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제3강 '옆집 엄마 한마디에 무너지지 마세요'(강사: 이남수) 강의를 스케차한 것입니다. |
지난 시간 이병민 교수의 영 조기교육의 현실에 이어 이번에는 대안으로 제시된 「솔빛엄아의 엄마표 영어-옆집엄마 한마디에 무너지지 마세요」 강의가 진행됐다. 홈스쿨링을 통해 유창한 영어실력의 아이를 키운 그녀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솔빛엄마의 강의는 1. 영어열풍에서 중심잡기 2. 탈학교 이야기 3. 옆집아줌마에게 휘둘리지 않는 내공키우기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중 수강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부분은 바로 영어 이야기다.
솔빛이는 2학년때 학교를 그만뒀다. 아이의 선택이었다. 아이가 학교를 그만뒀을때 이남수 선생님이 했던 일은 단지 이런이런 교육 방법도 있다는 것을 소개시켜 준 것 뿐이었다. 자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데 그만두라고 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솔빛이가 느낀 공교육의 문제는 학급당 아이가 너무 많고, 한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입시위주 교육, 학교의 폐쇄성, 비민주성 등이다. 이남수 선생님이 보여준 솔빛이의 인터뷰 영상에서 솔빛이는 말한다. 솔직히 보충수업이 싫어서 학교를 그만 둔 것이라고. 학교를 그만두면서 성격이 밝아지고 정서가 안정되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면서 주체성도 기르고 경계가 없고 깊은 진짜 공부를 하게 됐다고 한다.
현재 솔빛이는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중이다. 학교를 그만두고 제대로된 사교육 도 받지 않은 아이가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남수 선생님도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학교를 그만두기 전에는 주위엄마들과 같이 학습지도 했고, 학습지로는 불안하니까 학원에도 보냈다. 그런데 학원을 다니다 보니, 학교에서 겪었던 부조리한 일들이 똑같이 일어났다. 교육운동을 하면서 학교의 각종 문제를 제기했는데 영어 때문에 이렇게 눈이 멀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학원을 바로 그만뒀다고 한다.
이때부터 엄마와 아이의 영어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각종 강연회와 설명회를 다니면서 내린 결론은 그도 이병민 교수와 똑같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라." 그러나 그럴만한 여유가 없기에 이는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실행했다. 그녀는 영어는 '학습'이 아님을 강조했다. 영어는 언어다. 언어는 학습이 아닌 습득을 하는 것이다. 영어는 도구일뿐 아이 삶의 목적이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아이가 동기가 있을때 시작해야지 무조건 시작한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정이 행복하지 못한 영어를 하면서 결과가 행복하기를 바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솔빛엄마가 찾은 영어 공부법은 노출을 통한 자연적인 습득이다. 모국어를 배우는 방식과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로서 존재하려면 생활에 존재해야 한다. 언어권에서 벗어나면 잊어버리는게 생활에 노출이 안되서 그런 것이다. 유행가 듣다가 나도 모르게 외워지는 것처럼 집중하지 않고 편안히 하는게 중요하다.
솔빛이는 하루 세시간씩 영어를 습득했다. 흘려듣기 1시간 30분, 장면보며 듣기 1시간 30분씩 영어를 듣고 봤다. 아침에 깨울 때, 밥먹을 때, 놀 때 영어소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하게 하는 것이다.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국 교과서나 어려운 교재 테이프를 틀어놓을 필요는 전혀 없다. 영어교재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주입시키려고 만들었기 때문에 자극적인 부분이 많다. 오히려 아이들이 이런 자극적인 소리만 들으면 실제 일상의 언어에는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장면 보며 듣기다. 언어는 소리와 장면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해외어학연수도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듣기 위해 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멀티미디어를 통한 습득의 효율성을 말했다. 미국에서 그냥 돌아다니는 것보다 영화를 보는게 훨씬 많은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FBI가 회의 하는 상황을 미국에 간다고 경험할 수 없지 않은가? 말의 내용이나 음색은 모든 정보를 전달 못한다. 표정이나 제스처 등이 합쳐져야 모든 메시지가 전달된다. 장면을 통한 습득이 중요한 이유이다.
화면을 통한 일방적인 소통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는 유아들에게 해당한다는게 그녀의 생각이다. 4학년 이상, 우리말로 소통이 가능한 아이에게 장면 보며 듣기가 적용 가능하다. 그 이전은 자폐등 각종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쯤 되면 엄마표 영어를 입주과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엄마가 선생님 대신 집에서 아이 붙잡아 두고 가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전하는 엄마표 영어는 전혀 반대의 역할을 요구한다. 아이의 시행착오 언어를 보호해 줘야 한다. 우리말 처음 배울때 아이에게 문법 틀렸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외국아이들도 한 살, 두살 먹지 한번에 열 살이 되지 않는다. 부모님이 영어잘하는 척 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네덜란드에 있는 솔빛이가 말하기를 프랑스, 독일 아이들 모두 영어 잘 못하지만, 그 아이들은 맞든 틀리든 자신감 있게 한다고 한다. 어차피 문법이 틀려도 의사소통은 된다. 그런데 동아시아 아이들은 자신감이 없어서 말을 안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언어 습득 자체가 스트레스이다. 그런데 옆에서 엄마가 스트레스를 보태고 있으면 얼마나 아이들이 힘들까? 결국 자식을 믿어줄 사람은 부모 뿐이다. 누구나 시행 착오는 한다.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거니 아이를 믿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사교육비 자체는 여력이 되는 부모님들이 감당하면 된다지만, 아이 삶의 에너지들이 영어를 통해 소비되는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영어 일찍 한다고 스트레스가 없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앞당기는 것 뿐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말이 모두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녀는 외롭고 아이의 무기력과 나태함을 보기 힘든 점을 홈스쿨링의 어려움으로 토로했다. 자신 역시 대학을 나오고, 대학에서 조금이나마 배운게 먹고 사는데 도움되는걸 알기에 아이가 학교를 그만둔다 했을때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외롭고 두려운걸 견디니까 이런 열매가 있는것 같다며 말을 맺었다.
마지막으로 솔빛 엄마가 강조한것은 함께하는 걸음이다. 자신은 학교보다 시민단체에서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고 단언하며 여럿이 함께 길을 만들어 가기를 당부했다. 대단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아이를 가슴으로 안아줄수 있는 따듯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아이가 사교육 받는다고 저녁도 함께 하지 못하는 그런 가정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빛엄마 이남수 선생님의 바램이었다.
이 시대의 젊고 꿈으로 가득한 대학생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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