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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보도자료]우덜소식

[보도자료] 2017 대입제도 최종안 제안 ④ : ‘수학/과학 수상 실적은 특기가 아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보도자료

■ 2017 대입제도 최종안 속 ‘특기자 전형 수학/과학 스펙’ 관련 보도자료(2013. 10. 22.)


아래 기고는 정부가 곧 발표할 대입제도 개선 최종안에 앞서 본 단체가 주장하는 바를 한겨레 신문 10월 19일자에 시론 형태로 발표한 내용입니다. 특기자 전형 중 ‘어학’ 스펙 금지 관련해서는 별도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수학·과학 입상 실적 '특기' 인정 말아야"


최수일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최근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2015학년도 대입 제도’를 보면 수시모집에서 특기자 전형을 유지하게 하고, 어학과 수학·과학 분야의 입상 실적을 그 속에 요구할 가능성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들은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를 특기자 전형으로 뽑아왔던 관례를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다. 하지만 다음 이유로 이런 관례는 엄금해야 한다.

첫째, 국가가 관리하는 수능은 출제위원 선정과 출제 과정이 엄격한 보안 속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시험은 그 시행 과정이 허술하고 여러 불공정한 요인을 안고 있는 ‘사설’ 시험에 불과하다. 국내 올림피아드 시험은 물론 국제 올림피아드 시험까지도 보안장치가 허술하다. 아무런 장치 없이 출제위원들의 양심에 맡겨둔 것이나 다름없어서 가끔 시행 과정에서 자국 아이들에게 문제를 유출하여 국제 망신을 당한 경우가 있다. 그러니 국내 올림피아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올림피아드 주관 기관이 국가 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이런 사설 기관의 평가 결과를 특기자 전형의 자격으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

둘째, 수학·과학을 잘하는 것은 ‘특기’가 아니다. 그 과목을 잘하는 학생들을 특기생으로 본다면 국어·사회를 잘하는 것도 특기로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지 않은가. 상식적으로 ‘특기’는 국·영·수 위주의 교과가 아닌 예체능 계통의 특별 재능을 의미한다. 수학·과학의 우수성은 특기가 아니고 ‘일반’ 재능이다. 이런 학생들을 모든 전공 영역에서 선발하고 있으니, 대학들도 이를 일반 능력으로 본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이들은 이미 교과 성적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었으므로 이들에게 특기를 인정하는 것은 이중 혜택이다.

셋째,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가 우수하다는 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많다. 국제 올림피아드의 경우는 극소수의 선발된 인원이 출전하게 되지만 국내 올림피아드는 누구나 참가비만 내면 출전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올림피아드 입상자가 극소수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대회 참가자에 한한 이야기일 뿐이다. 수학·과학 분야 국내 올림피아드는 여러 과목에 걸쳐 7~8가지 이상이나 되고, 각 분야 응시자는 보통 1만명 정도에 이르며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입상자는 수백명씩이다. 이과의 수능 응시자가 15만명을 넘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는 상위 0.01% 정도의 범위를 훨씬 넘어 2~3%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정도의 입상자를 김연아나 올림픽 금메달의 체육 선수와 비슷한 혜택을 주는 것은 엄청난 불평등이다. 실제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수학 올림피아드 입상자인 과고생이 수학 내신 성적이 중간도 못되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넷째, 수학·과학 올림피아드를 허용하면 초등생 때부터 시작되는 관련 사교육을 막을 수 없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문제를 출제하니, 초등 3학년부터 영재교육 전문 학원에 다녀야 하고, 고교 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하기까지는 10년 정도를 맹훈련받아야 한다. 너무 잔인하다. 초등 3학년 대상 영재교육원을 운영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 위해 수많은 초등 2학년들이 이 가을에 난리법석을 치르고 있다. 초등 2학년 대상 선발 시험 역시 그 문제가 도저히 교과서 학습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때로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 문제도 서슴지 않고 출제되니, 아이들은 언제부터 영재교육 전문학원에 다녀야 할지 그 끝을 알 수 없다. 영재교육을 향해 가는 학생 수는 피라미드다. 어려서는 누구나 영재의 대열에 끼고 싶기 때문에 엄청난 수가 응시하며 사교육 고통을 안고 산다. 이 제도를 허용하면, 사교육은 앞으로도 잡기 어렵다.

정부는 곧 확정 발표할 2017학년 대입 전형에서라도 교과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든지, 특기자 전형에서 수학·과학 분야 입상 실적 등 학교 바깥 스펙을 제외해야 한다. 그래야 어린아이들을 입시 사교육 전쟁에 내몰아 희생시키는 일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2013년 10월 2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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