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학년도 대입전형 간소화방안 정부 최종안 비판 기자회견 전문 보도자료(2013. 10. 24.)
교육부가 오늘 2017학년도 대입제도 최종안을 발표함에 따라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10월 24일(목) 오후 2시에 서울 정부 종합 청사 후문에서 갖습니다. 그 기자회견 전문을 언론의 보도 편의를 위해 미리 보내드립니다.
2015년과 다를 바 없는 2017년 대입제도 최종안을 발표한 교육부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이번 대책안을 전면 수정하기 바랍니다.
▲ 교육부가 오늘 발표한 ‘2017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최종안’은 대입제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거스른 최악의 결정임. ▲ 이미 확정 발표한 2015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음. ▲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핵심 쟁점과 관련, △‘대학별 고사(논술/구술/적성평가)’, △‘특기자 전형의 영/수/과 교과 스펙’,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 등급 적용’ 등을 그대로 방치하였고, △‘수능 수학 범위’를 전혀 줄이지 않았음. ▲ 이는 대입제도 ‘대폭’ 간소화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과 충돌함. ▲ 이 정도의 대책안으로 학생들의 입시고통 및 사교육 부담을 해소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 이번 정책으로 해결 못한 문제는 계속 터질 것이며, 따라서 교육부는 이번 발표로 상당한 정도 ‘사회적 부담’을 안게 되었음. ▲ 정부는 2017학년도 대입제도 간소화 최종안을 전면 수정하고, 대입시 고통과 사교육 부담의 경감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다시 시작해야 함.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정부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서, 향후 대응책을 마련해서, 조만간 사회적으로 발표할 예정임.
우려했던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인 ‘대입제도 대폭 간소화 대책’을 정책화시키기 위해 교육부가 지난 8월 24일 이와 관련된 대책 시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때 교육부는 2015-2016 학년도와 2017 학년도로 대책을 둘로 나눈 후, 현재 고 1,2학년과 같이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의 신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2015~16년에는 큰 폭의 변화를 가하지 않고, 중 3학생들이 대학입시 제도를 치루는 2017학년도의 경우엔 몇가지 복수안을 정리해서, 추후 10월 정도에 최종안을 결정할 것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2015-2016년의 대책안이 애초의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대입제도 대폭 간소화’와 상당한 정도 차이가 있지만, 대입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수험생의 혼란 등을 생각할 때 교육부의 입장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도 2015-2016학년도와 2017학년도를 분리한 것으로 보아, 임박한 대입제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는 보다 제대로 된 방안을 준비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동안 정부의 최종 대책안 속에 반영될 내용을 정리해서 꾸준히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의 이번 2017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핵심적인 부분에서 2015-16학년도 제도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의아할 정도로 일체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특히 대학별 시험이나 특기자 전형 스펙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와 학생들 사이에 그토록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대학별 고사(대학별 논술고사, 구술고사, 적성평가 등)는 존치하였고,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도 그대로 유지하였고, △애초에 박근혜 대통령 공약에도 없었던 특기자 전형을 살리고 그 안에서 외국어 인증 점수,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을 허용하는 잘못된 제도를 존속시켰습니다. 또한 수능 제도 개편의 경우, 수능 수학의 범위도 줄이지 않고 현재 상태를 그대로 방치했습니다.
이런 상태의 안은 2015년-2016년 대입제도 개편안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2017학년도 대입제도와 관련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한 국민의 여망을 심각하게 저버린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정도의 안을 결정할 것이라면 도대체 2017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2015-2016학년도 안과 왜 분리하려 했다는 말입니까?
우리는 이런 정도의 대입제도 개편 안으로는 현재 대다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겪고 있는 대입제도의 고통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대입 전형의 복잡성으로 학생들이 겪는 고통의 핵심은 3,000개 이상이 되는 전형 이름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준비해야 하는 전형 요소의 숫자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지금 우리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대입 전형 요소는 △대학별 논술, △대학별 구술 고사, △대학별 적성 평가, △학생부, △수능, △입학사정관제도의 외부 스펙, △특기자 전형 중 스펙입니다. 그러나 2017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에서 무엇이 줄어들었습니까. 입학사정관제도의 외부 스펙이야 2015년 대입제도 속에서도 금지하겠다고 한 것이니, 결국 2017학년도 대입제도에서 2015학년도와 비교해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 셈이며, 학생들의 대입 부담은 지금의 고1,2학생이나 중3 이하의 학생이나 거의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셈입니다.
물론 교육부는 우리가 지적한 사항에 대해 개별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이를 재정으로 ‘유도’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일 그런 재정 유도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부적절한 일을 계속 할 경우, 국가는 이를 바로잡을 방법이 없게 됩니다.
교육부가 이런 대책안을 확정한다고 할지라도, 학생들의 대입 고통을 실질적으로 경감하지 못하는 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계속 될 것입니다. 보십시오. 지난 MB 정부 때 교과부는 외고 입시와 관련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인 방법을 외면하다 보니, 확정안을 발표했지만 계속 사회 여론은 들끓었고 그 결과로 정부가 다시 외고 입시 대책 개선안을 내놓았고, 급기야 2009년 제대로 된 특목고 입시 대책안을 내놓게 되면서, 비로소 이와 관련된 여론은 잠잠해지고, 특목고 대비 입시 사교육시장은 위축되고,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효과를 보게 되어, 2010년 최초로 사교육비가 미미하나마 감소 추세로 전환된 것입니다.
정부가 이번 대책안을 내놓았어도 이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입시 고통을 경감하는 안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근본적인 대책안을 내놓아야 할 상황은 계속 터져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박사과정 입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의 영어 토플 IBT 점수와 텝스 점수를 요구하는 한, 이런 스펙 관리에 유리한 고교인 특목고에 들어가고자 하는 경쟁은 지속될 것이며, ‘국제중⇒사립초/조기유학⇒유아 영어학원’의 트랙에 진입하고자 하는 경쟁은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수준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며, 그 트랙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실감과 불안 속에서 그에 상응할만한 사교육 대체제를 찾는 경쟁에 몰두할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과학/수학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 등 스펙 요구는 초등학교 3학년 이전 단계에서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 경쟁을 부추길 것이며, 수능 수학 범위를 현재와 같이 유지하는 한, 수많은 아이들은 수학을 포기한 수포자가 되어 버리거나, 흥미 없이 수학 푸는 기계가 되어, 당사자는 물론이요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이로울 것이 없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런 사실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왜 교육부는 이렇게 2017학년도 대입제도에서 유독 대학별 사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고 이대로 방치한다는 말입니까? 그 이유는 단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소위 몇몇 상위권 대학들의 이해관계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의 고통을 이대로 방치하고 국가 경쟁력에 역행하면서까지 대학들의 이해관계를 그토록 존중해야하는 것입니까?
국가라면 능히 강자의 탐욕을 제어하고 약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펼쳐서, 국민들을 평안하게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가의 이름으로 강자의 입장을 의식하고, 약자의 고통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올바른 국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입제도 및 수능 개선안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하니, 이제 국민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이것은 오산입니다. 문제가 지속되는 한 그 문제를 풀어가는 정책에 대한 요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가 터지는데 그 근본을 풀어갈 제대로 된 대책이 없이,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이런 실망스러운 대책안을 확정 발표했어도, 이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외면한 문제의 상황으로 돌아가서, 그 문제의 실상을 파헤치고, 그 의제를 다시 부각시킴으로 정부가 바른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로 돌아오도록 할 것입니다.
정부는 2017년 대입제도 확정안을 전면 수정하고,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안을 내놓아야할 것입니다. 발표된 확정안을 다시 손질하는 것은 정부로서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올바른 대책을 세운다면, 국민들은 박수를 치며 지지할 것이고, 문제가 다시 터져 다시 문제를 푸는 자리로 돌아오는 그 무의미한 수고를 한결 덜 것입니다.
물론 정부가 2017학년 대입제도를 제대로 개편한다고 해도, 대학 입시의 모든 과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2017 대입제도를 개선한 후에도, 대입 경쟁 완화, 채용 시장의 학벌 차별 관행 해소, 수능 같은 국가고사 역할의 근본적 재검토, 5지 선다 객관식 학교 시험 체제의 쇄신 등 중요 과제들이 산적해있습니다. 아니, 지난 20년간 우리 교육을 주도했던 수월성과 경쟁을 강조했던 ‘1995년 5.31 교육개혁 체제’는 그 수명을 다했고, 지금은 아주 근본적인 차원에서 미래 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짜야 할 때입니다. 민간단체인 우리도 이 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니, 역사적 사명에 관심이 있는 정부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핵심 과제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번 것을 먼저 해결해야 변화를 위한 그 큰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2013. 10. 2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문의 :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02-797-4044, 내선215 / 010-5533-2965)
보도자료(HWP) 보도자료(PDF)
■별첨자료 :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 마련을 위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대입전형 개선운동 경과
※지난 2년 동안 총 18회 토론회, 7회의 기자회견, 4회의 언론 기고 및 시민 캠페인 전개함.
□ 2012. 3. 20 “주요대학 입학전형의 현황과 실태” 토론회 □ 2012. 3. 27 “복잡한 전형의 현황과 실태” 토론회 □ 2012. 4. 3 “각 대학 전형료 수입과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는 전형접수시스템의 현황과 실태” 토론회 □ 2012. 4. 10 “대입 당사자들이 말하는 주요 대학 입학전형의 문제” 토론회 □ 2012. 4. 17 “주요 대학 입학전형의 사교육 영향 평가를 위한 대안과 시민실천운동” 토론회 □ 2012. 8. 20 “2012학년도 서울 주요 11개 대학 수리논술 기출문제 전수 조사 및 분석결과” 기자회견 □ 2012. 10. 23 “서울대 구술면접시험 기출문제 전수 조사 및 분석결과” 기자회견 □ 2012. 10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 내용 관련 국정조사 자료 분석 □ 2012. 12. 6 “대입전형 단순화와 새로운 대입전형 공적 관리기구 구성의 대안” 마련 국회토론회 □ 2013. 3. 21 “2013학년도 서울 주요 15개 대학 자연논술 기출문제 전수 조사 및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 및 토론회 □ 2013. 4. 11 대입전형 단순화 방안 포커스 그룹 토론회 - 학생 □ 2013. 4. 18 대입전형 단순화 방안 포커스 그룹 토론회 - 교사 □ 2013. 4. 25 입학사정관 전형 분석과 개선 관련 토론회 - 입학사정관 □ 2013. 5. 2 대입전형 단순화 방안 포커스 그룹 토론회 - 학부모 □ 2013. 5. 28 “대입전형 관련 설문조사 결과 및 개선 최종안 발표” 국회 토론회 (※ 강은희, 박홍근 국회의원실 공동 주관) □ 2013. 6. 12 대입전형 단순화 방안 전문가 간담회 □ 2013. 7. 10 대입전형 단순화 방안 발표 기자회견 □ 2013. 8. 28 대입전형 단순화 교육부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 및 국회 토론회 (※ 박홍근 국회의원실 공동 주관) □ 2013. 9. 10 수능 수학시험범위 축소 관련 토론회 □ 2013. 9. 23 대학별 논술고사 폐지 및 고교 논술평가 반영 관련 토론회 □ 2013. 9. 30 특기자 전형 관련 국회 토론회 (※ 박홍근 국회의원실 공동 주관) □ 2013. 10. 2 수능 문이과 융합안 관련 토론회 □ 2013. 10. 7~10.11 2017 대입제도 교육부 최종안 속 ‘4대 항목’ 포함 요구 긴급 국민 캠페인 □ 2013. 10. 18. “공인어학성적은 특기가 아니다” 시론 기고(한겨레신문) □ 2013. 10. 18. “수능 수학 범위 축소 시급하다” 시론 기고(한국일보) □ 2013. 10. 19.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상 실적 특기 아니다” 시론 기고(경향신문) □ 2013. 10. 22. “2017 대입제도 정부 확정안에 바란다.” 시론 기고(중앙일보) □ 2013. 10. 24. 교육부의 2017학년도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 최종안에 대한 비판 기자회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