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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춤을 추었습니다

* 본 내용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춤을 추었습니다

18조 김미숙(호호아지매)

 

내 인생의 진정한 기쁨과 의미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감정의 지배를 떠나 '인생 뭐 별거야..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다람쥐 같이 열심히 쳇바퀴 돌리면서..남들 모양새로 그렇게 사는거야....' 라는 이성의 지배를 택한 우리의 가슴 아픈 현실이 아이를 둘 키워가는 이 시대의 '에미'가 된 이후에야 절실히 깨달아지고 있습니다.

 

공부해라 아들아...

왜요?

훌륭한 사람 되어야지!

뭐가 훌륭한 건데요...

음....자기만 알지 말고 남도 생각하면서 함께 하는 삶.. 그렇게 사는 삶..그렇게 사는 사람이 되는거...

그런데 왜 학원가고 숙제를 또 해야 해요?

음....음....(양심상 말문이 여러번 막히고..답답하기를 여러번...그러다가 고작 생각해낸말이란게...)

참는거 배워야지...힘들어도 참는거...

  

대답을 해 놓고도 아이의 이해를 가늠치 않고 현실을 개탄하는 어른의 한숨소리가 느껴지는 듯해서 아이에게 잠시 고개를 떨군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기를 초등6년.. 거의 매일 제 양심과 현실을 엎치락 뒤치락 하며 현실속의 다람쥐가 되어 쳇바퀴를 돌려댔지요.

아이의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미친듯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대안학교를 선택했고(입학원서 내고 기다리는 중이예요)

지금은 사교육을 하나씩 정리해가며 등대지기에 입학해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오락가락하기 쉬운 현실의 급물살을 벗어나고자 아둥바둥대고 있습니다요.

 

전 심리상담가로 일하고 있어요.(아직 훈련중에 있지만요...)

학벌과 돈과 명예가 가져다 주는 외적 기쁨을 위해 수 많은 내적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인생살이를 위해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성숙을 위한 고통이 아닌 자기파괴적 고통을 치르는 그야말로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현장에서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죠.

그 사람들(아마 제 자신도 그 사람들중 하나일겁니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고통의 언저리에는 언제나 자신을 아프게 했던 수 많은 이유들이 있습죠.

그중... 부모가 주는 상처의 깊이는 이루 말 할수 없이 크고 깊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쳐 부모 자신의 왜곡된 기대와 욕망을 가지고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

그런 부모의 뒤에는 그런 자신을 돌아볼 틈도 없이 그저 '잘 살아야 한다'는 맹목적 삶의 기준을 향해 마구 달렸던 우리 전세대의 아픈 상흔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어디를 어떻게 손 봐야 그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싸매고 보듬고 회복되게 할 수 있나를..

항상..고민속에 번민하다 제 스스로 지치고 또 지치기를 수십번 거듭합니다.

 

그런데 저 또한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굳이 그들이 삶이 아니더라도 제 꼬라지 하나만 들쳐봐도 그 모냥새가 그닥 좋지만은 않지요.(누가 보면 그들보다 더 형편 없을지도 몰라요..ㅠ.ㅠ)

훌륭한 삶이 무엇이냐는 아들의 질문에 현실성 없는 선문답이나 하는 제 꼬라지에 아들이 무슨 '훌륭한 삶'에 대한 동기를 '공부'에서 찾겠습니까?....

 

제 자신이 먼저 변하는 게 곧...

아들에게 막연한 질문 던지고, 설득하고, 애쓰고 벙거지 떠는 것보다 훨 인간적이란 양심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를..양심의 소리를 힘을 내서 따르려고 용쓰며 달려온 곳이 여기 등대지기입니다.

  

박재원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뿌듯했지요.

훌륭한 언변과 내용보다 강사 자신이 가진 진정성과 열의에 제 가슴이 춤을 추었습니다.

교육의 힘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박선생님의 뜨거운 열의가 지칠줄 모르고 제 부모된 양심을 사그라들게 만드는 이 안타까운 교육의 현실에서 버티고 살아남게 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듯하여 가슴이 춤을 추었어요.

진정성 있는 강의에 춤을 춘 제 마음처럼 제 아이에게도 진정성 있는 공감과 대화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동행하는 인생의 파트너로써의 부모의 역할을 잘 감수하고 수행해야 겠다는 간절한 소망과 의욕이 꿈틀댑니다.

 

추신: 저도..선생님 말씀 잘 들을 줄 아는 '동기부여" 잘 된 학생...맞죠? ㅎㅎ

 

 

 완소녀.jpg

 

 

 

 "등대지기학교" 담당 간사

 등대지기학교 뉴스레터지기이자 사무실 막내 유쾌발랄 간사예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