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보다 개천에서 용이 안 나도 살 만한 사회가 더욱 좋은 세상이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문제에 양극화가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경쟁이 좋은 시민이 된 다음의 일이 아니라, 경쟁에서 승리한 자를 좋은 시민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배움이 아니라, 좋은 시민으로 보여지기 위한 경쟁, 앞줄에 서 있어야만 마치 성공한 것처럼 인정되는 세상, 그래서 뒷줄에 서 있는 아이는 마치 존재까지도 부정되는 듯한 세상...무섭고 안타까운 세상입니다.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는 세상 같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엄마! 나 오늘 20점 맞았어요^^.'
'엥! 20점? 아니 점수가 어째...'
'엄마~! 10점보다 높은 점수잖아요.'
일주일 뒤,
'엄마~! 오늘은 30점 맞았어요^^. 잘 했지요? 지난번 보다 10점이나 많네~'
'.....'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집 막내공주와의 대화내용입니다.
받아쓰기를 하는데, 받침이 틀려서 계속 점수가 아래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그래도 신나게 뛰어 와서는 당당하게 보여줍니다. 받아쓰기 점수에 대한 칭찬은 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감사한 점이 보입니다.
'와~! 우리 예하는 무엇을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 됐다~! 성공했어. 언제라도 그렇게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지~!'
요즘에는 받아쓰기 시험 볼 부분을 집에서 연습하도록 합니다. 노력은 하면서 결과에 당당하라고 말하고 있지요. 장기도 잘 두고, 바둑도 조금 할 줄 알고, 자전거 타는 것 좋아하고, 만들기 하는 것 좋아하고, 빵도 만들어 먹고, 가끔 책도 스스로 읽고, 햄스터도 잘 돌보고, 친구들도 좋아하고, 인사 잘 하고, 성격도 좋고..... 우리집 막내공주입니다. 성공했지요?!
첫째와 둘째의 경우는 무엇을 잘 하는지 보이는 것이 있어서, '~~것을 배우고, ~을 하면 누구보다 탁월하게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살 수 있겠다'는 대화를 나누고 있지요! 아직까지 막내공주의 경우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행복하게 일하면서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무엇을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집 공주들을 각각의 학년에서 성적을 기준으로 일렬로 줄을 세우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들 학원에 안 보내고 자신들 스스로 공부도 하고, 할 일도 찾아서 하게 하고 있으니, 항상 문제풀이에 익숙한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앞줄에 서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인 것은 우리 집 세 공주는 아직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 사람의 엄마이지만, 아래로부터의 운동에 참여한 한 사람이라는 것이 감사가 됩니다.
"고등학교 때 한판으로 인생이 판가름 나는 세상이 아니라, 패자부활전이 허용되는 세상. 성적이 한 판 승부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행복하게 잘 할 수 있는 것을 연마하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쫄지 않고 놀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쫄지 않고 놀아도 창의적 인재가 양성되어지고, 더욱 행복한 세상이 될텐데요!! 교사의 감시 하에 아이들이 절대 놀 수 밖에 없는 시간을 배정하는 공교육제도가 만들어지고 시행되어지면 좋겠습니다.
아래로부터의 운동과 공교육제도가 어우러져 우리나라의 교육이 행복을 만들어내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양극화되고 우울한 이 사회가 용이 안 나도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그렇게 되어야 하지요! 저는 꼭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등을 통해서 이미 아래로부터의 운동은 진행되고 있고, 깨어 있는 분들이 교육개혁을 논의하고 있으니 기대해야지요!!
뜻밖의 만남을 통해 아이들 교육에 대한 저의 소신이 격려 받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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