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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6강 강의스케치] 사교육걱정없는학교를 그린다 (이수광)

* 본 내용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강의중 6강 이수광 선생님의 '사교육걱정없는학교를 그린다' 강의스케치 입니다.


지난 15일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국가적 행사 2010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치뤘다. 회사원들의 출근시간이 미뤄지고 듣기평가 시간에는 비행기조차 이륙하지 못하고 뉴스에서는 시험의 난이도를 알려주는 등 온 국민 참여 행사라고 할만하다. 등대지기학교 6강의 강사 이수광 이우학교 선생님이 보기에 이런 모습들은 오히려 학생들의 불안가을 끌어올리는 비정상적인 행동들이다. 고3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은 거짓인데 아이들에게 잘못된 직선의 논리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의 청소년들을 비교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젊었을 때 꼭 하고 싶은 일로 평생사귄 좋은 친구를 얻는 것, 좋은 결혼 상대를 찾는 것, 돈을 버는 것 등을 꼽았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좋은 결혼은 돈 많은 사람과 하는 것인줄 알고 있다 .반면에 중국 아이들은 인생의 방향을 생각하고 싶다, 낙담하지 않는 근성을 기르고 싶다, 많은 책을 읽고 싶다고 답했다.
둘중 누가 ‘푸를 청(靑)’자를 쓰는 청소년일까?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많이 늙었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부자를 꿈꾸고 정실질환을 앓는 아이들도 많다. 한 논문에서는 이런 청소년들을 ‘유사성인’으로 표현했다. 자본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바로 대부분의 문화를 소비하는 청소년이며 이들은 부모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이것들을 얻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수광 선생님이 보기에 교육을 통해 이런 청소년들을 만들어 내는 현재의 학교는 정상적인 학교가 아니다. 고등학교를 나오면 그 정도의 교육목표가 달성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진도의 달성만을 문제 삼을뿐 자기성찰, 인간에 대한 경외심, 세계의 대한 이해는 뒷전으로 밀려있다. 이것이 바로 ‘배움의 퇴행’이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부터 입신양명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것만이 성공한 것인양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있다. 타인과 함께 하는 삶을 알려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요즘 사회는 옆 사람에 대한 염치, 사회에 대한 염치가 없다. ‘산입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관계와의 단절이 심해 이제는 산입에도 거미줄 치는 사회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이수광 선생님은 사교육을 받는 모습은 체류자의식, 단기승부의식, 순간모면 의식을 통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한다. 체류자의식이란 전쟁시 피난을 간 곳에서 어차피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 것이기에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도 대학에 가서 이 레이스에서 탈출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너도나도 질서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는 실적주의, 물량주의, 형식주의, 일방주의를 통해 교육배반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교육의 위기는 연합적 교육경쟁구도를 강화시킨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외고를 가고 외고에 가기위해 중학교 내신을 준비한다. 중학교 내신은 초등학교 선행학습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심한곳은 유치원 논술을 배우기도 한다. 상위경쟁이 하위경쟁 양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아이들 삶의 풍요로움과 심리적 안정감은 관계에서 출발한다. 삶이 즐겁고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아이들은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교과부는 사교육 강사를 학교로 끌어들이는 등  학생들의 이런 요구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교과서는 100의 세상 중 10만을 보여줄 뿐이다.
학부모들도 이런 경쟁을 통해 일명 엄친아(엄마친구아들)와 똑똑이를 꿈꾼다. 이들은 현실에 순응하고 자신의 앞길만을 바라봐 세상에 대한 고민이 전무하다. 그러나 모두 잠돌이에 대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잠돌이는 체제 무감각적인 아이들이다. 이들이 어느순간 노숙자의 생각을 닮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체제에 무관심하기에 그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가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하지만 실적주의에 물든 학교에게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기성경로로부터 이탈한 탈선아는 그가 희망을 가지고 있는 유형이다. 지금은 시험을 못보고 공부를 못하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고민하고 호기심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학업에서도 이런 아이들이 대학교 3년이 되면 똑똑이들을 추월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아이들을 더 많이 교육하기 위해서는 ‘공공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나 이외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 나의 손해가 생기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공공이다. 성적을 올리고 좋은 대학에 가려면 인터넷강의나 검정고시를 보고 공교육에서는 삶을 배우고 나누는 법을 익혀야 한다. 학교는 질문능력, 관계능력, 기획능력, 공공하는 능력을 배움의 핵심으로 선정해야 한다.
이수광 선생님이 재직중인 이우학교는 사교육을 유기적 교육의 걸림돌로 꼽는다. 직선의 기계적 성장만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거세당하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앞만이 아닌 뒤를 돌아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실존을 고민한다면 이런 것들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되지만 이제는 이런 것이 멋있게 느껴지지도 않고 멋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 이수광 선생님은 자신의 자본을 뒤돌아볼 것을 주문했다. 부모에게는 경제적 자본, 인간자본, 사회적 자본이있다. 인간자본이란 부모 스스로가 모르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배움의 형식이고, 사회적 자본은 가치체계다. 그는 인간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경제적 자본에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본을 통해 아이가 공공하는 능력이 있는 깨끗한 책상을 갖느냐, 나만 배불리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더러운 책상을 갖느냐가 결정된다.
부모인 여러분의 인간자본, 사회적 자본은 얼마나 풍요로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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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젊고 꿈으로 가득한 대학생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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