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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공감, 소통 - 기쁘게 동행하는 오늘

 

 본 내용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공감, 소통 - 기쁘게 동행하는 오늘

 01조 김영미B(날고 싶은 새)

  

1강 박재원샘 강의는 기대했던대로 매우 명쾌했다.

 

그리고 마음이 씁쓸했다. 왜냐하면 나름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고,

- 중학교때는 목표하는 고교 입시를 위해 ‘내신 관리 엑셀 프로그램대로 현재까지의 네 성적을 가지고 앞으로를 유추해서 성적을 내면 이게 결과야..그럼 올해까지의 그 고교입학 상황을 보면 좀 힘들겠지? 하면서 들이댔고(나는 보여준 거고, 아이는 들이댔다고 생각했겠지요),

- 올해 고교에 들어와선 모의고사 성적 분석표를 다시 횟수별로 표로 작성하여, 과목별 등급(전국 퍼센트) 변이와 교과내용별 점수상황을 A4에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해서 들이댔으니,,

  

“그래 엄마 잘났어..엄만 뭐든 숫자에 확실하잖아” 이랬을 것을 생각하니 참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아이 앞에서 나를 관리해야하는 의무감을 더 많이 느꼈고, 그동안 내가 참 잘하려고 했던 것이 아이를 숨 못 쉬게 했었던 것이구나를 생각하니 전에도 성품훈련 받으며 미안했는데, 어제는 더 미안했다.

 

그런데, 어제저녁에도 야자 끝나고 온 고1에게 모의고사 성적 확인하면서 대체 어찌 얘기 해야할 지 열불이 났다.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면서도 하여 꺼낸 말,

 

 “성적표 보고 기분이 어땠니?”

“나? 그냥 아무 생각 안 들었어..”

 

(진짜 아무생각이 안들은 것인지, 아니면 나 엄마랑 말하기 싫어인지,,후자이겠지만 참 여러 가지로 열 받게 한다. )

 

3월 첫 모의고사 성적 잘 받아놓고, 4번째 모의고사까지 계속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한다.

수리도 외국어도 사탐도 과탐도 언어영역(소통)이 기초가 되는 것인데, 언어영역은 유지를 잘하는 것을 보면 다른 영역도 문제 자체는 이해를 했다고 봐야하는데, 왜 딱 언어영역만 잘 될까?

 

“너는 언어영역이 좋은 걸 보니, 일단 가장 중요한 기초는 참 좋은거다.. 그런데, 미국유학을 꼭 갈 거라면서 왜 영어공부는 안하니? 그 학교가 패션디자이너로써 포트폴리오만 보고, 말도 잘 안통하고 에세이도 못 쓰는 그런 학생을 뽑아줄까? 영어공부 아니라 이제는 영어로 된 책도 안보는 거 같고. 수학은 과외샘이 내주는 예습외엔 역시 공부를 한 번도 안하는 것 같고, 혹시 수학 복습해본 적 있니?”

“복습 한번도 안했어. 시간이 없어.”

수학을 샘수업 한번 듣고 어떻게 내걸로 만드니? 복습을 해야 내거 되는거지, 야자 시간에 수업하는 거 아니잖아, 복습도 하고, 책 읽을 수도 있잖아.”

“엄마 야자실이 너무 조용해서 책장 넘기는 소리도 크게 들려, 근데 나는 책을 보면서 입으로 읽기도 하는데 거기서 어떻게 책을 읽어..”

 

‘참 핑계도 여러 가지다. 공부할 수 없는 핑계들은 끊임없이 아이의 입에서 솟아나온다.’

 

“그리고 너 요즘 냉커피를 아마 졸음을 쫒으려고 마시나본데, 커피마시고 공부하면 잠은 안와도 멍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효율이 별로 안좋아, 그리고 냉커피 칼로리가 얼마나 높은데, 살찌는 거 싫어하면서 어쩌려고 그걸 마시니, 시간이 없다고 하지마, 평일엔 늦게 오지만 그래도 그때 집에 와서 잡지책, 만화책 그런 거 열심히 보고 있잖아.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은 꼭 놀아야 하는 거야? 그런거야?”

“그럼 그땐 놀아야지”

“ 그래 그럼 너는 영원히 시간이 없을 거야. 당연히 시간이 없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열심히 할 의지가 없는 사교육은 필요도 없고, 가정을 경제위기로 학생을 학원시간표에 쫒기는 바보로 만든다는 생각하에 무척이나 멀리하다가, 고교수학은 기억도 안나서 내 능력으로 도와줄 힘이 부족해 과외를 시켰더니만, 숙제가 공부란다. 그러니 수학이 얼마나 재미없을까..

 

사실 등대지기학교시작 세시간 전에 아이 가방에 숨겨져있던 모의고사 성젹표를 봤던지라, 샘 강의도 있고해서 뭐라고 해야하나, 내 감정을 어떻게 조절해야하나 했는데, 약간 톤은 조용하고, 길지 않았지만 결국 열 받은 대로 말이 나왔다.

 

아이와 나를 대등하게 놓고, 또 감정을 코칭하라고 했는데, 아이의 감정을 축소 시켜버렸다.

아이가 좋아하는 대로(패션디자이너) 인정하고 잠재력이 있다고 신뢰하며, 내가 노력과 모범을 보이면서 공감하고 대화하라고 했는데, 나는 어떤 노력과 모범을 보였나? 교복블라우스는 아이가 식사하고 있을 때 다림질을 했고, 저녁에 아이가 올 때는 산행/여행과 사진 관련해 컴퓨터를 붙들고 있었고, (가끔은 봉사하는 중요한 일로도 사용하지만), 교회 훈련프로그램이라도 해야 성경이나 신앙서적을 붙들었고, 필이 꽂히는 책이나 들어야 책상 앞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었으니..  

그래 이제는 낮에 아이 없을 때 내가 취미로 하는 일을 하고, 아이들과 있을 때만이라도 취미생활을 절제하자. 그나마 둘째 기독중학교 보내면서 TV를 없앤 게 조금 모범을 보인거다. 안그러면 드라마도 보고 있었을테니..얼마나 더 맘이 끔찍했을 것인가.

 

이번 등대지기를 시작으로 좀 더 건강한 부모상을 찾아서 모범을 보이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기쁘게 동행하는 오늘을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완소녀.jpg

 

 

 

 "등대지기학교" 담당 간사

 등대지기학교 뉴스레터지기이자 사무실 막내 유쾌발랄 간사예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