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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 뉴스레터 ②] 강의스케치 -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면...'

[등대학교 뉴스레터 ] 강의스케치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면...'


- 닉네임 '후엠아이' 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뭐든지 할 수 있고, 뭐든지 아는 지혜가 부러웠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과연 우리는 다 할 수 있고 다 알고 있는가.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 덕분에, 그저 세월이 어른 되게 해 주는 것이 아님은 배웠지만, 진짜 어른다운 삶을 눈으로 보고 싶은 목마름은 더 간절해졌다.  

2015년 등대지기학교에 가장 핫(hot)한 어른이 오셨다. 애니메이션 UP의 칼 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외모의 채현국 님. 그가 부모 노릇 잘 하고 싶어 모인 우리에게 들려 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드디어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부모 각자가 연구해서 찾으세요. …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 자식에게 점수 잘 따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내 생각을 생각 하는 법을 가르치세요. … 결국 무엇이든 아이 자신이 하고 싶어서 신나게 해야 합니다. … 부모들은 자식 걱정 말고, 자기 미래를 걱정하세요. 운 없으면 120세까지 살아야 합니다. ”

 

미비한 고전 연구의 문제점으로 시작해 ‘내가 지금까지 한 말을 모두 잊어 달라’는 당부로 마무리 된 강의. 그 안에는 우리가 가져야 할 용기, 아이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자발성, ‘아는 것&모르는 것, 옳다&그르다, -이다&아니다, 영악함&현명함’의 차이점, 종교, 자기 합리화, 자본주의 운명, 학교의 실체, 잠의 중요성 등 생각할 거리들이 가득 채워졌다. 


“저는 숙제를 드리는 사람이지, 대답을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행복이 인간의 의무인 줄 모른 채 남의 기준에 맞춰 살고, 자녀도 남의 방법으로 키우고 있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에게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평소 얼마나 나만의 생각을 만들지 않고 있는지, 얼마나 즉각적이고 명쾌한 답만을 쫓는지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의 창의력 향상을 위해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학습지와 학원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는 부모가 있다면 “제발 남에게 배운 것만으로 사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보이는 모든 것에 상상력을 가지고 생각 하세요. 그것이 용기입니다” 라는 말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찾을 수 있겠는가?

 

‘사이다’라는 신조어가 있다. 누군가 내 대신에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고 통쾌한 말을 했을 때 ‘엄지 척’과 함께 사용하면 적절하다. “노인들이 저 모양인걸 잘 봐두어라. … 아비들도 처음부터 썩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채현국 님이 바로 이 시대의 ‘사이다’인지도 모르겠다. 한참 어린 청중에게 되려 ‘내 말을 이렇게 들어줘서 과분하고 고맙다’며 허리를 접어 인사하는 그에게 우리가 ‘권위주의와 권위의 차이’를 배울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생각과 삶이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재산을 나눠 준 것이 아니라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준 것입니다. 내가 살려고 그랬습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이의 성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면, 이번 등대지기학교의 앞 선 강의 두 개를 꼭 권하고 싶다. 강사가 다르고 지나온 삶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두 강의에 유사함이 있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치열하게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경험)서와 온갖 교육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불안한 것은 ‘내가 생각하기’를 너무나 쉽게 포기하는 습관 때문은 아닐까. 아이에게 자기주도학습을 가르치기 전에 어른인 나부터 자기주도사고를 가져야 하겠다. 그래, 아이를 믿고 나를 믿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자.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꿈꾸는 진짜 어른에 지금보다 조금 더 닮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