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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짧고 막강한 공부를 마치며..

 

본 게시물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이 제8강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꼭 옵니다'(강사: 송인수)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1조 김선희B(돌체)

 

제 인생에 있어 공부는 늘 B점 학점입니다.
공부, 재미있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학교 수업은 들었지요.
주말과 방학을 기다리며...
학원이라고는 두세달 피아노 학원 다녀본 것 말고는 전무한데... 사교육에 찌들지 않았는데도 공부에 대한 느낌이 달콤하지 않았던 걸 보면 공부타입은 아니었나 봅니다.
겁많고 소심한 저는 그저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정도만 공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교사가 된 이후 더 잘 가르치고 싶어 들어간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부터 비로소 공부의 단맛을 알았습니다.
또 오늘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도 저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는데 또 다른 향학열에 불타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되뇌이며 공부하라고 괴롭히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확인합니다.
스스로 선택하는 공부가 얼마나 달콤한지 우리 아이들도 알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송인수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그 세상이 목전에 있음을 느낍니다.
(저희학교는  교육청 지시로 특목고 합격 플랭카드를 걸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생각보다 더 빨리 찾아올 것도 같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곧 상식이 될 것입니다.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긍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세상이 다 썩은 것 같아도 이렇게 움직이는 누군가가 있고, 그 영향을 기다려온 무리가 있고, 언젠가는 바로 잡힌다는 것이죠.
 
한 동료가 핏대를 세우며 말하더군요.


"국영수만이 살길이다. 다른 과목 다 필요 없다. 내자식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아이들이 똑똑한 거다. 똑똑한 아이들은 다 그럭헤 한다.  예체능계고 뭐고 다 국영수 잘하는애를 원한다. 그걸 잘하는 아이가 다른 것도 잘하더라는 것이 결론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국영수 잘하는 아이들만 원한다는 사실은 이미 대학에서 그아이들의 능력이 검증되었다는 증거다."


함께 식사하던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 선생님은 괜히 애한테 왜 골고루 열심히 안하냐고 잔소리 했다며 자식의 현명한 선택(?)에 흐믓해합니다.
그래도 자기 적성 진로 고려해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대학에서도 지망학과 관련 교과목 내신을 봐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내가 생각해도 그렇게 할 이유가 없어. 국영수만 보면 답이 나오는데 왜 그렇게해? 다 필요없어"


교사들도 그렇게 쉽게 판단을 마쳐버리면 안될텐데...
다른때 같으면 속 상하고 괴로웠을 것 같은데도 저는 그다지 흥분되지 않네요.
교사들의 품격도 결국은 올라가게 될 것을 알기에 그저 담담합니다.
이미 바뀌고 있는 세상 속에 있으니까요.
등대지기 학교 덕분에 강단이 많이 생겼습니다.
잘 흥분해서 불의를 보면 몸이 아파지던 제 몹쓸 체질이 개선될 것 같습니다.
 
등대지기 학교의 마지막 강의까지 직강에 참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엄마 얼굴보는 시간이 짧은 저희 아이들이 '안가면 안되냐고' 조르기도 하고 다리를 감싸안고 놓아주지 않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아파서 한 번은 눌러 앉은 적도 있었지만 이 학교만은 직강을 통해 잘 마치고 싶었습니다.
다섯살배기 작은 녀석을 달래고 달래어 떼어 놓고 참석한 강의, 그 동안 모래주머니 달고 달리는 마라톤 처럼 쉽지 않았는데도 왠지 마지막 인사말 처럼 정리되는 강의 말미가 아쉬웠습니다. 
좀 더 배워야하는데...하는 마음에요.
정말 아쉽습니다.
젖주는 철제 원숭이 엄마와 천으로 만든 원숭이 엄마 실험(이남수 선생님 강의 중)이 주는 교훈에 비추어 제 아이들은 아직 더 어루만져 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국 어디라도 쫒아다니고 싶습니다만..
못내 아쉬워 가족 모두와 함께 졸업여행 신청합니다.
 
그 졸업여행에서 저는 A학점 인생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좋은 교육과정 제공해주신 민간교육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등대지기학교" 담당 간사

 등대지기학교 뉴스레터지기이자 사무실 막내 유쾌발랄 간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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