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조기숙 교수 강의 스케치 (2008.10.7.)
입시지옥 탈출 방법 :
죄수의 번민 게임 등에서 배운다
△ 10월 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1기 등대지기학교 두 번째 강좌...
△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의 입시지옥탈출 솔루션, 수강생들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통해 불신이 아닌 협력으로 윈-윈의 해법 찾아...
△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에 관한 오해와 진실 등에 대한 현실감 있는 다양한 대안 제시...
2008년 10월 2일 6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조기숙 교수의 ‘입시지옥으로부터 탈출 : 해법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제1기 등대지기 학교 두 번째 강좌를 열었습니다. 이날 조기숙 교수는 수강생 전원을 흥미로운 게임에 참여시켜 수강생들이 스스로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태도의 변화를 가져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두 아들을 둔 엄마로서 아이들을 키우며 느꼈던 참담한 우리의 교육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해법은 수강생들의 공감을 얻었고 강의 후 이어진 토론의 열기는 깊은 밤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의 원인을 지나친 경쟁의 악순환 구조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경쟁의 악순환에서 비롯된 사교육 광풍의 여러 요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 △우리 사회의 비합리성 △내 아이만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상대에 대한 불신 △의사소통의 단절 △사교육 광풍을 제어할 강제력의 부재 △리더쉽의 실종 △나그네쥐(레밍)의 행동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모든 학부모들이 과도한 사교육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자신이 죽는 지도 모르고 무리의 다수를 쫓아 호수로 뛰어드는 나그네쥐(레밍)의 행동에 비유하여 많은 수강생들로부터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는 학부모들이 사교육 현장으로 아이들을 내모는 이유가 내 아이만 성공시키겠다는 이기심 때문이라기보다는 내 아이만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입시 지옥 탈출 해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죄수의 번민 게임)를 벗어나기 위한 해법 ; 경쟁을 협력으로!
그는 우리 교육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경쟁의 악순환을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하며 이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을 더 이상 경쟁의 구도가 아닌 협력의 구도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쟁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게임의 구조를 이해하여 ‘제로-섬’이 아닌 ‘윈-윈’을 이끌어내야 하고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신뢰 사회를 구축해야 하며 △협력을 약속하고 반칙하지 않기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쟁을 제어하기 위해 강제력을 행사해야 할 국가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우리 정부와 언론은 경쟁 신화에 사로잡혀 이를 부추긴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등학교 단계까지의 경쟁은 오히려 점수따기 요령만 키울 뿐 진정한 실력을 키우지 못하며 기본기를 튼튼히 쌓은 후의 경쟁이야말로 진정한 경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악순환의 고리에서 탈출 ; 목소리(voice)를 높여라!
조기숙 교수는 허쉬만 교수의 연구 사례를 통해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 사회의 정책에 대해 택할 수 있는 선택의 종류를 충성(loyalty), 목소리 높이기(voice), 탈출(exit)의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충성’은 그 정책의 취지를 이해하고 만족할 때 가능한 일이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 ‘충성’을 택한 구성원들은 실제로 그 수가 미미할 뿐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 대다수의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목소리 높이기’와 ‘탈출’인데, ‘탈출’의 구체적 사례는 사회 문제로까지 보도되고 있는 조기유학, 기러기 아빠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시민들은 ‘탈출’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마지막 대안은 ‘목소리 높이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기숙 교수는 ‘목소리 높이기’가 대다수 학부모들과 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며 시민들이 자신들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사회와 정부를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1C 대학이 원하는 인재는 사교육으로 길러진 인재가 아니다!
조기숙 교수는 실제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21C 대학이 원하는 인재 상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 상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는 학생 △도전적인 학생 △창의력이 있는 학생 △이웃과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는 학생 △자연스러운 학생 △리더십이 있는 학생 △정답이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는 학생을 들었습니다. 그는 최근 학원들이 학생들에게 인터뷰 태도까지 가르치는 판박이를 만들어낸다며 실제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은 사교육으로 길러진 인재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기숙 교수가 말하는 교육에 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 진실은 저 너머에...
조기숙 교수는 교육에 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는데△21C에는 더 이상 학벌이 경쟁력일 수 없고 △ 자율과 경쟁이 수월성 교육을 한다는 것은 오해이며 △성적에 의한 입시는 공정하지 않다고 밝히며 그 구체적 사례로 SAT 1600점의 부유층 자녀와 1200점의 빈곤층 자녀에게 동등한 입학의 기회를 주는 미국 대학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또 △성적 우수생을 확보해야 대학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우리사회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고 △수월성 교육을 통해 영재를 키울 수 있다는 것 역시 잘못된 확신이며 △평준화가 수월성 교육의 적이라는 인식도 사실을 왜곡한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교육이 무너져서 사교육에 의지한다는 주장 △논술시험이 21C 인재를 만든다는 주장 △사교육비,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다는 주장 △ 교육부만 없애면 교육이 살아난다는 주장 등이 모두 사실과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것이라 역설했습니다.
조기숙 교수는 열정적인 강의 통해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제한적 대학 경쟁의 모델 △학벌 철폐를 위한 국립대 개혁 △자율학교의 확대 △민주적 문화를 토양으로 삼는 새로운 공동체 건설 등을 강조했습니다. 강의 후에는 조별 토론과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고 수강생들은 나름의 시각으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해법을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기숙 교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자기 목소리 내기가 우리 교육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하며 시민들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기타 더 자세한 내용은 지면 관계상 생략합니다.)
■ 조기숙 교수의 말. 말. 말.
․“우리는 오히려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 엄마가 왕따를 당해요” : 과도한 사교육을 막아야 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고... 민간 차원에서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음을 지적하며... ․“어린 놈이 어디!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성실하게 쳐!” : 작은 아들과 배드민턴을 치면서... 진정한 경쟁에 필요한 실력은 채 키우지도 못한 채, 이기는 것에만 집착하는 작은 아들에게... ․“고작 버스전용차선제도를 위반한 차량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서 제재를 합니다.” :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교육문제와 관련해... 사교육을 조장하는 사람들, 교육의 공공성을 망각한 사학, 교육을 망치고 있는 사람들을 제지하지 않는 정부의 무책임을 비판하며... ․“교육에 가장 성공한 엄마의 모델은 몸이 아파서 참견은 못하고 그냥 집에 있는 엄마래요” :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대표적 유형인 관리형 엄마, 그리고 지나치게 아이들을 풀어 키우는 자유방임형 엄마, 두 유형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엄마상은 아님을 지적하며... ․“당장 내 아이 서울대 가는 것만 생각하지 말아요. 손자는 못 갈 텐데... 그 때는 어떻게 할거에요?” : 우리 교육의 본질적 문제 가운데 하나인 대학 서열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결국 악순환 구조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
※유의사항
□ 등대지기 학교 다음 일정은 10월 9일이며 세 번째 강좌는 강영혜 교육개발원 학교제도 연구실장의 ‘해외 선진국의 대입제도에서 배운다’라는 주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강영혜 연구실장은 지적으로 정직하고 건강한, 보기 드믄 교육정책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외국의 선진적 대입문화를 통해 우리의 입시경쟁체제의 대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 등대지기는 수강생을 제외한 일반인의 참여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언론사의 취재는 가능합니다만, 공간의 한계 때문에 사전에 취재 여부를 알려주셔야 합니다.
200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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