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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5강 강의스케치] 조국교수, 교육문제는 사회문제와 맞닿아있다.

등대지기 학교 다섯번째 시간은 한국사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법학자 조국 교수님께서 이어주셨습니다. ‘강남좌파’, ‘진보진영의 꽃미남등의 수식어를 비롯 최근 김용민 평론가의 저서 조국현상을 말한다가 인기리에 판매중인 것을 보면 현재 조국 교수님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것만큼은 사실인 듯 합니다. "학문과 앙가주망(사회참여)은 나의 운명"이라는 트위터 자기소개 글처럼, 법학 연구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관된 사회참여를 실천하며 살아온 조국 교수님, “대학체제와 일자리를 말한 교육 및 대학개혁의 기본방향이란 제목으로 등대지기학교 강의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20:80의 사회, 교육양극화가 사회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

조국 교수님은 법학자로서 거시적인 시각에서 교육문제사회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누리고 있고, 중산층의 하양분해는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사회격차를 좁히고 극복하는 기회를 얻으려하지만, 오늘날 정상적인 교육시스템이 붕괴되어 오히려 소득격차교육격차로 연결되는 양극화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사실에 심각함을 공유했습니다. 


교육격차의 중심에는
사교육이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온 사교육 문제’, 법학자의 시각에서도 이것은 중요한 사회문제의 요인이었습니다. 한국의 사교육비는 OECD 가입국가에서 1위였고, 이는 평균 국가들의 10배정도 차이나는 엄청난 비용이라고 합니다. 조국 교수님은 이런 상황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월수입의 절반을 사교육에 퍼붓는 미친 사회라고 일축했습니다. 이것이 교육인지 사육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한국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엄청난 시간을 공부하면서 보내고 있지만 그 효과는 행복하게 공부하는 핀란드 학생들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방정환 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조사결과 한국 어린이와 청년들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어려운 공부를 미리 하는 선행학습을 당연히 여기는 사회의 풍조 또한 심각한 문제라는데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에게 반칙이라고 하는데 비유해 한국은 교육과정에 공정성이 상실되고 있음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조국 교수님은 무엇보다 이러한 한국의 사교육 시스템을 둘러싸고 노동, 주거, 생활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모든 고통이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핵심요인은 등록금이다.

한국은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맞았고 OECD에서 미국 다음으로 등록금이 비싼 나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국 교수님은 대학등록금이 사회양극화를 가중하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 대학생들의 비극적인 현실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옛날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학업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에 비해, 오늘날 대학 등록금은 너무나도 비싸서 학생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경우 휴학은 기본으로 몇 번씩하고, 학업을 집중해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학점은 물론 장학금이 기회도 없습니다. 또한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시간적 환경적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의 기회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학에 나와야만 인정받는 사회문화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서 계층이동을 기대하지만 한국사회는 점점 교육격차를 만드는 벽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조국 교수님은 학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서도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80% 안팎으로 독일(36%) 일본(48%) 미국(64%) 등 선진국은 물론 OECD 평균(56%)보다 턱없이 높아 학업인플레의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조국 교수님은 이러한 자료를 통해 유럽의 경우 필요에 의해 대학에 진학해도 되는 사회문화를 소개하며, 한국사회가 학력에 의한 생존의 압박과 모멸감을 떨칠 수 없는 비정상적 상황임을 꼬집어 밝혔습니다.

 

경쟁은 경쟁을 낳아 결국 유치원생들까지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게 만들 것이다. 학교는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교양을 쌓는 과정이고,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다음의 일이다.”라는 에르키 아호(핀란드 교육청장)의 말을 인용하며, 변화를 위한 첫걸음은 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조국 교수님은 교육선진국으로 정평이 난 핀란드의 사례를 들며 현재의 건강한 체제가 만들어지기까지 소신있는 정치인, 교육전문가들이 일관된 정책을 갖고 안정되게 교육체계를 만들어가도록 국민들이 어떻게 신뢰하고 함께 했는지의 문화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조국 교수님은 강의 때마다 영감어린 아이디어로 전 세계 광고시장이 주목하는 이재석 씨를 소개한다며, 지방대 출신이라 국내 취업전선에서 인정받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로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사례를 통해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반영시키지 못하는 일극형 단일 피라미드 형식의 현재 대학체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을 것을 주문했습니다.

 

교육문화와 함께 법과 제도를 바꾸자.

조국 교수님은 교육문화의 변화와 함께 법과 제도 역시 달라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민간기업의 고용이나 국가 자격시험에서 대학을 적지 않는 학력차별금지법’, 국공립대학은 물론 일정금액 이상의 국가재정 지원을 받는 사립대학도 사회통합과 계급적 배려를 할 수 있는 지역 및 계층균형선발제’, 지방거점 국립대학를 특성화해서 수도권으로 인재가 집중되는 것을 완화하고 지역에 인재를 고루 등용 및 배치 할 수 있는 지방국공립대 위상강화 및 지역산업과 연동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이 당장 핀란드와 같은 상황으로 정착될 수는 없을 지라도 자연스럽게 학벌지역격차를 해소하면서 과열된 경쟁을 건설적으로 완화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음을 전망했습니다. 그 외에도 민주노동당이나 민교협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책적 비전들을 소개하면서 대안을 만들어가는 노력들에 귀기울이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조국 교수님들은 무엇보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선거 참여가 중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교육격차가 완화되고 사회양극화를 줄이는 일, 개인들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을 휩싸는 불안을 떨치기란 어려운 일이기에 제도의 변화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선거기간엔 국민들의 눈과 귀가 정책과 정치에 집중되면서 평소보다 10배이상의 정치교육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국민들이 유권자이자 납세자로 당당하게 변화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여야한다고 합니다. 밑에서부터 다수의 시민들이 한 뜻을 모아 정치인들을 압박하고,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또한 그들이 당선 초기에 집중력있게 정책 입안을 할 수 있도록 움직이게 만드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습니다.


교육문제와 사회문제를 함께 바꿔나가자

결국 교육문화와 정치가 함께 맞물려 바뀌는 것이 변화의 초석이라는데 모두가 공감했습니다. 강의의 끝에서 이 모든 것(교육개혁과 정치참여)은 우리 아이들의 삶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라며 개인의 차원을 넘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 또한 선거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체감했습니다. 법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사회 교육의 문제, 교육격차에서부터 법과 제도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통전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명강의였습니다. 무엇보다 작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함께 큰 일을 만들어 갈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대학체제 개편'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소통하고 많은 이들과 함께 그것을 구현해나가는데 기쁘게 달려가고 싶은 커뮤니케이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