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중요하다.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국공립대통합네트워크에 연고대는 절대 참여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공공성을 완전히 버리고 우리가 또다른 서울대가 되겠다고 나설 것입니다. 일류 사립대 이류 국공립대의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요. 연구중심대학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은 사립대를 어떻게 제어하냐가 지금의 구조를 타파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우리나라 사립대중에 연고대도 국고보조금을 전체 예산의 20%정도 받고 있어요. 그렇게 많은 세금을 쓰면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학운영을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것도 아닌 학생선발과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합의된 방법을 쓰라는건 가능하겠죠.
미국은 내일 SAT를 봐도 오늘 정상 수업을 한다.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가 대학진학을 위한 교육을 하는 것과 정상적인 교육을 하는 것 중 어느것이 옳으냐를 나누는 걸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들 생각하세요. 그러나 이건 이상과 현실으 괴리가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두모델중 어떤걸 택할것인지 문제예요.
영국은 고교과정을 대입예비학교 2년제로 운영하면서 학교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해요. 내신과 대학입시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죠. 대학에서 배울 4,5과목을 고교에서 전문적으로 미리 배우는거죠. 반대로 미국은 내일 SAT를 봐도 오늘은 정상수업을 합니다. 정규수업시간에 SAT문제를 푼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물론 최근에 한국 학원들이 생겨나면서 방과후에 문제를 풀어주는 곳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두 개의 모델이 완전히 섞여 있어요. 빨리 진도를 나가고 수능문제 풀고 하는 식이죠. 구조적으로 교육이 비효율적으로 되어있어요. 선생님의 성의, 실력과 전혀 상관이 없죠.
학교를 기본만 다니고 옵션은 안다니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처벌을 받아요. 엄밀한 의미에서 의무교육이라기 보단 강제교육이죠. 헌법 31조에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나와있어요. 헌법상 취지는 등록금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부대비용과 급식까지 포함한 의미인거죠. 학교를 기본만 다니고 옵션은 안다닐 수는 없잖아요? 민사고가 기본만 다니면 엄청 비싼 학교는 아니예요. 그런데 옵션이 엄청나죠. 3년에 8천만원 가까이 듭니다. 기본만 하고 옵션은 안하는게 어려운 구조기 때문에 기초적인 부대비용이나 급식까지 무상개념에 포함되어야죠.
대학에서 뭘 전공할지 상관없이 무조건 국영수!
드물긴 하지만 이과학생들 중에 수학에 재미를 느끼고 자신이 있어 수학이나 물리학과 등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이 아이들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애들보다 수학 사교육 의존도가 조금 낮죠. 그런데 틀림없이 언어나 외국어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대학에서 뭘 전공할지 상관없이 무조건 국영수가 중요하니까요. 영국같은 경우는 전체 공통 과목이 하나도 없고 프랑스는 철학하나예요. 우리는 철학을 전공할 아이와 기계공학을 전공할 아이의 시험문제가 80%가 같죠. 무조건 국영수로 뽑는건 굉장히 불합리한 시스템입니다.
행복하게 사는건 영재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여자랑 결혼하냐에 따라 갈린다.
제가 우리나라 영재 1세대예요. 경기과학고 3기인데 동기중 진짜 영재로 분류된 아이들이 약 10여명 정도 됩니다. 그들은 정말 어려운 책을 기타치며 보고 누워서 보고 그래요. 저의 주제를 파악하게 해줬죠. 그런데 지금 그들을 보면 다 고만고만하게 살아요. 결혼해서 이혼한아이도 있고, 이혼 두 번한아이도 있고, 자식도 없이 이혼한 아이도 있고... 요즘 우리나라에서 영재학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데 영재가 그렇게 많지가 않거든요. 그리고 아이를 진정 행복하게 살게 하려면 이런데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이성친구를 잘 만나게 해서 조화가 되는 배우자와 결혼하게 해야 해요.
일반고에서는 수월성, 특성화 교육을 할 생각이 없다.
특목고를 만드는 명분은 일반고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수월성, 특성화 교육을 하겠다는 겁니다. 결국 일반고교에서는 이런 교육을 할 계획도 없고 의지도 없다는 겁예요. 그러나 일반학교에서 더 외고보다 다양한 외국어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요. 중고통합 학점제, 절대평가제, 교외학점취득제를 시행한다면 3-5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특목고 폐지가 가능합니다. 특목고가 필요하다는 명분 자체를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춰야해요.
대한민국 선생님은 노예다.
저는 학원의 단과반 담당이었기에 자유를 만끽하며 가르치고 싶은 대로 가르쳤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한학년의 과목을 두 선생님이 나눠서 가르친다면 학년별 석차를 매겨야 하기에 서로 똑같이 가르칠 수밖에 없어요. 시험문제도 똑같이 내고, 수행평가, 독후감 등도 모두 똑같이 내야 하죠. 한 선생님이 문학을 가르치던중 난중일기를 읽고 토론을 시키려면 다른 선생님도 그걸 하게 만들어야 해요.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개선되고 발전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죠. 획일적 교육의 원인은 다른게 아니라 학년별 석차제도에서 오는 겁니다. 대한민국 선생님은 마음대로 아이를 가르칠 수 없는 노예에요. 교사해방운동을 먼저 해야 합니다.
우리는 물고기를 떠먹여 주는게 아니라 알아서 먹으라고 던져주는 주마간산식 교육이다.
우리의 교육은 물고기를 잡아서 떠먹여 주는 교육이 아니예요. 그냥 학생들에게 아무렇게나 던져주고 알아서 받아 먹으라는 교육이예요. 그럼 사교육 받고 잘 받아먹는 애들은 잘 받아 먹고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는 애들은 먹고 체하거나 뒤로 밀려 아무것도 받아먹지 못하죠. 그렇게 주마간산식으로 해놓고 먹고 난 다음에 잘 받아먹은 순으로 일렬로 줄을 세우죠.
아들, 딸을 키우는게 아니라 증손자․손녀를 키운다고 생각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가 33명정도 됩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40명이더군요. OECD 평균의 두배에 육박하죠. 최소의 두배가 아니라 평균의 두배예요. 그런데 기성세대는 이제 문제인줄 몰라요. 자신들이 다닐 때에 비하면 좋아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100년 걸려 이룩한걸 일이십년 걸려서 하는 압축성장을 거친 나라예요. 우리의 한세대 차이가 선진국 서너세대 차이와 비슷한거죠. 세대차이가 극심할 수 밖에 없어요. 아들, 딸을 키우는게 아니라 증손자, 중손녀를 키우는 꼴이죠.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경험에 투영해 비교하면 안됩니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들은 결국 고시족이다.
내신, 수능 등 개인간 경쟁에서 모조리 1등한 아이들이 결국 서울대에 갑니다. 경쟁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죠. 그런데 그 학생들 지금 뭐하고 있나요? 지난주 서울대에서 강연을 했는데 ‘그래서 여러분 지금 결국 고시 공부하고 있자나요?’ 하니까 아무도 반문을 못하고 숙연해 지더군요. 치열한 경쟁자들을 모두 이기고 여기에 선 사람들이 그방식으로 끝까지 승부를 볼수 있는 방법은 고시거든요.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의 현상황입니다.
우리 교육의 모듬 수업은 진도를 안나간다는 인식이 강해요. 그렇지만 핀란드의 모듬 수업은 서로 가르쳐 주며 진도를 나가요. 그러면 가르쳐준 사람도 가르치면서 도움을 받아요. 개인간 경쟁이 내면화된 아이들은 오히려 집단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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