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를 지내고 점점 깊어져가는 가을 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는 다섯 번째 시민문화제를 위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따라 푸르러 보이는 빌딩 숲 한복판에서 큼지막하게 ‘아이들아, 미안하다’라고 우리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 주황빛 현수막이 남달리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는 기울어져가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서 전시물을 나열하고 풍선을 불며 문화제의 판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풍선 부는 일도 이제 숨이 차지 않고, 전시물도 십여명이 뚝딱뚝딱 세우니 금방 끝납니다. 준비하는 와중에도 반갑게 달려와 서명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관심있게 지켜봐 주셨어요.^^



이제 다섯 번째 문화제를 맞이하게 되니 얼굴에 조금더 여유가 생기고, 거리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당당함이 생기는 듯 했습니다. 낯설던 세종로 사거리가 이제 집 앞마당처럼 익숙하고 친근해져갑니다. 비록 적은 수가 모이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이 두렵지 않는 것은, 우리가 주장하고 고백하는 것이 시민들을 선동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진심을 다해 노래하고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화제를 위해서 자리를 지켜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거의 매주 할 일 제쳐두고 광화문으로 달려오셔서 함께 해주시는 최성순, 백선숙, 전선영, 최승연, 조영옥, 강문숙 회원이 있어 적은 수가 모이는 문화제이지만, 즐겁고 노래하고 힘을 모을 수 있답니다. 특히 이번 문화제는 ‘중년 아저씨’의 힘이 돋보인 자리였는데요, 서른여명 남짓 모인 문화제가 마치 백여명이 모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흥겹고 시끌벅적하게 만드는데 한 몫 하신 홍인기 선생님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여섯 번째 문화제에도 나오셔서 흥겨움을 더해주시길 바랄게요. 한사람이 ‘일당백’으로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는 문화제를 기억해주세요...



이번 문화제의 성찰과 고백은 황인춘 회원이 해주셨습니다. 성찰과 고백의 순서를 맡아 낭독을 하셨는데요, 온 가족이 참석해 ‘아빠의 고백’을 들었습니다. 한때는 학벌에 대한 열등감도 가지고 내 자식만큼은 좋은 대학을 가길 원하고 학원 앞을 기웃거리던 부모의 모습을 반성하였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듣는 아들, 딸의 마음에 자랑스러움과 고마움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성찰과 고백의 낭독에 이어 감미로운 목소리의 노래공연이 있었습니다. 문화제 최초(!)로 앵콜 요청을 받은, 예비 아빠이자 일반 회사원이면서 최근 싱글 앨범을 낸 뮤지션이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회원의 남편이자 신입간사의 친구인(아고...길다^^;;) 민형필 님의 공연이었습니다. 가을밤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목소리로 시인과 촌장의 <사랑일기>, 웨스트라이프의 <You raise me up> 두 곡을 불러주셨습니다. ‘바람 속을 달려나가는 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아무도 없는 땅을 홀로 일구는 친구의 굳센 미소 위에 사랑해요라고 쓴다’는 가사가 어찌나 가슴에 와닿던지요.^^



노래공연 후에는 송인수 대표님의 선행교육 금지법 제정운동 계획발표가 있었습니다. 며칠전 시청광장에서 싸이가 8만명 이상의 시민들을 모아 공연했던 것을 말씀하시며, 우리는 싸이보다 더 가치있고 중요한 일을 하는데 서른명 정도가 모여있다고 하였습니다. 적게 모인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적게 모였지만 더 가치있는 일을 위해서 수고하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함과 더불어 더 많은 분들이 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는데요, 우리 문화제가 싸이 공연보다 못한게 뭐 있겠습니까!^^


 

매주 금요일 저녁, 소수가 광화문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정말 적은 수가 매주 자리를 지켜주고 계십니다. 매주는 못나오지만, 한번은 나와서 이 자리를 지켜야겠다며 퇴근 후 바쁜 걸음으로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또 선행교육 금지법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걸음을 돌려 이곳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직접 몸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문화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10월 말까지 세 번의 문화제가 남았습니다. 아직 참석하지 못한 분들에게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꼭 한번은 나오셔서 아이들을 향해서 성찰과 고백을 함께 하길 바랍니다. 한사람이 일당백을 하는 문화제...^^ 미안해만 마시고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광화문으로 나오세요...



 

■ 행 사 : 『선행 교육 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민문화제』
■ 주 관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일 시 : 10월 12일(6번째) 금요일 7시 (10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 잠정 예정)
■ 장 소 : 광화문 사거리 동화 면세점 앞
■ 주요 프로그램 : △선행교육금지법 제정 운동 경과 보고와 운동 계획 발표 △성찰과 고백의 글 낭독 △입시 고통 없는 세상을 위한 부모의 다짐 △주제가 부르기 및 공연 △가족 발표 등 
■ 참여 방법
△ 당일 행사에 함께 참석하기
△ 시민 발언,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발표, 가족 행사 발표 등
■ 문의 : 정지현 간사(010-2875-4318), 이종혁 간사(010-8948-8350)

※아래 배너를 눌러주셔서 행사 참여 여부를 알려 주시면, 저희들이 행사의 규모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참여하실 때는 가족 및 이웃들과 함께 참여해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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