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2010년 제4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이 제2강 '아깝다 학원비, 사교육 정보 진실캐기(강사: 김성천)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8조 마포 - 정경화(샤~*)
저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사슴을 훈련시켜서 사자를 만들 수는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우리집 아이가 매사에 느리고 겁도 많고 순해 빠져서 날쌘돌이 아이들이 이용해먹고 따돌리고 뚱뚱하다고 놀려대도 속시원히 대응 한번을 못해서 너무 속이 상했었는데 최근에 우연히 <오행학습법>이라는 책을 보니 그게 토(土)형 아이들의 특징이라고 하더군요. 그걸 보고 '아이가 이렇게 태어났는데 어쩌겠나. 아이 성격에 맞춰서 천천히 한 10년 잡고 가야지.' 이런 생각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남수 선생님은 참 상당한 내공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가진 특성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그 특성대로 자랄 수 있게 보호막이 되어 주고 아이가 무력함과 나태함의 순간까지 잘 버텨내셨으니까요.
부모들이 그거 보다가 속터져 죽는 사람들 많은데 말이죠..^^;;
그 부분 하나만으로도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짝짝짝~!!!
그리고 영어 공부에 있어서 저의 패러다임을 많이 바꿔주셨어요.
미국 아이도 7살 영어 실력 만드는 데는 7년 걸린다는 말, 7살 아이가 8살 언어 능력 갖추는데 꼬박 1년 걸린다는 말이 저에게 너무나 시원하게 "아하~!"가 되더군요.
저도 여러 해 건성건성 영어공부를 해왔는데 아직 7살 유치원 영어도 못하는 것이 참 왕짜증이었는데, '모국어 배우는 아이처럼 그렇게 느긋하고 편안하게 가야겠구나.', '내가 속으로 너무 잘난 척을 하면서 앞서 가려고 했구나'하는 깨달음과 겸허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좀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교육에 대한 느낌인데요,
공부를 얼마나 잘해야 하냐, '옆집 애보다 잘해야 한다.' '학원은 엄마의 신경안정제'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교육을 생활화하며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 이런 말을 들으면서 얼마나 씁쓸하던지요.
우리가 우리 아이들 다 바보 만들고 있는 것 같고, 나 혼자 내 신념대로 가다가 내가 맡은 아이들 손해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교사로서도 똑같이 느끼며 늘 후퇴하며 살았답니다. 어쩌면 책임지지 않겠다는 비겁한 타협이었겠지요.
그런데 얼마 전 고대 자퇴한 김예슬 씨 글을 보면서 그녀의 한 마디가 제 가슴에 꽂혔답니다.
'무력한 개인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스무살이 되어도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그녀의 용기와 그녀의 솔직한 토로 앞에 가슴이 무너졌지요.
명박산성보다 더 넘기 힘든 게 부모산성이더라는 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길들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
우리 가슴에 주홍글씨처럼 새기고 내가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를 잠시 가만히 바라보고 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만큼의 여유는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순간이 아직은 닥치지 않았지만요.
아이들 공부하느 시간 1/10만 공부하자는 캠페인 참 좋습니다.
내일 저녁에 학부모님들한테 강의할 기회가 있는데 이 말씀 드려야겠다는 생각 듭니다.
사슴을 훈련시켜서 사자를 만들 수는 없으니 사슴을 가장 사슴답게 키울 수 있게 아이들 공부하는 시간에 부모님들도 공부하시라고요~* ^^
저도 열심히 계속 공부하겠습니다.
그래야 저도 행복하고, 제가 만나는 아이들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럼, 오늘도 희망을 의지 삼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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