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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 뉴스레터 ①] 강의스케치 - '도움과 간섭의 비율은 10:0'

[등대학교 뉴스레터 ] 강의스케치


'도움과 간섭의 비율은 10:0'


- 닉네임 '후엠아이' 님


 

크게 내지르지 않아도 강단과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의 이명수 대표. 따뜻한 포용력이 느껴지는 목소리의 정혜신 박사. 두 사람은 세 시간의 강연 내내 따뜻한 눈빛 신호로 마이크를 주고받았다. 목소리는 조화로웠고, 그것은 음성의 조화로움을 넘어 세 자녀와 함께, 이웃과 함께 견뎌온 삶의 조화로움으로 느껴졌다.

 

서로의 넘치는 사랑을 이야기 할 것 같은 분위기로 환하게 웃으며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이 마이크를 잡자마자 꺼낸 말은? 혁명. 과격한 표현이지만 지금의 교육은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전쟁터 같은 상황이 아니라 그냥 전쟁터이다. 혁명이 필요하다 … 혁명은 위험하지만 교육이라면 그럴 가치가 있다… 우리는 아이를 혁명적으로 키웠고, 돌아보니 온통 지뢰밭이었다.(정혜신)” 


“지금은 마치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상대방이 총을 내릴지 알 수 없어 내 총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런 전쟁을 끝내려고 노력 해야지, 내 자식에게 어떤 좋은 방탄복을 입힐지 어떤 엄폐물을 준비할지 고민해서는 안 된다. 긴 전쟁에는 모두 죽는다.(이명수)”


혁명의 필요성과 더불어 듣고도 믿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아내이자 엄마인 정혜신은 잔소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것. 그들은 교훈, 설득, 훈계, 계몽을 빼고 할 말이 없는 대화는 도움이 아니라 간섭이다 말하며, 본래 부모와 자식은 특수한 관계인데 관계는 사라지고 특수함만 남아 있는 요즘의 상황을 우려했다. 그래서 추천하는 도움과 간섭의 비율은 무려 10:0


“인생의 과제 앞에 선 아이의 내면, 즉 자아를 지지 하고 강화 해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며, 이것이 교육의 알파와 오메가이다.(정혜신)” 


“부모는 자녀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아는 것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이명수)”


그들이 제시한 잔소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단순했다. 왜 그랬는지 물어보기. 6,7세를 넘기면 이유를 설명할 수 있으므로.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굉장히 평범하고 때로는 못나기까지 한 우리의 마음에는 최소 백만 평의 울타리가 필요하고, 이명수 대표가 그렇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허벅지 위의 아름다운 십자수를 우리도 한 땀 한 땀 새겨 넣어야 한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힘들지만 도전 할 가치는 충분하다.


부모가 아이들을 믿고 지지해야 할 근거로 정혜신 박사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인간에게 있는 무의식적 건강성(균형성). 부모의 믿음 속에 아이는 본인의 살길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삶의 불안정 속에 가장 불안하고 고민하는 것은 아이 본인이므로 부모는 아이가 어려운 상황을 언제든 말 할 수 있도록 퇴로를 막지 말고 아이를 믿고 내면을 지지하라 권했다. 이렇게 아이에게 불안감이 아닌 좋은 것이 전해지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안정되고 건강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부모가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부부의 소통이 원할 하도록 서로를 견디며 노력해야 한다.

이런 내 상황에서의 고민과 성찰이 일상이 되는 이것이 바로 혁명의 본질이며, 사람을 유일하게 변화시키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 공감, 인정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하며 첫 번째 강의를 마무리 했다. 


마이크를 잡은 부부의 오른팔 소매 끝에 매달려 강연을 함께 한 노란 리본. 현재 그들의 마음이 향한 곳을 말해준다. ‘내가 살기위해 그 곳에 갔다’ 했으나 이 부부는 앞으로도 그러한 곳에 있을 것 같다. 자신의 무의식적 건강성을 위해... 

 처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접한 두 사람의 만남과 양육법, 가치관은 그것이 그들의 지극히 일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소화하기 힘든 것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들은 누가 뭐라 해도 오랜 시간 그러했듯, 각자 내면의 소리에 충실할 것이고, 앞으로도 그들의 자녀에겐 진짜 어른이 되어 줄 것 같다.


미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는 많이 봤지만, 나에게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중년의 부부는 이들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