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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행복한 진로학교(1~2기)

[진로 2강 강의스케치] 중소기업, 더 이상 루저들의 선택지가 아니다! (주상완 사장)


본 내용은 2010년 11월 11일 진로학교 강의 중 제2강 주상완 사장님의 ‘중소기업, 더 이상 루저들의 선택지가 아니다!’ 강의스케치입니다.


중소기업, 더 이상 루저들의 선택지가 아니다!

11월 11일, 많은 이들의 관심과 열의로 시작한 진로학교 2강이 있는 날이다. 지난 1강 이해웅 소장님의 강의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많은 분들이 강의를 시청하였고 강의 소감을 나누는 게시판은 많은 부모들의 고민거리와 공감으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이제는 실제적으로 사회의 각 현장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첫 번째 시작은 씨앤엠 로보틱스의 주상완 사장님이다. 사실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대학졸업생이 갈 곳이고 우리나라 기업 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실상 우리들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들어가기를 꺼려하며, 부모들은 우리자녀 만큼은 중소기업에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루저들의 선택지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강의를 통해서 ‘과연 중소기업이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정말 기피할만한 선택인가?’ 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고민하려고 한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사장은 정말 바쁘다.” 송인수 대표님의 표현을 빌려 “훅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나약한 외모”를 가진 사장님은 우리가 익히 듣던 대로 많은 업무와 연구로 잦은 야근을 하신다는 말과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보며 본인의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준비해 오셨다.

지금도 고등학교 기숙사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는 사장님은 금오공고를 다녔다. 하지만, 실상은 학교생활 대부분의 시간이 학교를 가꾸는 작업과 군 훈련으로 채워진, 학업과는 먼 생활을 했고 심지어 고3이 되어서야 미·적분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이후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연중데모와 휴교령이 난무하는 방황의 4년을 가난한 자취생의 신분으로 보냈고, 거의 군대생활과 다름없었던 고등학교 생활에 이어 대학시절의 ROTC 군사훈련, 졸업 후엔 군 장교 복무로 이어지는, 군대와의 10년여의 긴 인연의 시간을 보내는 고달픈 젊은 날의 세월을 들려 주셨다.

 

인생의 제 1 전환기 : 고교시절

군대와의 긴 인연으로 대변되는 고등학교와 20대 초반의 시절은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깝다. 하지만 사장님의 저력은 그러한 악조건에서 강한 끈기와 함께 드러나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 생활 중 아침8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주어진 기계조립 시간이 있었는데 하루 종일 기계 앞에서 살면서 보내는 고된 시간이었다. 일부 친구들은 방황과 회의로 도망가기도 했지만, 사장님은 우직하게 인내와 끈기로 기계와 씨름하며 몰두하며 살았고 그 노력으로 기능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메달을 따기도 했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 정작 배운 것이 거의 없었기에 대학시절과 군 생활에는 스스로 ‘오래 앉아 있기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1시간도 제대로 앉아 있지 못했지만 되든 안되든 우직하게 앉아서 책을 보는 훈련을 한 것이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이 때 기계와 씨름했던 것과 앉아 있기 훈련을 한 것이 인생 진로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는데,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고, 뜻을 세우고 무언가를 끈질기게 노력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였다.

군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는 중 대학생활 중 교직이수가 인연이 되어서 교직을 시작했다. 서울 직업학교에서 기계, 설계를 가르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취업시키는 일을 했지만 3년의 시간 후 교직에 대한 회의와 반성으로 교직을 내려놓고 다시금 유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막막했던 일본 유학생활을 끈기와 인내로 또 한 번의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다.

일본문부성 장학생으로 오사카대학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유학생활의 초반은 정말 절벽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막막함이 컸다. 유난히도 어려운 제어공학을 공부해야 했는데 대학시절 배운 것은 많지 않았고 고작 대학교 4학년 때 휴교기간을 이용해 대학생들이 보는 책을 몽땅 사서 혼자 공부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도 유학생활 10년 전에 했던 일이다. 결국 다시 한 번 특유의 끈기와 인내로 승부하는 것 밖에 없었다. 사장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새벽별 보기’의 시간을 5년을 보냈다. 꾸준한 노력과 인내는 고등학교 때 기계 앞에서 살았던 것을 몸의 세포가 기억하며 서서히 보답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계하고 신경도 써주지 않았던 공작센터의 전문기사들은 이내 실력을 인정해주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결국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오사카대 부교수로 임용되어 배우며, 가르치고,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 사장님은 특히 일본의 성숙한 토론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장님의 도전은 거기서 머물지 않았다. 학자로서의 한계를 느꼈던 사장님은 결국 귀국을 결정했고 지금의 씨앤엠 로보틱스를 창립하였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기업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지 않은 수업료를 치렀다. 반면에 눈에 띠는 성과들도 많이 있었고 이제는 국내 및 일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맨땅에 해딩 하듯이 시작했던 사업인데 또 다시 특유의 인내와 끈기로, 변변한 인맥과 사업수완 없이 지금의 성과를 이룬 것이다. 사업을 통해서 차후 모교(금오공고)에 기여하려는 사장님은 학생들이 마음껏 배우고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앞으로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미래를 만들어 갈 아름다운 모습의 그려지면서 한 사람에 대해 일종의 경외감마저 드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어쩌면 중소기업은 더 이상 루저가 아니라는 희망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또 우리가 궁금했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것에 대해 기대한 만큼 많은 것을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장님처럼 많은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일생을 인내와 끈기로 기능에 몸 바쳐 살아온 삶을 볼 때 무엇이 위너고, 루저라는 것은 조금은 어리석은 질문인 듯하다. 비록 지금은 우리 아이가 뜻이 없는 것 같고, 더디게 가는 것 같아도 아이의 장점을 발견하고 격려해 주면서 뜻을 품고 진정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우리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진로에 정답은 없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비록 아이들의 삶이 우리가 기대하는 직선이 아닌 곡선의 삶 일지라도 그 곡선의 굴곡 하나하나는 우리 삶에서 버릴 것 없는 삶의 큰 의미와 힘이 될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아직은 무엇이든 새롭게 도전할 용기와 실패할 각오도 가진,
아는 것보다 배울 것이 더 많은, 경험한 것보다 경험할 것이 더 많은, 꿈 많은 젊은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