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학교 뉴스레터 ③] 감동소감문
'공부가 뭔지 알고나 권하자...'
- 닉네임 '파랭이' 님
3강 처음에 아이와의 관계를 친구로 설정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듣고는 잠깐 섬짓했었다. 기본적으론 엄마와 아이 관계로 대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친구로 지내는 부분이 있기에, 우리의 경우가 그것일까 고민해봤다. 이 관계로 8~9년이 흘러, 이 5살 아이가 사춘기를 만났을 때, 난 별로 참고로 삼고 싶지 않을 엄마일까 생각해 봤더니,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일단 다행이다. 하지만 경계에 서있는 정도인 것 같아서, 우리 관계도 나도 성숙해지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공부'가 무엇인지는 알고 권하자는 서화숙 기자님의 말씀, 마음에 울림이 온다. 내가 없을 때도 내 아이가 세상의 일들을 잘 해결해 나가는 일, 그건 생각해보면 겁도 나고 대견할 것도 같다. 그리고 어깨가 무척 무거워지는 생각이다. 지금 숫자 하나, 글자 하나 더 알게 하는 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무척 복잡하고 무겁고, 특히 엄마아빠의 '가만히 지켜봐주기'가 더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요즘 아이와의 일상 속에서, 내가 내딛으려던 발걸음 우선 멈추고 가만히 지켜보는 영역을 조금씩 늘리는 중이다. 넘어지거나 우유룰 넘치게 따르는 일들을 안 본 척 그냥 두는 일부터 시작해서, 화장실이 어딘지 스스로 찾거나 물어보기, 놀이터에서 형들 노는 데 보릿자루처럼 서성대다가 결국엔 끼어들어 어느 정도 역할 맡아서 놀기 등이다. 시간이 좀 걸리고, 그 시간이 흐를 동안은 좀 불쌍하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내가 끼어들어 해결해주면, 다른 날 다시 불쌍하게 될 테니, 내가 보는 데서 불쌍한 게 낫지 싶다. 그리고 점점 그것이 내가 할 일이란 생각이 굳어지는 것 같다.
확실히 내가 덜 개입하면 더 신나하는 것 같다. 아이의 바지랑 양말이 더러운 날일수록 내가 개입을 안 한 날이고, 아이는 더 신났고, 그래서 금방 곯아떨어진다. 이 아이가 학교도 들어가고, 사춘기를 맞았을 때도, 이렇게 신나는 고단함으로 곯아떨어졌으면 좋겠다.
자기의 권리를 알고,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옳음'을 성공보다 중요히 여기고, 스스로 약자가 되었을 때도 여러 방법이 가능하다는 낙관을 가지고 씩씩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행복한 것이 당연한 개인이며, 시민임을 알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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