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 보도자료

■ 2017 대입제도 최종안 속 ‘특기자 전형 어학 스펙’ 관련 보도자료(2013. 10. 22.)


아래 기고는 정부가 곧 발표할 대입제도 개선 최종안에 앞서 본 단체가 주장하는 바를 한겨레 신문 10월 18일자에 시론 형태로 발표한 내용입니다. 특기자 전형에서 ‘과학/수학 스펙 금지’ 관련해서는 별도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공인 어학 성적은 특기가 아니다”


김승현(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정책실장)


곧 교육부가 발표할 ‘2017학년도 대입 전형 간소화 방안’에서 특기자 전형의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상 실적과 텝스·토익 같은 공인 어학 성적 스펙 금지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음 이유에서 이런 스펙들은 엄금해야 한다.

먼저 공인 어학 성적 같은 외국어 능력은 특기가 아니다. 특기라고 하면 예체능 영역 등에서의 독특한 능력을 가리키는 말이다. 만일 영어 같은 외국어 능력이 특기라 한다면 국어·사회·국사 등의 재능도 다 특기로 봐야 한다.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외국어 능력은 ‘특기’가 아니라 ‘일반 재능’이다.

그런데도 지금 주요 대학들은 특기자 전형으로 거의 모든 인문 계열 학과에서 외국어 우수자를 무차별로 뽑고 있다. 그 수가 수학·과학 우수 학생까지 합하면 수도권 주요 대학 수시 선발 인원의 20%다. 적지 않다. 대학들이 외국어 우수자를 전체 전공 영역에 걸쳐 뽑을 때 해악은 무엇일까. 외국어 집중 학습이 가능한 외고나 국제고, 외국 생활 경험자에게만 유리한 불공정함이며, 따라서 이런 특기자 전형의 어학 스펙 요구를 없애지 않는 한 영어 사교육 문제 해결은 물 건너간다는 것이다.

특히 이것은 2009년 외고 입시제도 개선 효과를 상쇄하는 어리석은 선택이다. 2009년 이전 외고 입시제도가 중학생에게 요구하는 영어 능력은 가공할 수준이었다. 대입 수능 독해 지문을 듣기로 푸는 수준이었으니까. 그에 따라 초등 3·4학년 단계에서 미리 텝스·토익을 공부하는 사교육 광풍이 불었다. 사태가 심각해지니 정부가 나서 외고 입시에서 영어 듣기 문제 출제 금지, 공인 어학 성적 제출 금지 등의 조처를 취했다. 그러자 비로소 불길이 조금 잡혔다. 초등 단계의 텝스·토익 등 대비 영어 사교육 시장이 위축되었고 재원생 6000명을 자랑하던 어느 특목고 입시학원은 학생이 2000명으로 줄고 매출도 급감했다. 그 때문에 천정부지로 치솟던 사교육비가 2010년을 기점으로 경미하나마 꺾이게 되었다. 엠비(MB) 정부 최대의 업적이었다. 그러나 그 뒤 대입 특기자 전형에서 가공할 어학 스펙이 확대되는 것은 방치하여 그 치적마저 원점으로 돌렸다.

새 정부가 2017년 대입제도 개선안에서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현재 수도권 주요 대학이 요구하는 특기자 전형 지원 가능 점수 가운데는 토플 IBT 100~105점, 텝스 850점도 있다. 이것은 지난해 서울대 영어영문학과와 영어교육과 박사과정 지원 가능 토플 IBT 점수 103점, 텝스 801점과 같거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고교생에게 박사 공부할 자격을 갖고 오라고 말하는 셈이다. 일부 대학의 기세에 정부가 눌려서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기로에 있다.

정부가 이를 방치하면 국민들은 각자 자구책을 찾아 나설 것이다. 특기자 전형 스펙을 위해 하루 6시간 이상 영어를 가르치는 유아 영어학원→한해 600~800시간씩 일반 과목까지 영어로 수업하는 사립초→국제중→특목고에 진입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고, 거기에서 낙오된 사람들은 다른 대체재를 찾을 것이다.

그러므로 2017학년도 대입 특기자 전형에서 공인 어학 스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를 허용하면 국가는 국민을 상대로 ‘여러분, 빨리 자녀를 영어학원에 보내시고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에 보내세요. 여유가 있다면 단 1년이라도 외국에 자녀를 보내시죠!’라고 권유하는 것과 같다. 물론 정부가 특기자 전형에서 외국어 스펙을 허용하고 동시에 영유아 영어 사교육을 잡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스스로가 불 지르고 자기가 지른 불을 끄는’ 효과 제로의 공허한 선택이다.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2013년 10월 2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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