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강의중 5강 신을진 선생님의 '스스로 학습방법으로 아이들 키우기' 강의스케치 입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공부란 무엇일까? 지겨운 것, 어려운 것, 엄마잔소리 등등. 그런데 5강 「스스로 학습방법으로 아이들 키우기」의 강연자로 나선 신을진 교수가 재믹하는 사이버대학에 들어오는 30대의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말이 달라진다. 끝없는 열정, 도전과 탐험 등 아이들에게서 듣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우리는 최소한 12년을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한다. 12년동안 한길을 판 사람은 그 부분에서 전문가로 인정 받지만 공부는 그렇지 못하다. 여전히 어렵고 껄끄러운 대상이다.
아이들에게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따라 다음에 취하는 행동이 달라진다.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 공부를 아이큐에 연결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보다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공부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녀는 공부의 가장 큰 적이 안되는 이유를 아이큐와 같은 머리탓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로 자신에게 상담을 받은 학생중 교수가 되고 싶은 학생이 있었는데 이 아이는 레포트를 쓸 때 책을 한번 이상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레포트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레포트 성적이 잘 나오지 않지만 다시 한번 책을 읽지는 않는다. 평소에 교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규정했는데 자신이 한번에 이해를 하지 못하면 교수가 될 수 없다는 불안감에 그런다는 것이다.
지능에는 두가지 관점이 있다. 결정된 것이라는 실체적 관점과 노력에 따라 변해 간다는 도구적 관점이 그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초등학교때 바로 이 지능의 함정에 빠진다. 신을진 교수는 이 오해를 방법의 잘못을 찾는 방향으로 바꿔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초등학교때는 어느정도 지능의 영향을 받지만 점차 학년이 올라가고 특히 대학에서는 지능은 학습력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단순히 공부법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그저 열심히 하란 말과 같게 느껴진다. 막연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아이가 그 상황에서 고민할 때 구체적인 방법 오레엔테이션을 제시해 주라는 것이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아이에게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을 아이와 합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도 나름대로 바쁜 일정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면 반발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은 관찰을 통해, 중학교 이후 아이에게는 자기가 써보게 하는 식으로 동선을 파악한다. 그 다음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한을 정한 후 아이와 합의를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아이만의 일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학교 갔다와서 친구와 놀고 텔레비전 보고 밥 먹고 잠자는 나름 빽빽한 시간이지만 아이는 이 안에서 스스로 시간을 찾아낸다. 아이들과 계획을 짜는 것이 상담선생님은 가능하고 엄마는 평소에 불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 아이의 일정을 존중해 주느냐 마느냐의 차이에 있다.
특히 계획을 세울때 상품은 좋은 당근이 된다. 신을진 교수도 상품을 거는 것의 효과를 인정한다. 다만 여기서도 주의할 것은 결과적인 목표가 아니라 과정 지향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가령 점수를 목표로 걸고 상품을 걸었는데 아이가 실패하면 가슴속에 좌절감이 자리잡는다. 이는 다음번에 더 큰 상품을 걸어도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리고 상과 벌은 엄마자 주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주는 것을 자각 시켜 줄 필요가 있다.
엄마와 아이는 항상 자율권과 신뢰를 놓고 싸운다. 아이는 무한한 자율권을 원하지만 부모입장에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관리를 하는 것도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다. 고등학교때 봉사활동을 잡아주고, 대학에 와서 수강신청까지 대신해주는 부모가 되고싶지 않은 이상 자율을 주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신교수가 제시한 자율권은 초등학교때는 객관식, 점차 커가면서 주관식 자율권을 주는 식이다. 가령 유치원 아이가 옷을 입는 경우 당해보라는 식으로 너 입고 싶은 옷을 입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을만한 옷중에 자신이 고르게 하는 식이다. 아이는 자기가 선택을 했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와의 관계에 이어 진행된 공부법에서는 제대로 읽는가, 외우는가, 내 것으로 만드는 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아이들이 책을 읽어도 무슨 이야기 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이 되는 부분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교수는 이때 아이들이 책읽기 위한 준비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라고 충고했다. 5분도 안걸리는 작업이지만 내용을 먼저 머릿속에 그리고 책을 읽느냐 아니냐가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학습만화책도 글씨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그림만 주로 보기에 방해가 된다. 반면에 글씨를 깨우치고 상식을 위한 학습만화는 많은 도움이 된다.
외우는 법은 학교나 학원 등에 이야기 지어 외우기, 앞글자로 외우기 등 다양한 노하우가 많지만 아이들은 이 방법을 잘 쓰지 않는다. 자신이 만들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는 엄마가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자신이 만든것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면 아이는 비웃을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자신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의 가장 중요한 단계인 채점을 아이가 하게 해야 한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인데 아이가 문제 풀고 던져주면 엄마가 고민하면서 채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엄마만 공부하는 것 일뿐 아이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가 틀리고 모르는 것을 찾는 학습을 반복하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신을진교수는 스스로 공부법이 당장은 점수에 영향이 없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평생 가지고 갈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시험은 잘보는데 공부는 못한다고 스스로 자책하는 서울대생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믿음이다. 수많은 유혹꺼리를 만나고 난관에 막혔을 때 아이는 흔들려도 그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보자. 그 시작은 아이와 잔소리가 아닌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젊고 꿈으로 가득한 대학생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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