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중심 고입전형으로 인한 중학교 교육 및 평가 문제 관련 보도자료(2013. 11. 8)
중학교 내신의 상대적 서열과 석차백분율을 중심으로 하는 고입전형으로 인해, 고등학교가 사실상 서열화되고 중학교 성취평가제 정착이 결정적으로 가로막혀 있어 고입전형 개선이 시급합니다.
▲현재 고입전형 방식은 특정 과목의 상대적 서열이나 석차백분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에 따라 고등학교 체제가 사실상 입학 성적으로 서열화된 상황.
▲교육부에서 중학교 선진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성취평가제 역시, 고입전형 절차에서 내신 석차백분율을 산출하는 한 절대평가로 운영되는 성취평가제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 어려움.
▲고입 전형 과정에서 석차백분율을 폐지하고, 추첨제나 성적 외의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고입전형으로 개선하여 중학교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제도적 개편을 서둘러야 함.
그 동안 우리 교육에서 대학 서열화로 인한 중고등학교 교육의 왜곡에 대한 지적은 많이 있어 왔으나, 중학교 내신 성적이 반영되는 고입전형이 중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적된 바가 적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약칭 ‘사교육걱정’)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낡은 고교체제 쇄신을 위한 연속 토론회를 통해, 고입전형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 반영 방식이 중학교 교육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상대평가 방식인 내신 석차백분율은 사실상 고등학교를 성적으로 서열화하고 성취평가제의 정착을 가로 막는 요인이 되고 있는 문제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현재 고입전형 방식은 특정 과목의 상대적 서열이나 중학교 내신 석차백분율 등 성적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중학교 교육이 상대적 서열을 중시할 수밖에 없음.
현재 고입전형은 특정 과목의 내신 등급이나 중학교 내신 전체의 석차백분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어고의 경우 영어 과목의 내신 등급을, 과학고의 경우 수학, 과학 과목의 내신 등급이 주요 전형 자료로 활용되고, 자사고나 특성화고, 일반고의 경우 내신 석차백분율이 전형의 중심 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성적을 중심으로 한 고입전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학교 교육은 학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수업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이는 수업과 교육과정 개선에서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은 고입전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흥미와 적성 중심의 공부보다 자신의 상대적 서열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 특히 중학교 내신 성적 반영의 주된 방법으로 활용되는 석차백분율은 사실상 고등학교 유형을 성적순으로 서열화하고 있음.
석차백분율은 고입전형시에 학생의 전교 석차를 기준으로 모든 학생을 0~10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내는 방식을 말합니다. 중학교 재학 중 이수한 각 교과의 석차를 기준으로 교과 성적을 산출하고, 여기서 산출된 교과 성적으로 전체 졸업예정자 중에 그 학생이 상위 몇%에 해당하는지를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나타냅니다. 자세한 산출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중학교 졸업 예정 학생은 자신의 중학교 전체 성적을 하나의 숫자로 판정받게 되며, 이 석차백분율이 고입전형의 기본 자료가 되는 것입니다. 석차백분율은 자율형 사립고나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의 내신 기준이나, 특성화고등학교의 전형 요소로 직접적으로 활용되며, 평준화지역의 일반고 커트라인 설정 등에도 판정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결국 특정 과목이나 전 교과 석차백분율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으로 인해,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 일반고가 입학 중학생의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사실상 서열화된 상황에 와 있습니다.
■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성취평가제는 고입전형 절차에서 내신 석차백분율을 산출하는 한 운영되기 어려움.
성취평가제는 교육부(당시 교과부)에서 2011년 발표한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의 주요 내용으로서, 현행 평가제도가 학생의 상대적 서열을 정하는 데만 집중하고 학업 성취의 진정한 향상을 꾀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제안된 일종의 절대평가 방식입니다. 성취평가제는 점수나 석차를 공개하지 않고, 미리 제시된 각 교과의 성취기준에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A-B-C-D-E 중의 평점만 부여하는 것입니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개선안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행과 같이 고입 전형에서 석차백분율을 내신 산출 방식으로 유지하고, 일부 특목고, 자사고 등이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전형 방식을 고수하는 한 성취평가제가 제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점수나 석차에 얽매이지 말고 학생이 교과 성취 기준에 도달하는 것 자체에 교육의 목표를 두라는 것이 성취평가제의 취지인데, 고입전형 시점에 가서 결국에 촘촘하게 서열화된 석차백분율을 산출하게 된다면 학생들은 다시 자신의 상대적 서열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취평가제가 시행된 이후의 교과성적 산출에 대한 예시는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의 개별 시험에서만 성취평가제가 적용될 뿐, 중학교 성적을 반영하는 고입전형을 위해, 계속 개인별 석차백분율을 계산하여 결국 다시 1등부터 꼴등까지 모든 학생의 석차가 매겨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부가 추진하는 성취평가제가 중등학교 평가의 기본 성격 자체에 변화를 주고자 한 것이라면 고입전형에서 석차백분율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아울러 특목고, 자사고 등의 고입전형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도 함께 수정해야 합니다.
■ 성취평가제에서 성적 부풀리기 방지책으로 제시된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 기재는 상대적 서열을 산출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함.
또한, 교육부의 성취평가 기록 예시안에 나온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는 성취평가의 절대평가적 취지를 약화할 수 있습니다.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는 절대평가 방식의 내신 기록이 시행되면 성적 부풀리기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학생의 동료 학생들의 성적 분포를 참고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를 활용하면 그 학생의 상대적 서열을 사실상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표가 악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여했던 교육부의 담당 연구사는 일반적으로 성적은 정상 분포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 서열을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이미 통계학과 교수들의 자문을 거쳐 확인했다고 반론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교과부도 2015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를 이용한 석차백분율을 일부 반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고(2013.3.10.일자 연합뉴스 보도), 관련 전문가의 의견으로는 전교석차와 같이 몇 백명이 되는 큰 수에 있어서는 충분히 상대적 서열을 계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므로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등의 지표는 학교의 성적 부풀리기 확인용 비공개 자료로만 활용하고, 성적표에는 표준편차와 같은 일부 지표는 기재하지 않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중학교 교육이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성적 중심의 고입전형 방식과 상대적 서열화를 위주로 하는 내신 기록방식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우리의 제안
1. 성적 중심의 고입전형이 이루어지는 한, 서열 경쟁 중심의 중학교 교육은 정상화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고입 전형에서 석차백분율을 폐지하고 추첨제나 성적 외의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하는 전형 등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2. 교육부가 중등학교 선진화를 위해 추진하는 성취평가제는 상대적 서열을 산출하는 석차백분율이 유지되는 한 근본 취지를 살리기 어렵습니다. 성취평가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고입전형에서 석차백분율을 폐지하고 고입전형의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3. 성취평가제에서 성적 부풀리기 방지를 위해 기재하는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는 상대적 서열을 산출하는 데 악용될 수 있으므로, 학교 확인용 비공개 자료로만 활용하거나 기재 요소를 줄이는 등 보완이 필요합니다.
2013. 11. 08.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본 단체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안상진(02-797-4044~5, 내선 215번)
보도자료(HWP)
보도자료(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