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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 뉴스레터 ③] 강의스케치 - 독한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등대학교 뉴스레터 ] 강의스케치


'독한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 닉네임 'not for self' 님


 

촌철살인 서화숙 기자님이 세월호 사건과 남겨진 유족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강의를 제(?)정신으로 침착하게 들을 수 있을까? 역시나 그럴 수 없었다. 강의를 온전히 전해야 하는 서화숙 기자님도 쌓여있던 분노와 울음을 참으며 등대지기를 들으러 온 현장의 사람들을 만났고 각자의 자리에서 기자님의 강의를 듣는 많은 등대지기들도 함께 탄식과 울분을 쏟아내며 강의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학생의 전화로부터 세월호의 침몰은 전달되기 시작했다.

사건 당일 대통령은 왜 연락이 되지 않았는가. 왜 세월호의 비극은 일어나야 했는가. 사실 우리는 깊숙한 원인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다. 유병언 일가의 비리를 알고 싶은 것도 아니다 . 아니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왜 엄청난 생명들이 가만히 있어 구조되지 못했을까. 해경은 왜 구조하려 하지 않았을까.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들을 알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지금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약자들도 어떻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지 몰라 헤매고 있고 안전한 정부의 보호아래 있고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잃어버리고 타협하고 살아간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자님은 가장 먼저 약자에 대한 연민이 당연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한국사회가 공평하고 투명하게 되는 길이다. 이러한 시작의 길에 세월호 진상 규명이 있다.  


아이들이 가만히 있었다. 그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선진사회가 아니라는 것이 비극 이였다.

가만히 있으라 했을 때 가만히 있어도 안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우리는 살고 싶을 뿐이다. 어떻게 선진 사회가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 서화숙 기자님은 자신의 자리에서 n분의 1을 하자고 제안한다. 자신의 자리에서 기본적인 비리를 막아내고 옳지 않은 일들에 협조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학부모로서 공부가 무엇인지 알고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는 학습량이나 성적이 아니다. 공부는 자기 스스로 세상의 문제를 알아서 풀어가는 것이다.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고민에 임박했을 때 스스로 풀어나가는 능력을 키워줘야 하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과 감정의 갈등이 있을 때 기다려 줘야 한다. 조금 더 담대한 학부모가 되어야 한다.


또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넘어 공교육에 대한 관심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끊임없이 성공한 사람이 준거가 되는 사회가 아니라 옳은 것이 옳다고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고 부모 스스로 본이 되어 살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들을 잘 찾을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하며 부모들 또한 연대를 이루어 스스로의 권리를 잘 찾는 시민이 되길 힘써야 한다.


강의 후 질의응답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강의에 대한 질문과 구체적인 질문과 제안들이 오고 가는 시간이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서로가 위안을 받고 희망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 명의 자녀를 키운 엄마 서화숙의 이야기도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강의가 있었던 날의 참으로 특별했다. 오전에는 유람선이 좌초 되었다가 모두 구조되었다는 소식들이 우리에게 전달되었고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세월호 특별법이 여아 합의 되었다는 속보도 들려왔다.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삶이 어떠한지 가까이서 지켜본 적 있다. 아니 지금도 지켜보고 있다. 그들에게 삶을 산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그들은 그저 삶을 견뎌내고 살아내고 있다. 여전히 견디며 살아내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끝까지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제 세월호 1년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