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대망의 마지막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양질의 풍성한 강의들 속에서 바다 건너 중국을 포함하여 전국 각지의 400명의 수강생 분들과 함께한 2012 등대지기학교의 여덟 번의 강의가 그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기르고 교육 시킬지에 대한 많은 논점과 바른 관점들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모이자 한 인격으로서 우리들 스스로를 돌아보며 배운 것들을 현실의 삶 속에 녹여내야 하는 과제를 남겨주었습니다. 그리고 등대지기학교가 마무리 되면서 따라오는 아쉬움들은 이제 졸업여행으로 그 해후를 풀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꼭 옵니다(새 세상에 대한 희망 전략 보고서)”라는 주제로 마지막 강의를 열어주신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님의 강의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윤 대표님은 학부모 교육운동의 20년 산 증인이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시작한 교육운동가로 정평이 나 있으신데요. 꽃과 음악을 좋아하고 두 딸과 옷을 공유하는 섬세하고 깨끗한 소녀 같은 심성과 함께 중학생 때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의 돌쇠(?)’라는 별명으로 민주화 운동과 학부모 운동을 이어 오신 양면의 이력을 모두 소유하고 계십니다. 상대가 누구든 글쓰기와 토론에서도 상승불패의 전적으로 그 치밀함을 여전히 유지하고 계시는 윤 대표님은 확실히 대단한 분이십니다.
공포감에서 시작한 학부모단체 활동 그리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시작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창업자로 그 산 역사이신 두 분 공동대표님만이 가능한 이 강의는 윤 대표님의 두 딸을 소개하시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95년 윤 대표님의 큰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학교에서 느낀 촌지와 체벌 그리고 사교육의 압박 등 우리 교육의 문제와 현실 앞에서 나름 중심을 갖고 살아오신 윤 대표님도 어쩔 수 없는 충격과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스스로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곳을 찾아 학부모 운동과 같은 모임들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교육운동이 이젠 주객이 전도되어 아이들보다 교육운동에 20여년을 매진하여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고 계시는데요. 그 운동을 시작하시면서 사소한 일들까지 다 실천하진 못했다고 하시지만 그 정신을 갖고 세상의 유혹과 자신의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두 딸을 잘 키워내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얘기한 촌지, 체벌 등을 포함하여 교원평가제 등 우리 교육의 수많은 문제들을 학부모 운동을 통해 다루고 개선해 오셨음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의 본질, 문제점들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는 교육 현실 등을 바라볼 때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정권의 교체와 함께 찾아온 한 토론회를 준비하시면서 사교육문제와 관련하여 새로운 확신과 운동의 방향이 떠오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그동안 교육에 대한 생각과 마음이 일치했던 좋은교사운동의 송인수 대표님과 함께 사교육 문제를 통해 공교육을 살리는 운동을 함께 시작할 것을 제안하시게 되었습니다. 왜 사교육을 해결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공교육의 책임 주체라 하면 정부와 교사를 떠올리지만, 사교육은 학부모와 시민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기에 학부모, 시민들이 주체로 나서는 대중운동성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교사 등은 그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반면 일반 시민들은 자신의 이기심을 극복하면 얼마든지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데 걸릴 것이 없습니다.
당시 기독 교사 운동인 좋은교사운동의 대표직 사임을 준비하시던 송인수 대표님은 이 운동을 시작하시면서 자신의 헌신에 대한 신적 계시와 증거로 교사휴직제를 제시하셨는데 2008년 2월 기적적으로 법안이 국회에 통과 되면서 2008년 6월 1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60명 정도의 회원들과 함께 역사적인 창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현실과 주변의 인식은 불가능해 보이는 운동으로 비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전 지구상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향유하는 입시 고통 없는 세상, 사교육 고통 없는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도 누리며, 공부와 성적 때문에 자살하고 차별 받는 일이 없이 교육과 배움을 통해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계발하고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도록 힘쓰는 운동입니다. 또한, 사교육의 일부 감소가 아니라 근본적 해소를 목표로 하는, 가능/불가능의 문제가 아닌 부모된 기성세대들의 마땅한 사명으로써 그 일들을 감당하는 운동을 위해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핵심 가치 및 전략
1. ‘아직’ 오지 않는 세상을 ‘이미’ 살아내는 사람들이 바꾼다(사람의 변화와 성장을 기반으로 세상이 변화한다).
사회를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개인 곧 자신을 바꾸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설혹 정부와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사회와 제도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시민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확률이 큽니다. 그러나 시민이 주체적으로 바뀌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면 정치인들은 그 바람을 의식하여 제도와 사회를 바꾸게 될 것입니다. 송 대표님이 지난 일곱 번째 강의에서 소개한 역삼각형 신호등의 예화처럼, 바람을 바꾸는 것은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 피해자 그 자신들입니다. 대안이 있어 세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대안세력 그 자신이 대안인 것입니다.
2.이념적 주장이 아닌, 합리적 관점, 통계/데이터로!
수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입시 사교육의 문제, 우리사회 교육의 문제는 정파를 가리지 않고 온 국민들이 힘을 합해야 풀려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특정 이념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유익이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다른 누군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해결해 내겠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그래서 더욱 정확한 실상과 실태, 데이터에 근거해 이 교육 고통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3.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한다.
지난 4년 동안 200회가 넘는 토론회와 강의들을 통해 모든 의문이 풀릴 때까지 끝장을 보는 집요함과 치밀함으로 문제의 원인을 파헤치고 해법을 발견하는 일들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파생되는 주제 역시 계속해서 파고들어 근원적이고 빈틈없는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두 분 대표님은 스스로를 민간정부, 부총리급이라 여기며 그 책임을 다하려 하고 있습니다.
4. 잘게 썬 과제는 반드시 성공시킨다.
큰 과제를 덩어리로 해결하려 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 교육의 거대한 문제들을 잘게 썰어 작은 과제들로 제시하고, 그 작은 과제들은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로 차근차근 해결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시민들에게 도덕적인 부담을 주어 주머니를 열면서도 일은 성공시키지 못하는 나쁜 시민단체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합니다.
5. 모든 재정은 회원의 회비만으로 해결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정부나 기업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습니다. 대중이 그 뜻을 찬동하여 돈을 내지 못할 정도의 운동이라면 그 대중운동은 실패한 운동이라 생각하며, 17명 상근자의 인건비와 경상비, 사업비 등 전액을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운영하고, 새롭고 특별한 사업을 진행하는 일 등 비상시엔 특별모금으로 자체 해결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원칙과 핵심가치, 전략은 계속해서 유지해 갈 것입니다.
거둔 성과(2008.6~2012.10)
성과1 : 등대지기학교를 통해 3천명의 졸업생과 3만 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학교, 교회 등에서의 강연을 통해 사교육 걱정을 이겨내는 시민들 발굴했습니다.
성과2 : 사교육의 실상 조사 및 연구 사업을 통해 아깝다 시리즈 소책자 2종을 발간했습니다. “아깝다! 학원비” 95만부, “아깝다, 영어 헛고생” 25만부를 각각 배포하여, 해롭고 불필요한 사교육이 무엇인지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들을 진행했습니다.
성과3 : 2010년에는 공교육 과정 외의 능력이나 자격증을 요구하여 사교육을 조장하는 행태를 바로 잡아 특목고, 자립(율)형 사립고 등 입시제도 개선안을 입법화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습니다. 학교에서의 공부를 강조하여 그동안의 외고 등 특목고 대비 사교육을 줄이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과4 : 또한 2011년 8월에는 시민들과 함께 온라인 학원을 학원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학원에 지불하는 수강료에 대해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 시키는 등의 학원법을 개정하여 사교육 절감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성과5 : 그리고 4년에 걸친 연구, 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입시 사교육비 제로 7대 특별 공약을 정리하여 선언하고 초등학교 1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2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선행교육 금지법’을 제정하여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해롭고, 도움이 되어도 반칙이며, 학교 교육을 망치는 선행교육을 근절합니다.
2.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해치는 것으로 악명 높은 ‘영어 유치원’을 비롯한 조기영어교육을 바로 잡습니다.
3. 고교체제를 단순화시키고, 고교에 진학하는 방식으로 ‘선 지원-후 추첨’ 고교 입학전형을 전면 도입해서 고입 단계의 입시 경쟁을 없앰으로, 초,중학생들의 고입 대비 사교육을 해결합니다.
4. 사교육이 달라붙지 못하는 ‘선진국 형 학교성적표’를 도입해서 5년 내 학교 시험 대비 학원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도록 합니다.
5. 일부 상위권 대학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날카롭고 촘촘하게 등급을 나누는 현재의 복잡하고 전근대적인 국가 시험을 바꾸어, 대학으로 하여금 ‘대충 뽑아 잘 가르치는 교육경쟁’에 전념하도록, 국가시험을 대폭 손질합니다.
6. 우리 아이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좋은 대학 100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도록 하여, 입시경쟁 부담을 내려놓고 대학을 선택하게 하는 체제를 설계한다.
7. 학벌에 의해서 실력을 측정하려는 기업의 안이한 취업 관행을 없애고 사회적 균형과 형평성에 맞게 인재를 발탁하도록,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 등 취업 공정 경쟁 4대법을 만들어, 불안을 해소합니다.
위 7대 공약 중에서도 국민들의 공감을 불러오면서도 가장 시급한 문제인 선행교육 금지법 제정 운동을 전략적으로 선택하여 지난 4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선행 교육을 유발하는 대학 논술 및 구술면접 등에 대해 규탄하여 시정조치를 하고, 민성원 연구소 등 선행교육을 부추기는 사교육 업체를 고발하는 일들을 포함하여 시민들이 참여하는 1인 시위와 1만인 서명운동, 야외 시민문화제 등의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과6 : 입시 사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자 대학체제 개편과 학벌 사회 변화를 위한 “좋은대학 100 PLAN” 운동을 70개 단체와 연계하여 전개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각 지방을 순회하며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며 보완하여 만든 대학 체제 개편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였습니다.
성과7 : 2000여명의 회원들이 후원으로 함께 해주시고, 전국 각지 40개 지역에서 등대장님들을 중심으로 지역모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100인 강사 클럽을 통해 시민교육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첫 번째 강의를 맡아주신 박재원 소장님을 비롯한 30명의 상담위원님들이 활동하시는 노워리 상담넷을 통해 학부모님들의 걱정과 고민의 짐을 덜어드리고 있습니다. 회원님들과 함께하는 산악회 활동과, 『굿바이 사교육』, 『아깝다 학원비!』, 『행복한 진로학교』 등의 단행본 출판 사업도 이어지고 있지요.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정부와 언론에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활동과 주장을 인정하고, 관심을 갖고 수용하는 것을 넘어 그대로 모방을 하는 사례도 수없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의 캠프에서도 역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정책을 상당히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등 교육과 관련하여서는 단체의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히 커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향후 이룰 성과
2013년 대선을 한 달여 남긴 시점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교육과 관련한 각 캠프의 공약을 평가하는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단체에서 제시하는 16개의 정책 과제와 국민들이 제시한 7개의 정책 제안을 포함하여 23개의 사교육 관련 정책을 각 캠프에 전달하고 그 반영여부를 포함하여 대선 후보들의 교육 정책 공약을 평가하는 운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깝다 소책자 시리즈 『아깝다! 학원비』와 『아깝다, 영어 헛고생!』의 뒤를 이어 『아깝다, 수학 헛고생!』과 진로와 관련된 『우습다, 학벌!』(가칭) 2권의 소책자를 내년 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네 권의 소책자만 있으면 학부모님들에게 필요한 사교육과 관련하여 기본이 되는 바른 정보를 충분히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민성원 방지법”(가칭)과 같은 해악한 학원 운영을 제지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현행 학원법의 문제를 개선하여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조치를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입시 사교육비 ZERO 7대 특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에 따라 전력을 다 할 것입니다.
수고의 대가 : 기쁨과 비난
우리는 입시, 사교육 세상에 심각한 변화를 주는 것을 목표로 일을 할 것이고, 그 일은 필연적으로 이해 당사자의 이익을 침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설득적이고 겸손한 자세로 일을 한다 해도 특정 세력의 비난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칭찬과 박수만 있는 변화는 없습니다. 부담과 비난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그러한 변화를 저지하려는 세력의 비난도 기쁨으로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가장 큰 기쁨은 적극적으로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는 회원님들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에도 여러 미션과 행사의 참여를 요구할 때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물질, 노력을 아끼지 않고 함께 해주시는 회원님들이 우리의 가장 큰 기쁨이요 재산입니다.
이러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운동에 함께 동참해주십시오.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인생을 소진하는 사람의 자녀들은 결코 실패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유익이 아니라 세상의 유익에 헌신하는 삶, 그 자체가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 줄 가장 큰 유산입니다. 우리 부모에게 우리 아이들이 가장 큰 선물이듯이, 우리 부모도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어야 합니다.
수줍은 캠페인 담당 신입 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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