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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학교 뉴스레터 4] 감동소감문 - '허기진 내 아이를 향한 여유...'

[등대학교 뉴스레터 4] 감동소감문

'허기진 내 아이를 향한 여유...'

- 닉네임 'oldboy' 님

 

저는 강의를 들으며 크게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선은 하버드 학생과 서울대 학생들이 문제를 풀어 내는 이야기 였는데, 단 몇 시간만에 풀 수 있는 문제에서만 우리 학생들이 강하다는 이야기는 한편 씁쓸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며 '학원없이 살기' 라는 책에서 강하게 기억에 남았던 '역전의 기틀' 이라는 문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쟁' 이라는 단어 자체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정말 아이들을 줄을 세워 번호를 매겨야 한다면 언젠가 역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저 역시 지울 수 없습니다. 학원에 길들여져, 타인이 주는 열매만 받아먹은 아이들에 비해 비록 지금은 야위고 허기져 보일지라고 언젠가 '어려운 순간' 에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스스로 열매를 찾아나섰던 아이들이라고 믿고 싶고, 그런 역전의 기틀을 지금 마련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기진 지금의 내 아이를 보고 동정의 눈빛 대신 환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여유. 이것이 우리 부모들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이유 일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비켜 달라는 말씀, 아이들이 더 잘한다는 말씀.

정말이지 격하게 공감합니다. 가끔보면 마치 아이들앞에서 신처럼 군림하려는 어른들의 오만함과 아이들의 자율권에 대한 기회 박탈과 그런 아이들의 재능과 능력을 무시하는 태도에,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언제까지 네 발 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달고 다니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스스로 떼고 싶다고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그렇게 하고 싶을 때 바퀴를 때어 주는 역할 정도가 부모의 개입 정도라 생각이 듭니다.

제 아이는 6살인데 얼마전부터 제 서재에서 혼자서 잠을 자고 있는 아이를 한참 쳐다보게 됩니다. 제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지만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마주하는 이런 모습에 저는 동정 대신 격려를 해 주고 있습니다. 이 새벽. 정말이지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산이 무엇인지 다시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좋은 말씀 주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요한 새벽에 일 나와서 교수님 강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역시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받는 가장 큰 선물은 '인연' 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어찌 교수님 포함 여러 훌륭한 분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