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이 제4강 '사교육걱정없는 미래형 교육제도를 상상한다'(강사: 이범)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
14조 배태석(짱이아빠)
이 범 선생님은 신문에서 가끔 뵙던 분인데...
직접 강의하시는 걸 들으니 참 세상돌아가는 걸 모르고 살았구나 하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이공계 기피다, 학력이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 고3 교실에 3분의 2는 쓰러져있다는 등의 언론을 통해 형성된 제 선입견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매스컴을 통해 일반인들의 시선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가도 새삼스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바로 수구더군요. 무비판적으로 그냥 세대가 그러려니 따라가던 오염된 시선,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들, 왜 요즘 10대들은 저러고 살지? 하던 생각도 되짚어보게 됩니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지요. 지금의 시스템들, 자신의 사상이나 정치적 기반에 따라 이합집산하며 당리당략을 위해 아이들의 교육체계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섭습니다.
자기 능력되면 외국나가면 되지 하던 안일한 생각도 근본적인 학습의 지향점이 잘못되어 있다는 문제제기에 걱정이 한 짐입니다.
저는 학력고사 세대입니다. 철저히 찍기에 능하고 수학문제도 찍어서 답이 맞으면 능력으로 인정받는 공교육하에서 교육받았습니다. 아직도 생각나는 게, 학력고사 전국수석했던 분이 전체 문제 중에서 한문제를 몰랐는데, 객관식 정답 갯수를 확인해보니 보기 하나가 비어서 찍었더니 맞았더라 하던 에피소드가 예전 학생잡지에 실렸던 것도 생각납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얼마나 한심한 교육상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으로 살아왔는지 부끄럽습니다.
교육은 아이들의 세상을 보는 눈을 열어주고, 창의적으로 도전하게 만들어주는 준비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너무도 아이들의 이력서를 채워주기 위해 학벌을, 스펙을 맞추는 것을 지향해 왔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교육을 비판하고 공교육의 시스템 바깥으로 나가려고 할 뿐, 저 역시 과거의 잘못된 시스템 대로 아이들을 다그치고 있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처음부터 고민해게 됩니다. 저 또한 기존의 교육시스템에서 나름의 생존방법을 터득해 버텨왔기에 그런 시스템에 너무도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정답은 여러가지 일 수 있다고 말은 해왔지만, 저는 교육의 현장에서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해 왔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정답을 찾기위해, 선생님 말씀대로 정답은 문제지 뒷장에 있기 때문에, 빨리 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얼른 뒷장의 정답을 펼쳐 외우며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이 잠재의식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가능성과 재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부모의 선입견과 욕심이 아이의 날개를 자르고, 시선을 차단하고 땅위를 기어다니게 만들고, 하루하루의 비루한 삶을 당연하게 여기는 법을 배우게 합니다. 욕심과 선입견을 버리는 법부터배워야 겠습니다. 멀리 돌아가는 법과 느리게 가는 법도 배워야 겠습니다. 내 아이를 그 자체로 보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아이들과 행복하게 삶을 누리는 방법을 배워야겠습니다.
"등대지기학교" 담당 간사
등대지기학교 뉴스레터지기이자 사무실 막내 유쾌발랄 간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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