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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곡선의 미학


* 본 게시물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이 제6강 '사교육걱정없는학교를 그린다'(강사: 이수광)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14조 - 배태석(짱이아빠)

이수광 선생님의 강의, 참 좋았습니다.
역시 좋은 강의는 과거의 여러가지 기억들을 반추하고 반성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과연 나의 지난 청소년기는 경쟁이라는 단어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었는가 생각해 보게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교육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제가 받아온 교육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잘 찍기 위한 공부였지요. 늘 이렇게 공부해서 어디에 쓰나 고민하게 만드는. 어쩌면 그렇게 일관되게도 좋은 점수 받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12년동안 가르침을 받아왔는지.
이수광 선생님의 여러가지 말씀들이 다 편협한 제 시야를 넓혀주시는 말씀이었지만, 특별히 공공의 교육, 공헌하는 교육이라는 부분에서 마음이 떨렸습니다. 아 바로 그것이구나.
이제까지 한번도 공교육의 테두리가 좋은 인성을 가진 인격체를 만드는 교육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겝니다.
좋은 성적을 만들고, 어떻게든 한정된 기억의 용량속에 보다 많은 지식을 담기 위해 만들어내는 모든 모양의 방법론들. 이것이 제가 아는 교육의 총체입니다. 그러기에 학교에서 아이들의 인성을 위해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어색하고, 그래서 이런 것을 공교육에서 가르치기를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 자체도 이상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 중 3분의 일은 입시와 전혀 무관한 것을 가르치신다는 이우학교의 이야기는 매우 신선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완성된 인격체를 만드는데 목표가 있다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낯설었습니다. 누군가가 그랬던 것처럼, 한 사람이 내딛는 열 걸음보다 열사람이 내딛는 한 걸음이 더 중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한국사회는 그 누군가의 열걸음을 응원하고 그 열 걸음이 한국사회를 선도할 것인양 호도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진 재능이 공익을 위해 사용되기를 희망하는 따뜻한 인성을 지닌 사람들, 그런 인격체로 인도할 수 있는 것이 교육의 힘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학교를 꿈꾸는 일에 저도 동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에 내몰려 메마른 심성을 가진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나 다른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삶을 함께 해주는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갖춰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못된 행복 프레임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쉬어가는 것이 비난받지 않는 세상, 내가 남보다 빨리 갈 수 없어도 설령 낙오돼서 머무른다 해도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곡선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제 그 시를 낭독하시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등대지기학교" 담당 간사

 등대지기학교 뉴스레터지기이자 사무실 막내 유쾌발랄 간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