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늘 메일로만 소식을 전해드리다가 오늘 또 이렇게 선생님께 특별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편지를 드립니다. 사실 직접 뵙고 말씀을 드려야 마땅한데도 급하게 시간을 내시는 게 여의치 않을 것이라 짐작되어 이렇게 편지로 대신함을 양해해 주세요. 오늘 이렇게 특별한 편지를 드리게 된 것은, 선생님께 저희들이 당면한 과제에 관한 고민을 들어봐 주시고, 저희 단체에 월 1만원 이상 정기 후원자로 참여하시도록 요청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뜬금없다 생각하지 마시고, 5분만 저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선생님께서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활동을 지켜보고 계셨겠지만, 저희들로서는 창립하고 이후 지난 4년이 40년은 된 듯 아득하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힘겨웠던 세월이었습니다. 매주 1회씩의 토론회를 밥 먹듯이 하고, 출범 때 1명의 간사가 4년 새 15명으로 불어난 살림과 운동을 해내려니,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힘에 부치는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지난하고 고된 세월이 있었기에 오늘 입시 사교육을 근본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즉 “입시 사교육 제로 7대 특별 공약 운동”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가운데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운동”, “좋은 대학 100 플랜운동”을 지금 사회적으로 힘차게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하니, 의미있는 수고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 이제 막 대안을 사회에 내놓고 대규모 운동을 펼치려는 순간 거대한 암벽에 부딪힌 심정입니다. 그 이유는, 일상적 사업비와 인건비(합쳐서 월 약 5천만 원 소요)는 지금의 2천명의 후원회원이 내는 회비로 겨우겨우 맞추어 나가고는 있는데, 조금만 새로운 일을 벌이려고 해도 당장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재정 현실에 부딪히게 된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단체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또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운동 소식이 거의 모든 언론에 도배를 하다시피 보도되고,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물결을 이루니 그에 따라 자연 회원 증가분이 많아질 상황인데도 웬일인지 활동력에 비해 회원 증가는 둔화된 상태라 의아한 상황입니다. 아마도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불경기가 체감되고 있고 소액조차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터라 저희들만의 어려움은 아닐 것이라 짐작하긴 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지금까지 재정과 관련해서 늘 이런 마음으로 일해 왔습니다. 재정 규모에 맞추어 운동의 속도와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시대가 요청하는 운동이라면 재정이 그에 맞추어질 것이라 믿고 일해 왔습니다. 놀랍게도 그 믿음에 단 한 번도 배반된 경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운동이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입시 사교육 고통에서 헤매이게 하지 않겠다는 부모들의 결심과 열의와 때 맞춰 만나게 되었고, 그리고 우리 세대에 기어이 아이들의 고통을 끊어내겠다는 애끓는 부모의 절규와 애통함을 하늘도 알고 돕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여름방학이 되어도 그 날로 기숙학원으로 향하는 어린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새벽 6시부터 하루를 시작해, 또 새벽 1시 넘도록 자습을 시키는 그런 병영 같은 곳에서, 날마다 영어 단어 100개씩을 외워야 하고 토요일 3시간만이 자유시간이 주어지는, 그마저도 잠으로 때우는 그 지옥 같은 곳에서 어떤 푸른 꿈을 꾸며 어떤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를 설계하겠습니까... 하늘의 선물로 받은 꽃 같은 우리 아이들을 어찌 우리 손으로 이 괴물 같은 입시 경쟁의 나라를 만들어 밀어 넣고만 있는지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요 감사할 뿐이라고 위안할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집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아이들의 터질 듯한 웃음소리, 삶의 생기가 넘쳐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 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잠도 편히 이룰 수 없고 한시도 쉴 수가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시작할 때, 10년을 함께 한 교육운동 동료들도 그런 무모한 일에 나서지 말라는 만류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번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운동을 시작할 때도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똑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이 운동을 시작한지 3개월도 안되어서 ‘선행학습은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 선행학습은 비정상적 교육 행태다’는 사실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고, 법률제정운동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서명으로, 1인 시위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절반의 성공, 아니 그 이상을 거두었다 생각합니다. 이미 많은 대선 후보와 정당들이 선행학습 규제에 동의 의사를 밝히고 있으니 법률 제정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만, 법률 제정 이전의 상황에서도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학교 내신 난이도 관리에 들어가는 등 실제적인 선행학습 규제에 나서고 있고, 학원업체들에서도 선행교육을 대체할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시민들 역시 선행학습에 대한 인식 전환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을 곳곳에서 목격하고 있으니, 이 운동은 법률 제정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은 끝이 아니라 입시 사교육 근절의 첫 출발에 불과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2년, 대한민국에서 입시 사교육은 사라집니다”는 구호가, 구호가 아닌 우리가 맞을 실제 세상이 반드시 될 것입니다. 후일 역사는 2012년 오늘을 입시 사교육의 내리막길로 치닫는 정점의 해로 기록할 것입니다. 힘차게 내리막을 향해 달려갈 지금, 선생님께서 저희와 함께 어깨 걸고 뛰어가는 기쁨을 누리지 않으시겠는지요. 옆에서 응원하는 즐거움도 크시겠지만, 함께 동참하셔서 누리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생애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필요한 재정도 사실 어마어마한 규모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공신력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한 선행학습 금지법 관련 국민여론조사 비용이나, 입법 과정에서 적절한 때의 대규모 신문광고비, 시민들의 민의를 결집할 대규모 시민문화제 행사비 등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운동만으로도 수천 만 원, 아니 그 이상의 운동 자금이 소요될 것이나, 이는 지금의 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별도의 모금운동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그와 같은 일시 거액 후원이 아니라, 안정적인 운동과 사업 전개를 위해 월 정기 후원자로 참여해 주십사 요청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지금 매달 부족한 재정이 최소 약 500만원입니다. 최근 유니세프등 한국 후원자들의 후원 평균 액수가 월 3만원 정도입니다만, 아래 정기 후원 기대표를 참고하셔서 선생님께서 가정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여 월 1만원 이상 중 적절한 후원액수를 정하시면 좋겠습니다. 9월에 대대적인 선행학습 금지법 관련된 일정이 시작되기 전 저희들을 도울 정기 후원자를 앞으로 1달 동안 모으고자 합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으실, 선생님 생애에 몇 번 되지 않은 아름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실 날이 꼭 오리라 확신합니다. 선생님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 7. 2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올림
※월정 후원자 결과는 8월말까지 몇차례 그 결과를 공지해 드리겠습니다.
※아래 후원 기대표를 보시고 상황에 맞게 후원금 액수를 결정해 주십시오.
기대 후원금 |
기대 인원 |
합계 |
월 1만원 |
60명 |
60만원 |
월 2만원 |
50명 |
100만원 |
월 3만원 |
30명 |
90만원 |
월 4만원 |
20명 |
80만원 |
월 5만원 |
10명 |
50만원 |
월 6~10만원 |
20명 |
120만원~ |
|
|
50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