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같이 강의안이 먼저 메일로 보내졌다.
학생때는 예습같은것 죽어라 하기 싫었는데, 이젠 알아서 강의안 예습도 곧잘한다.(무슨 조화인지...)
오늘도 그렇게 강의안을 읽어 내리는데, 가슴을 두드리는 글귀들,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어머머, 네모진 테두리안에 절제된 문장들로 구성되는 ppt 자료에 눈물이라니....
시를 읽었니, 소설을 읽었니? 뭔일이라니....
사람은, 나란 사람은 그런가보다. 내 마음을 읽은 듯한 두 줄에 그만
손대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은 봉선화 연정이라도 품은냥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부모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
아이가 부모를 좋아하는 것
이 두 줄이었다. 그날 저녁 내게 다가와 꽃이 되어 준 것은....
나는 생각에 잠긴다. 왜일까, 이 두 줄이 내 맘에 들어온 이유가 뭘까.
나는 그냥, 엄마였다. 아이를 낳았기에 길러야하기에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자면 행복하다가 깨면 부담을 느끼는 그런 엄마이기도했다.
내가 '엄마'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2년이 걸린 미욱한 그런 엄마였다.
그렇지만 아이는 나를 지 엄마라고 사랑해주었다.
그런 아이와 한 해 두 해... 내 안에 점점 사랑만큼 책임감도 자랐다.
아이가 주는 행복들이 커지고 자라갔다.
엄마로서 나도 자라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엄마로 자라야하는지 잘 몰랐다.
육아책도 읽어보고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 기웃거려도 보았다.
하지만, 내 이야기는 아니었다. 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일뿐....
책에도 주변 엄마들에게도 내 이야기를 발견하지 못하는 당연함만을 알게되었다.
그러던 중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문이 열렸다. 출근길 무가지 귀퉁이에서 발견한...
사랑하는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자 그냥 부모에서 '학부모'가 되기 시작한 즈음이었다.
육아에서 교육이라는 문제로 더 짓눌리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해주길 바라는 당연한 '본능'에 이끌려
학원이 아닌 대안의 방법을 찾기위해 들어온 길이었는데....
행복한 영어학교, 수학사교육 정면승부, 미니대학, 등대학교....
1년 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속에서 내가 들어왔던 강의들이다.
그 시간들속에서 나는,
모르던 것들을 알게되었고,
뒤죽박줄 얽혀있던 정보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안다고 생각한 것들을 회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아이가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랬다.
그것이 가장 큰 바램이란 것을 알았다.
내 엄마라서 좋은것도 당연하나, 한 인격체로서 나를 좋아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내 아이와 행복하기 위해서
내가 지금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삼았다.
그 지점에서 나는 서천석 선생님의 '아이 키우기의 비밀'과 통했고,
그 소통은 내 내면을 울리는 눈물이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부족한 빈곤한 엄마임을 안다.
하지만, 나는 인간으로서 엄마로서 성장중임을 믿는다.
단지,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하면서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갈 것임을
다짐하고 다짐할 뿐이다.
여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내가 배운 것들이다.
그래서 난 엄마로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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