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에 언니가 아들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언니가 중학생인 아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냥 믿고 아이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편이라는 걸
대강 알고는 있었는데
신문기사를 통해 좀더 자세히 드러난 언니의 교육관은 정말 멋있다.
언니는 아이가 태어나고 두 달 되던 때부터 줄곧 바깥 일을 해 왔지만
아이를 단 한 번도 학원에 보낸 적이 없단다.
지금도 언니는 밖에서 참 많은 일과 많은 활동을 하지만
중학생 아들이 방과 후 시간을 오롯이 스스로 활용하도록 내버려둔단다.
그것이 방치는 아니다.
언니는 아이를 그냥 그대로 믿고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 대신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한단다.
아이가 읽은 책에 대해서, 아이가 인터넷에서 발견한 것에 대해서, 아이가 관심가진 것에 대해서.
'누군들 그걸 몰라서 안 하냐'고 말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실천하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알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생각한다.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이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고
실패해 볼 기회도 많이 주고
자기를 자기 스스로 알고
자기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키우고 싶다고.
결국 그 인생을 살아갈 것은 아이 자신임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아이에게 줄 것은
어린 시절의 먹고 입는 것 말고는
무한한 사랑과 믿음 말고는 없다고.
아이의 성공이 내 점수가 될 수 없다고. 그래선 안 된다고.
희망한다.
나중에 아이가 정말 생긴 후에도 이 생각 변치 않기를.
그리고 내 교육관에 100퍼센트 동조해 줄 남자와 결혼할 수 있기를.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내 속에서 나온 녀석이 학교공부는 죽을 쑤고
뭔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몰두하고 열광하고 다닐지도 모른다.
그럴 때 아이에게서 인생의 주도권을 빼앗고
내 생각대로 아이를 '관리'하고 싶은 충동이 얼마나 강할까.
그래서 내가 서울대 졸업한 후로 승승장구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교육1번지 대치동(나 자라던 때는 1번지까지는 아니었지만..한 5번지쯤?ㅋ)에서 자랐고,
'엘리트 코스'라고 꼽히는 학교들을 졸업했는데,
그대로 승승장구하기까지 했다면
나는 틀림없이 결혼하고 애 낳으면 들들들들 볶았을 것이다.
누구를? 애와 나와 남편을 모두.
다행히 나는 서울대 졸업이 최종학력이던 시절에 모든 일에 실패했고,
결국 먼 길을 돌아돌아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서울대 출신에서 지방대생-_-;;이 되었고,
겉은 화려하되 속은 불안과 공포와 집착으로 가득한 사람에서
조금은 안정되고 어쨌든 나 자신으로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가
서울대 못 가도 좋으니
되도록이면 나보다 빠른 나이에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 자신이기에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기 밖의 기준과 규범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 자식이 없는 사람이기에 더 쉽게 말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나 자신이 이미 기득권 가질 대로 가졌기 때문에 쉽게 말한다는 것도 안다.
남들이라고 바보라서 학원 보내고 과외 시키며 사는 거 아닌 것도 안다.
그렇지만 내가 더 우선순위를 높게 매긴 가치가 있다.
언젠가 실전에 부딪혔을 때, 쉽지 않더라도 그걸 지켜가고 싶다.
그걸 나보다 먼저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원문출처 - http://heraus.pe.kr/tt/459
대전한의대 본과 2학년, 유리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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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는 내가 움직이고 있는 모임 안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는 그냥 동생이다. 그러나, 내가 많이 좋아하는 그런 이쁜 동생.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뜻 한바가 있어서
지금은 지방 한의대 본과 2학년(?) 생이다.
작년 가을에는 한 학기 유예 했다며 가방 싸 들고 들어가 속리산 자락의 서당에서 대학을 공부하고 나와서는
우리 모임에서 '대학 속의 시크릿'이라는 주제로 멋진 강의도 해 주었고
자신이 한의사를 준비하며, 한의사로 가져야 할 자기 자명서를 쓰고는 그것을 우리들에게 낭독 해 주었던
그런 멋진 친구이다.
아직 미혼인데 사교육 관련 기사를 보고는 자신이 엄마가 되면
자신의 가치관에서 아이를 키우겠단다, 내가 평소 많이 주장하는 미혼태교이다.
미혼일 때, 유아 관련 책을 읽고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초등 교육 관련 책을 읽고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중등 과정을, 중학생이 되면 고등 과정 관련 책을 미리미리 읽어서
엄마가, 부모가 미리 준비가 되어야 한다가 내 평소 생각이고 소신이다.
아, 이건 학습 관련에 대한 지식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교육관련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내며 선행학습을 시키면서
왜 부모는 그렇게 닥치면 안달할까? ^^
라나의 글을 보면서 많은 걸 생각하고 고민한다.
학교가 목표가 되지 말고 사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생각에 대한 흐름을 리나가 제시해 준 것 같아서...나로서는 고맙기도 하다.
리나 글은 본인의 의견을 물어보고 퍼 왔다.
아무튼 교육에는 왕도가 없다.
참, 나는 학원을 완전히, 한번도 안 보낸 건 아니다.
중학교 와서 영어 몇 달 듣기는 들었다, 그러나 아이가 별반 안 가는 게 좋겠다 해서 안 보낸 그런 경우이다.
위의 글은 다소 개인적인 글이기는 하지만
서울대 졸업생의 리나 이야기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부분이라 공유합니다. ^^
2008.10.23
대전 갈마동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향숙 회원님의 글입니다.
원문: http://cafe.daum.net/no-worry/3dru/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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