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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모학교 3강 강의스케치]'나를 불안에 시달리게 하는 내 주변의 결정자를 찾아'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찾게 되는 강의실로의 걸음이 유난히 두근거리는 것은 아마도 조금씩 변화되는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온전한 실천과 행동이 뒤따른다고 확언할 수 없지만 나를 깊이있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어쩌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고, 변화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기에, 열망하는 소망이 커진 것이겠지요.

조금씩 익숙한 얼굴들이 늘어가고, 어색하나마 미소를 나누며 자리를 잡고 앉으면 막 시작되려는 강의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는 듯 합니다. 더구나 오늘은 아주 기쁜 소식이 있었답니다. 강좌 담당 정석현 간사님께서 바로 강좌 날 막 아빠가 되셨다는 소식에 모두들 한 마음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진심으로 내 일처럼 기뻐했지요. 다시한번 정석현 간사님과 가족 그리고 이제 막 세상 빛을 본 아기에게 축하와 축복의 인사를 드립니다.

역시 경사스런 소식으로 강좌 시작을 열게 되니 분위기가 한층 생동감있게 진행되는 듯 합니다. 3강은 2강에 이어 부모준비 두 번째 시간으로 부모준비에 대한 복습과 정리로 마음과 생각을 가다듬게 되었어요.

모든 부모님들은 자존감이 높고, 자율적이며, 자기 동기를 가진 아이들로 키우고 싶어합니다. 그러기 위해 반드시 전제 되어야 하는 것은 부모가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시간동안 부모는 스스로 자기가 자랑거리가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였지요. 부모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이끌려고만 해서는 결코 부모님들이 원하는 아이들로 키울 수 없다는 사실에 공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 준비에 관한 2강과 3강의 강의는 부모로서 무슨 생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물어보고 돌아보는 시간이였어요 

강의가 시작되면서 1999년 이후 한국의 자살률이 10배나 늘었다는 자료를 보고, 무엇보다 현재의 미친 경쟁교육 시스템 속에 있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던지요.

세계적 불황속에서 학업스트레스나 취업스트레스는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쫓아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낙오자로 규정짓기 전에 그 아이가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먼저 한다는 부분에 이르니 기성세대로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책임하며 깊은 상처를 주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되니 울컥한 마음에 너무도 미안했답니다.

현재 많은 학부모님들이 사교육을 안 하면 아이의 미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부분의 보고서를 보는 순간 개인의 의지보다 현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가지게 된 잘못된 신념의 내면화가 심각함을 느꼈습니다. 엄마의 주도성, 성적 지향성, 정보의존성, 사교육 지향성으로부터 자유로운 부모들이 과연 있을까 싶습니다. 왜곡된 신념 속에 있는 이런 생태계에서 중심을 잡기 위한 부모들의 바른 가치관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며, 더불어 늘 불안에 시달리게 하는 내 주변의 결정자를 찾아 직시할 때 비로소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답니다.

소장님도 강의 중에 언급하신 공부하는 인간이란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여러 나라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과 어떤 방식의 공부를 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5부에 걸쳐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였고, 많은 분들이 충격과 부러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담당 PD는 최고의 공부법은 배워서 남 줄 수 있는 공부라고 단언하던데, 저는 무엇보다 암기위주의 경쟁 시스템이 아니라 토론과 협동을 통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무척 부러웠고, 그런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두 번에 걸친 부모준비강좌는 지금과 같은 교육현실에서 가장 중요하며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3강 끝난 후에는 그동안 눈 인사와 미소로만 마주했던 분들과 좀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생각나눔 시간을 가졌답니다. 더군다나 치킨, 맥주와 함께 하니 분위기가 더 좋았던 듯 싶어요. 강의 후 모이다보니 늦은 귀가 시간으로 인해 단촐한 모임이 되었지만 박재원 소장님을 모시고 요즘 부모로서 느끼는 어려움과 아이들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맞장구가 쳐지고,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되더군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다보니 훨씬 친근하게 느껴져 좋았던 것 같아요. 동시대를 함께 아파하는 부모들이 나 뿐이 아니란 생각에 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았지요. 다음 기회에는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장님이 제안한 이 강좌가 끝날 때 쯤 성공확언의 일환으로 자기주도 독립선언서를 함께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기대도 커졌어요. 어떤 내용의 선언서가 만들어질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