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면...
입시 사교육 학원이 모두 사라져서 강사라는 직업이 사라지게 된다면...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에서 붕어빵을 팔아도 좋다라고 이야기했던 고야입니다. ^^
오늘 드디어 학원 원장님께 이야기했습니다.
"원장님! 강사 생활 그만하겠습니다~"
최근에 제가 근무하던 학원이 법인학원으로 바뀌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입시설명회도 개최했고 무엇보다 앞으로 많이 성장(?)하게 될 것 같은 분위기였거든요!
강의도 하고 학원 기획관련 업무도 맡아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심적으로 정말 많이 괴로웠습니다! 특히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에서 온 우편물을
받아보고... 제가 올린 글이 브로슈어에 실린 것을 보고는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글은 말과 달라 만년을 간다는데...
구차한 생계 문제 등의 이유로 제 자신을 비참하고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어쨋거나 내 글의 내용과는 어긋난 모습으로 하루하루 성장(?)하는 제 자신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결국 결심을 굳혔습니다...
수업은 아이들과의 약속이니 당장 그만둘 수는 없어서 추석전까지만
일주일에 이틀나 사흘 강의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는 전 실업자가 됩니다. ^^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도 많지만... 수년간 가슴에 얹혀있던 돌덩이가 사라진 느낌이 들어요~
아내는 33살이나 된 남편에게 마트에서 주차관리를 해도 괜찮다고 용기를 줍니다.
4살배기 아들은 아빠가 너와 함께할 시간이 많아질 거라는 이야기에 신나 소리를 지릅니다. ^^
당장은 밥벌이 고민을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남긴 했지만...
이제는 이 소중한 공간에 당당하게 들어설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게는 가족 생계부양에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사표를 내던진 오늘이 행복한 주말 저녁입니다...
앞으로는 종종 오프라인 행사에도 모습을 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학원에서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저의 본 모습(?)을 고백했어요~
".... 얘들아 선생님이 직업을 바꿔볼까 고민중이야~ 선생님은 사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라는 단체의 까페 운영자 가운데 한 사람이거든...
그런데 선생님은 이렇게 학원에서 너희들을 가르치면서 살아가고 있단다.
선생님은 고민 끝에 진짜 자존심이 강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단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이라 이야기하더라도 너희들 스스로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꼭 지켜야 할 가치있는 일이 있다면 세상이라는 파도에 힘없이 끌려다니지
않고 진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붕어빵을 굽기에는 턱없이 더운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학원 문을 걷어차고 나와버린 이 철없는 가장에게 많은 용기를 주세요! ^^
p.s 송인수 선생님! 희망구좌는 제가 구직에 성공한 뒤에 꼭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조금더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고야 회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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