하는 것이었어요. 무엇보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부모가 이미 내면화 하고 있는 개념과 태도에 의해 아이와의 관계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왜곡된 관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죠.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를 다양성의 관점에서 다양한 상황을 전체적으로 깊이 있게 바라보는 것이며, 이는 이미 왜곡되어 내면화된 개념과 태도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따라서 정말 필요한 것은 힘들더라도 다시 개념화하고, 부모와 아이의 관계망 속에서 이성보다 감성적 접근으로 전체적 맥락을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이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의 언어로 정의를 내리고 개념을 바꾸는 연습을 충분히 하셔야 하기 때문에 강의를 듣고 알게 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진행한 그 주의 토요일에 가능하신 분들은 함께 모여 실제적인 노력을 해보고 연습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어요. 아마도 훨씬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데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강의 중간 중간 수강자들에게 질문과 생각거리를 주시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써보는 시간이 주어지다보니 좀 더 역동적으로 강의에 참여하게 되어 어떤 의미에서 참여형 수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흥미로웠어요. 숙제도 많이 내주셨는데 부담감을 덜어주시려고, “河己失音 官豆等可!! - 하기실음 관두등가” 라는 명언을 남기시며, 이 과제들 또한 자기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것만 해보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죠. 개인적으로 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이 되었어요.
저는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를 들었는데, 확실하게 온라인 강의와 달리 오프라인 강의는 집중도가 높더군요. 소장님의 재미난 강의에 큰 웃음과 공감이 되는 순간마다 여기저기서 고개 끄덕임이 커지고, 옆 사람의 웃음과 맞장구, 때로는 탄식을 통해 어느새 공감대가 형성되었어요. 내 아이, 당신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 하는 생각들로 강의장의 분위기가 무르익더군요. 게다가 얼마나 집중하시던지, 강의장 밖의 바람소리와 소란함이 있는 듯 없는 듯 차단되고, 온몸을 앞으로 내밀며 소장님의 얼굴에 수많은 시선이 모아졌답니다. 첫 강의라 수강자 분들 간의 약간의 어색함도 있었지만 강좌가 거듭될수록 마음 나눔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강의가 더 기대되는 것은 조금씩 변화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란 믿음이 생겨서 입니다. 특히 다음 강의는‘행복한 공부 위한 부모준비1’제목으로 부모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 마음을 다독여 실천 가능한 해법을 찾아주는 것이라 더 궁금해집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아이와 함께 마주보며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이곳 강의장에서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강의에서는 다정스러운 눈맞춤과 인사나눔 해요. 다음 강의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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