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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생활단상 - 어느 특수학급교사의 절규


지난 1월 8일 진행된 3차 등대모임에서 이환순 회원님의 생활나눔입니다. 등대모임은 1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들이 모여 교육 및 사교육 문제에 대해 경험을 나누고 토론하는 모임입니다. 3차모임은 '좋은사교육, 나쁜사교육 ,그 경계를 생각한다'란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연말과 새해 연초를 태어나 처음으로 집이 아닌 곳에서 보냈습니다. 심리학과 관련된 공부와 체험을 하고자 선택한 일정이었지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아주 행복한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 왔답니다.


그곳에서 저는 강릉에서 중학교 특수교사로 재직하시는 30대 중반의 여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어머니가 후천성 청각장애를 가지고 계셔서 어려서는 어머니의 통역을 하며 자랐다고 하시더군요. 주변에서의 놀림을 나는 공부를 너희들 보다 잘해서 보란 듯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오기 창창함으로 극복 하신 듯 했습니다. 그렇게 어렵다는 임용고사에도 합격하여 당당히 특수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던 그녀에게 약 2년 전 그녀로서는 너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일 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녀가 전근을 원하는 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있는데도 그 학교의 교감이 특수교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는군요. 특수교사 자격도 안 되는 교감이 직접 그 학급을 맡으려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을 하는데 필요한 인사고가에 도움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이 당찬 여교사는 몇몇 전교조 선생님들의 응원을 받아 직접 해당교육청 홈피에 부당함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결과 이 선생님은 원하던 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사건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더군요. 이 여 교사가 전근 오게 된 것이 몹시 못마땅한 교감은 사사건건 이 선생님을 갈구었고, 심지어는 특수학급의 몇 안 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바보 같은 것들에게 가르칠 것이 뭐가 있냐’며 대놓고 빈정거렸으며, 특수학급 아이들과 현장 학습 가는 것 조차 허락 해 주지 않아 그냥 교실 수업을 해야 했다고도 합니다. 선생님들 사이에 파벌을 만들어 편 가르기도 하는 등, 온갖 유치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은 물론이고 급기야는 이 선생님 듣는데서 ‘낫으로 목을 베어버리겠다’는 너무나 무서운 말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그 학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때부터 심한 스트레스와 모멸감 때문에 그 선생님은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교감의 횡포에 무기력과 공포에 질린 상태로 겨우겨우 버티다가 1년 전 다시 학교를 옮겼다고 하더군요. 학교를 옮겼어도 교감으로부터 받은 모멸감과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불면증 또한 계속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자신의 분노와 공포를 드러내고는 지쳐서 독백처럼 울면서 처절하게 말했습니다. ‘너는(교감) 그 아이들이 불쌍하지도 않니? 그 이이들의 부모가 안쓰럽지도 않니? 그 아이들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나는 그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그런데 왜 너는 네 욕심 때문에 그걸 못하게 해? 이 나쁜 놈 아!!!!!!!!!! 왜 이세상은 너 같은 쓰레기 교사에게 승진 기회는 더 많은 건데? 너 같은 놈은 절대 교장 되면 안 돼. 그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교육 재료비 까지도 떼어 먹는 너 같은 놈은 절대 교장 되면 안 돼!!!!!!!!

 

특수학급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로서 그녀의 절규는 처절했고, 그 전경을

더 상세히 잘 전달 할 수 있는 글재주가 제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정말 가슴으로 특수학급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느껴졌었고, 교사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열의로 충만했었으나, 저질 인간에게 당한 모멸감에 너무나 괴로워하는 비에 젖은 새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가슴을 울렸었습니다.

 다른 과목을 선택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진정 특수교육의 필요성과 애정 때문에 특수 교사가 되고자 했던 그녀의 선택이 제게는 참교사의 표상으로 느껴졌으며, 그녀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녀의 아픈 마음이 잘 치유되어 예전의 당차고 열정적인 선생님 본래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환순 회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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