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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2강 강의스케치] 영어조기교육 - 거품빼고 진실캐기

  

 

 * 본 내용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강의중 2강 이병민 교수님의 '영어교육 쓰나미에서 살아남기' 강의스케치 입니다.

 

 

초등교육에서 영어를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영어는 모든 학생의 골칫덩어리이고 학부모들의 열망의 대상이다. 그동안 우리의 영어실력도 일정부분 향상됐지만 오히려 영어사교육은 점점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등대지기학교 2강, '영어교육 쓰나미에서 살아남기 (부제: 영어 조기교육 - 거품 빼고 진실 캐기)'에서 이병민 교수는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고 싶으면 "이민을 떠나라"고 일갈했다. 강연에 앞서 이병민 교수는 학부모들에게 잘못된 오해를 풀라고 주문했다. 그건 바로 조기 교육의 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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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중인 이병민 교수>

 

결정적 시기란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생물학적이고 신경학적인 시기를 말한다. 가령 오리새끼가 부화한 후 처음으로 본 것을 자기 어미로 생각하는 것처럼 동물에게는 결정적 시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에게 이것은 모국어에 한정된다. 인간에게 결정적 시기는 12살을 전후해서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을 모국어 이외의 것에 그대로 대입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모국어처럼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언어가 아닌 이상 결정적 시기의 자동 학습은 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병민 교수가 언어의 학습에서 강조한 것은 일상적 노출이다. 우리가 만4세가 되어 한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할때까지 모국어에 노출된 시간은 11,680시간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이를 영어에 적용해 하루에 영어를 한시간씩 듣고 말한다면 32년이 걸린다.

 

또한 인간이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nature(환경)'와 'nurture(교육)'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늑대소년 이야기처럼 말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도 주위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병민 교수는 언어는 단지 주입으로 배워지는게 아니라, 쌍방향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습득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당연히 국내 교육으로는 이것에 한계가 있다. 영어유치원을 가서 영어를 잘한다 해도 초등학교에 들어가 아이들과 어울리고 영어쓰는 시간이 줄어들면 도로 처음으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일찍 배우든 늦게 배우든 차이는 거의 없다.

 

물론 발음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다. 그럼 얼마나 해야 원어민처럼 할수 있을까? 이병민 교수는 의미있는 연구자료를 제시했다. 5세 전후로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의 발음을 평가했는데 대부분의 백인들이 이들의 발음도 원어민 발음으로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나라 이민2세대의 발음을 보더라도 백인들의 원어 발음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집에서 부모님들이랑은 한국말을 쓰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를 이중언어 사용자로 키우겠다는 욕심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두가지 언어를 하게 하는건 가능하지만 균형잡힌 이중언어 사용자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엄마가 한국어 아빠는 영어를 쓰면 4살까지는 이중언어를 습득할 수 있으나 밖에 나가는 순간 영어를 접할 수 없기 때문에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인 언어 교육의 목표는 그 언어를 통해 말하는데 쓸건지 듣는데 쓸건지를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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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고있는 수강생들>

  

그래도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을 시작한지 10여년이 다되가는 이때, 아직도 영어교육에 문제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병민 교수는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를 학교 교육의 부실이나, 조기영어교육의 부족함에서 찾지 않는다. 그는 평소에 영어를 쓸 일이 없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못하는 것이라 진단한다. 영어를 10년동안 배웠다고 이야기해도, 하루에 1시간씩 10년을 계산하면 실제로는 얼마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인간이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기 때문에 경제학자들과 몇몇 언론이 영어 공교육을 문제로 지적하며 몰입교육을 말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우리나라에서 영어 잘하는 방법은 이렇다. 아침에 일어나 영어신문을 읽는다. 텔레비전은 BBC나 CNN등 영어채널만 본다. 지하철에서도 주위 한국말이 들리지 않게 이어폰을 꼽고 영어를 듣느다. 회사에서는 동료들과 말하지 않는다. 회사일끝나면 회식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영어텔레비젼을 본다. 이렇게 해야 완벽한 영어노출 환경이 된다. 하지만 이병민 교수는 이것이 한국인의 삶이 아님을, 영어는 애초에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처럼 말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다시 언어를 습득하는 결정적 시기로 돌아가 보자.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들, 로버트 할리, 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참. 모두 한국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이들이 어려서부터 한국어를 배웠을까? 그들은 다 20살 넘어서 한국에 왔다. 그중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랑 대화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들 중에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은 텍사스에 영어를 배우러 가도 텍사스 사투리가 아닌 책에 나오는 영어를 배워온다. 생활속에서 언어를 습득하는것이 아니라 책에서 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릴때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조기교육론은 아무 근거가 없음을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20살이든 30살이든 영어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느냐가 중요하지 특정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는 또한 한국에서 영어는 선택의 문제기에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배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가 제시한 전망은 무엇일까? 이병민 교수는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이 경쟁적으로 영어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관념보다는 경험이 중요하기에 아마 갈때까지 간 후에야 잘못된 길이라는 걸 깨닳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10년정도는 더 이상태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 것이다. 그러며 당사자인 학부모들이 등대가 되어 잘못된 곳을 비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그는 '엄마표 영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영어교육은 공교육에서 조절할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부모님이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병민 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한 '엄마표영어'. 이번주에는 엄마표영어의 선두주자 '솔빛엄마' 이남수 선생님의 등대지기학교3강 「옆집 엄마 한마디에 무너지지 마세요」가 진행된다. 영어에 지친 우리가 함께 대안을 고민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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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끝난 후 일부 수강생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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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젊고 꿈으로 가득한 대학생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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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