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학교 뉴스레터 ①] 강의스케치
'부모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 닉네임 'not for self' 님
이번 등대지기를 신청하게 된 이유는 어떤 유명한 분들의 강의를 듣기 보다는 그냥 조금 더 시대를 앞서 사신 경험자들의 위로와 이야기가 필요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들이 조금은 버겁게 느껴지고 양육에 관한 나의 생각이나 태도에 대한 확신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들이 느껴질 쯤 다시 등대지기를 만나니 이 얼마나 기쁘던지.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간사님의 소개로 만난 김찬호 교수님은 살면서 한번은 만났던 따뜻하고 아련한 초등학교 시절 은사님 같은 인상이셨다. 강의의 시작은 인간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가장 먼저였다. 뇌를 지닌 인간이 성장해 가면서 뇌의 공간들을 어떻게 저장하고 살아가는가에 대해서 바로 ‘부모-엄마’의 절대성을 강조하셨다. 엄마라는 존재의 돌봄에 따라서 인간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성장된다는 교수님의 말이 너무나 많이 들었던 말들이라서 좀 지겨울 만도 하거늘 들을 때 마다 새롭게 각성이 되면서 들리는 것을 보니 나 또한 아직 성장하는 인간인가 보다.
1만 시간의 법칙처럼 모든 일들은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되지만 부모의 역할만은 그렇지 않다. 부모라는 역할은 인간이 죽을 때 까지 하게 되는 기쁨과 고통이 공존하는 관계다. 그럼 요즘 시대의 부모들은 어떠한가? 현재는 기대는 있고 마음이 없는 부모들이 너무나 많다. 성적만 생각하는 부모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아버지들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부모와 자녀의 출발은 바로 내가 나의 부모님으로부터 무엇을 받았고 맺었던 관계의 모습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지금 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린 소통이 바로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그럼 과연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 부모가 가장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 스스로의 감정을 읽어내는 것이다. 즉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것인데 자신의 내면 깊이 있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모르게 발견된 감정들과 비인격적인(?) 모습들에 깜짝 놀라곤 하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내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에 스스로 위로를 삼았는데 좀 더 내 안에 있는 감정들을 돌아보고 해결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는 어떤 것을 해 주어야 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현재 시대의 아이들은 사회와 학교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너무나 많이 학습과 관련된 이야기들만 듣는다. 대학입시, 취업, 결혼 등 부모와 기성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아이들을 자꾸만 몰아넣으려 한다. 사회에서 받는 엄청난 압박들이 가정에서도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부모는 무엇보다 아이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깨닫게 해야 한다. 성적이외의 것으로 아이의 실존적인 모습을 보고 발견해 내어 마음을 담은 축복을 해 주어야 한다.
퇴계 이황 선생이 노비의 자녀 또한 소중하게 생각해서 젖이 부족했던 자신의 증손자의 죽음을 바라봐야 했던 에피소드는 왜 그 분이 시대를 넘어서도 존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가를 말해준다. 우리는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자녀들에게 적개심이 아닌 책임감과 위로가 필요한 시대다. 그리고 ‘나’의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방법 중의 하나로 서로를 비교하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3명 이상의 관계를 만들어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교수님의 제안을 당장 실천하리라 다짐해 본다.
강의가 끝나고 스스로 강의를 정리하면서 얼마 전까지 열혈 시청한 드라마 대사가 기억이 났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위한 희생이 아니라 상대가 보다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 모두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던 주인공의 말처럼 희생이라 포장했던 도구화된 모성에서 벗어나 부모와 자녀 모두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이 가을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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