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시험 기간 중이다. 아이가 시험 기간 중에 이렇게 결혼식장을 가야 하냐고 반문한다. 내일이 내 친정 동생 결혼식인데 대전에서 경상도 성주까지 가야해서 비교적 시간적 안배가 길다. 10월 1일 부터 중간고사 시험이 있는데 그렇게 일요일 하루를 날려 버려서 어쩌냐고 한다. 그럼에도 엄마인 나는 가야 한다이다.
결혼식 날짜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벌써 8월에 이미 결정된 일정이었다. 그렇다면 9월28일, 그 날 하루에 대한 시간적 안배가 미리 되어 있어야 한다가 내 생각이다. 개학을 하고 중간고사 시험 준비를 위해서 몇 날 며칠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완전하게 올인하기 시작 한 것은 사실 며칠 안 된다. 결혼식 당일의 공부량이 걱정 되었다면 이미 그 전에 준비가 되었어야 한다가 평소 내 생각이다. 평소 그닥 공부에 올인하는 것도 아니면서 집안의 크고 작은 경조사나 일이 있으면 시험 때문에 참석 못 한다며 슬그머니 불참을 선언해 버리거나 시골에 가면서 가방에 공부할꺼리를 챙겨 가거나 하는 것들을 나는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미리미리 준비해서 그런 행사가 있는 날은 온전히 그 행사에 몰입하라가 내 신조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결국 잘 살기 위해서,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거라면 그 안에 가족의 크고 작은 경조사도 마땅히 포함되어야 하고 단순히 공부만 잘 하는 것은 사실 별반 매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어느 날 갑자기 마음 먹고 요이 땅 하고 시작하면 언제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소 삶의 가치관이나 심성이나 습관은 어느 날 갑자기 바꿔야되겠다 생각한다고 해서 바로 바꿔지는 것은 아니다 생각한다. 오랫동안 꾸준히 누적되어 온 그 무엇이 있어 그게 습관이 되는 것이고, 그게 그 사람의 색깔이 되는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시험을 이유로 집안의 그것도 바로 직계 삼촌의 결혼식에 참석을 고민하는 것을 엄마라는 이유로, 어른이라는 이유로 단박에 일축해 버렸다. 아마도 시험 기간 중에 그렇게 결혼식을 강요하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을거란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시험도 중요하지만 사람 냄새 나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다,엄마는.
제가 이상한 엄마인가요?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향숙 회원님의 글입니다.
원문: http://cafe.daum.net/no-worry/3FW6/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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