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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 뉴스레터 ⑤] 강의스케치 - 우리는 차별에 반대합니다!

[등대학교 뉴스레터 ] 강의스케치


'우리는 차별에 반대합니다!'


- 닉네임 'not for self' 님


 

소개를 담당하시는 채송아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저 인기 많은 여고 선생님인줄 알았다가 이분의 강의 들으면 곧 여고생 빙의가 되어 팬이 되어버리는 안상진 부소장님. 푸근하고 달달한 인상 뒤에 숨겨진 그분의 매우 현실적이고 논리적이며 단호한 강의를 다시 등대지기에서 만나게 되니 여고 은사님을 찾아가는 설레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정책이야기라니... 음.... 분명 교사시절에 안상진 선생님은 좋아했을지라도 수학은 싫어하는 학생도 있었을 테니 과목은 싫지만 그저 좋아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이 전하는 수학에 관한 스토리는 들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다섯 번째 등대지기를 만난다.

 

In Seoul.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는 것이 이제는 서울대라는 말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의 특성상 중,고등학생 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과 부모들의 바람은 이제 소위 스카이 대학이 아니다. 그저 인 서울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끊임없이 달고 다닌다. 한창 자신의 미래와 인생에 대해서 고민하고 꿈꿔야 할 꽃 같은 아이들이 그저 인 서울 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자신의 인생에 선을 그어 버리는 것을 보면서 마음에 짐이 생긴다. 안상진 선생님의 말처럼 우리 시대보다 더 나쁜 교육제도를 넘겨준 것에 대해 미안해지고 통탄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에 만난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은 학업으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부모도 친구도 아닌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쯤 되는 택시기사, 경비아저씨랑 싸우고 뒤에서 욕하면서 푼다고 했다. 이 학생은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성적 좋은 모범생이었고 부모는 끊임없이 높은 성적과 좋은 직업을 강요했다. 당연하게 차별되는 것에 찬성하고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으로 평가되어 왔기 때문에 공부를 못해서 소위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무시되어도 당연하다고 말하는 학생에 말에 정말 소름이 돋았다. 그저 학창시절 성적으로 인생이 줄 세워져 버렸다. 


자사고의 폐지를 두고 여전히 말이 많지만 고등학교부터 이미 서열화 되어 있어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는 전국의 수많은 아이들은 이미 패배의식으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서열화는 초등학교, 유치원으로 점점 더 낮은 연령대부터 시작되고 있다. 종교교육 등 학교의 특색을 살리는 자사고의 원래의 의미는 퇴색되어 버리고 그저 입시를 위한 학원으로 변해버린 공교육의 현실 앞에 완전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우리가 꿈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절대평가로도 변별력을 가질 수 있고 최소한 끊임없는 경쟁구도에서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 그리고 각 대학은 대학의 철학에 맞게 학생들을 선택하는 변화, 학부모들의 인식전환, 그리고 학교 교사들의 평가 개선이 시작되면 된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모든 변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교육은 당연하게 감소하게 될 것이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안상진 선생님은 질의응답 없이 끊임없이 그동안 그가 조사하고 연구한 많은 것들을 쏟아내셨다. 교직생활을 그만두고 시민운동을 하는 교육자로 그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의 시간들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누군가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시민단체의 삼성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간사님들의 야근과 고생이 마음으로 깊이 느껴진다. 간사님들과 회원들이 얼마나 교육이 바로서는 사회적 정의를 위해 힘써 노력했고 고생하고 있다는 미안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지난 시간에 강의해 주셨던 전성은 선생님께서 좀 더 열심을 내어 우리가 정책에 대해서 알고 관심을 가지고 배워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아 좀 더 귀를 기울여 강의를 듣기를 다짐했건만 들으면 들을수록 계속 답답한 마음이 가중된다. 때마침 요즘 마을모임을 하면서 엄마들과 책모임으로 <핀란드 부모혁명>이란 책을 읽으며 나눔을 하고 있는데 다들 ‘핀란드로 같이 이민을 고려해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쓸쓸하게 말하는데 현 입시 정책, 교육 정책을 구체적으로 들으니 사실 떠남에 대한 마음이 커진다. 그러나 여전히 잘 견디고 버티고 변화를 위해 함께 뜻을 모아주어야 한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있는 법. 영어 조기 교육이 아닌 적기교육, 과도한 유아, 사립초 학생들의 영어몰입교육 반대, 선행교육 규제법 보완, 수학 교육과정 개선, 수능 시험범위 조절, 수능 시험 방식 전환 등의 제도를 마련하기에 함께 힘써야 한다.


경쟁 없이 살아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고 다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결국 경쟁력 있는 교육이라는 독일의 교육처럼 함께 공부하고 함께 누리는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다시 꿈꾼다. 힘내자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