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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나의 교육열은 공적일까, 사적일까?

본 게시물은 2010년 제4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이 제4강 '사교육걱정없는 미래형 교육제도를 상상한다(강사: 이범)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18조 구리,남양주,양평 - 정호성(지송맘)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낸 강의는 참담함과 답답함 그 자체였습니다.
제도적으로 경쟁력없는 교육 현실, 열악한 교육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첩첩산중임에 틀림없는 지금의 교육모습입니다. 거기에 학업흥미도 없이 '혼날까봐' 하는 공부는 아이들의 무기력증을 가져오고 있다니 정말 교육제도를 대수술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 범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점이 이렇게까지 심각한지 몰랐습니다. 그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 또 영어공부, 수학공부에 열올리는 주변 엄마들을 보고, 학교 시험  몇개 틀렸는지 틀린개수에 연연해하는 주변 엄마들보며 대충 감은 잡았지만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줄은 미처 몰랐답니다.

요즘 많이 오르내리는 핀란드 공교육 모델이 마냥 부러웠는데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교육제도일까요? 불가능을 성공으로 바꾸기위해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저는 그 답을 바로 여기 '사교육없는 세상'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벌써 첫발을 내디딘 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강의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부분은 두 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부모들의 교육열이 반쪽짜리 라는 지적입니다. 교육열이 사적으로 반쪽만 있고, 나머지 공적인 부분으로 갖추지 못해 올바른 교육열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 역시 이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인정하게 되네요. 저도 그간 내 아이 공부 잘하게 만드는 공부 방법과, 성적 올리는 데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니까요. 정말이지 학부모총회가 왜 평일에만 개최되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 없는 학부모였고, 다른반이야 어떻든 내 아이반 아이들과, 담임선생님만 괜찮으면 된다는 개인적 안일주의자였던 셈이지요. 지금은 그런 무의식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좋은 책과 강의를 접하고자 노력중이지만 아직 갈길은 멀기만 합니다. 부모들의 교육열만 공공화했더라면 과연 교육이 이렇게까지 황폐화되었을까요?

두번째는 개인간 '경쟁'만 시키면 과연 집단적 '경쟁력'이 높아지는가의 문제제기였습니다. 개인간 '경쟁'이 내면화된 아이는 결코 사회속에서 원하는 '경쟁력'을 이룰수 없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경쟁만 시켜 살아남으면 뭐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은 아이에게, 이 사회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비워두었던 나머지 교육열의 반쪽을 이제는 채워야겠습니다. 학교 시험에서 '1등이 누구야?'라는 물음을 거두고 '수고했어'라는 말로 대신하렵니다. 내년엔 학부모총회를 토요일이나, 평일 저녁에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건의도 해 볼 요량입니다. 그렇게 나의 교육열을 공적영역으로 조금씩 확대해나가야 겠습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만신창이된 교육제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요?  가다 흔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사교육없는 세상'이 절 꽉 붙잡아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저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야할 좌표를 손에 얻었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